성추행 교장 비호하는 교육청

교육계의 고질적 비리 감싸기에 학부모-교사 분노

등록 2001.11.14 10:27수정 2001.11.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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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전국의 교장과 교총소속 교사들이 모여서 정년연장을 외치고 있던 그 때, 전교조 안동지회 사무실에서는 몇 명의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성명서를 쓰고, 기자회견문을 복사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한 여중생을 성추행한 영양읍의 모 초등학교 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것이다.

지난 9월 16일 안동에서 발생한 이모 교장의 성추행사건에 접한 지역의 참교육학부모회 안동지부와 해당 학교장이 있는 영양천주교회, 그리고 전교조경북지부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을 시작한 후 첫 기자회견이었다. 13일 오전 11시 30분 전교조 안동지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지역 언론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여중생에 대한 성추행 문제와 더불어 이 사건을 축소·묵인하고 있는 경상북도 교육청(교육감 도승회)의 태도에 대한 지역민들의 분노를 대변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

"경북 영양읍내 초등학교의 교장으로 있는 이모 씨는 9월 16일(일요일) 새벽 1시경 안동의 한 가정집에 들어가 여중생을 성추행했다. 당시 이 교장은 술에 취한 상태였다. 이때 여중생의 언니가 112신고를 해서 경찰이 출동했고, 이 교장은 새벽 3시경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경찰서로 연행되었다. 경찰에서는 범행사실과 신원을 확인하고 일단 귀가시켰다."(대구 매일신문 2001년 9월 18일자 24면)

이 교장은 그 날 아침부터 부인과 함께 피해자의 집을 찾아와서 교육청의 강력한 징계와 법적인 처벌을 달게 받겠으니 '구속수사'만은 막아달라면서 합의서를 요청하였다. 법절차를 잘 모르는 피해자의 어머니를 붙들고 하루 종일 졸라대는 과정에서 오후 언론에 알리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작성해 주었다.

이로써 일단 이 교장은 불구속상태에서 수사를 받게되었다. 일단 불구속상태가 되자, 이 교장은 이후에 다시 찾아와서 '고소취하장' 과 '진정서'라는 것을 요구하였다. 이 교장이 가져와 피해자 어머니에게 베껴쓰도록 한 진정서 내용은 '이 사건은 아이를 이쁘다고 쓰다듬었으나 그 어머니가 오해하여 신고에 이르렀다. 선처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이후 여러 차례 부인과 함께 끈질기게 고소취하장과 진정서 등을 요구하였다, 이 교장은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일하는 곳까지 찾아와 취하장과 진정서를 받아갔다.

피해자 어머니는 일에 몰두한 상태에서 이 교장이 요구하는 대로 써 주었기 때문에 전체 내용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이 오해였으며 선처를 바란다'는 것은 피해 학생 어머니의 의사가 아니라 바쁜 와중에 다른 생각조차 할 겨를이 없는 상태에서 이 교장이 써온 것을 그대로 베껴쓴 것이다.

피해자 가족의 분노

이 교장은 취하서를 받아든후, 이전의 태도를 돌변하여 '오해'였음이 밝혀진 것처럼 행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무고한 피해'를 주장하면서 자신을 변호하였고, 심지어 전교조 간부에게까지 와서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도 했다.

피해자 언니에 의하면 이 교장은 '이쁘다고 쓰다듬은 것이다. 학생의 나이가 13.3세이니 부모의 고소가 없으면 안된다. 그런데 자신(교장)은 부모의 고소취하장을 가지고 있다. 오해이니 더 이상 여론화시키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다녔다고 한다.

이렇게 되자 경찰에 신고를 했던 피해자 가족들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애를 태우고 있을 때, 전교조 경북지부 여성위원회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피해자의 언니는 전교조 경북지부 여성위원회로 보내온 서신을 통해서 '저희측에서는 교육청의 강력한 징계를 순수히 따를 것과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는 약속 하에 현직 교장인 점을 최대한 양해해 불구속 수사에 합의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교장은 합의서를 가지고 관련부처를 찾아다니며 무고를 주장하고, 이 사건을 덮으려 여러 번 시도했을 뿐 아니라 당당하게 학교에 출퇴근하고 있습니다"라고 가족들의 분노를 표했다.

아울러 "이 사건으로 인해, 저희 가족은 직접적인 피해(성추행) 뿐 아니라 떠도는 온갖 헛소문 등으로 너무나 큰 아픔과 상처를 받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희 가족의 상처를 치유하고, 제대로 된 교육행정을 바로 잡는 길은 충분히 무거운 징계를 이 교장이 받는 것입니다"라고 피해 가족의 고통을 호소했다.

성추행 교장 감싸기에 열심인 경북 교육청

지역의 교사와 학부모들은 "어린 여중생을 성추행한 학교장이 조회시간에 어린 학생들에게 훈화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풀어야 할 경상북도 교육청이 신문에 보도된 이 사건에 대해 발생 두 달 동안 아무런 가시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사건 발생 두 달이 다되도록 경상북도 교육청은 피해자 가족에게 사건의 진상을 묻는 그 어떠한 절차도 밟지 않았으며, 성추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교장을 버젓이 학교에 출근시키고 있다. 게다가 이 건 발생 직후 피해 여중생의 언니가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호소문을 올리자, 재빨리 이를 삭제하고 이 사실을 가해 학교장에게 알려주어 학교장이 다시 가족을 찾아오도록 하는 성추행 학교장 감싸기에 열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교육청이 교장으로 하여금 사건무마를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교조 경북지부가 지난 11월 2일 경상북도 도승회교육감에게 성추행 교장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의 머리 부분에 있는 '담당자'란에는 전교조 경북지부 여성위원장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이 공문이 도교육청으로 간 다음날(11월 3일) 여성위원장이 근무하는 학교에까지 이 교장의 부인 등이 찾아와서 항의와 호소를 하고 갔다.

게다가 10월 중순 피해자 언니가 도교육감에게 이 교장을 징계하도록 요구한 글을 보낸 것도 알고 있었으며, 글을 보낸 다음 날 다시 가족을 찾아가서 가족들을 괴롭혔다고 피해자 언니가 증언하고 있다.

경상북도 교육청이 전교조가 보낸 공문 내용을 해당 학교장에게 통보해 주지 않았다면 이 교장의 부인이 전교조 실무자의 이름과 학교를 알고 찾아갈 수 없고, 피해자 언니가 작성한 문건의 내용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교육청의 행위는 비밀에 부쳐야 할 공문을 이해당사자에게 유출시킨 것으로 관계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이후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

공대위, 경북교육청 항의운동 예정

공동대책위원회에서는 그 동안 성추행 교장을 비호해왔던 경상북도 교육청에 대한 항의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경상북도 교육청을 항의방문하고 도승회교육감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후에 지역민들의 여론을 표출할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 어른이 한 어린 여중생을 성추행한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학교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법망을 피해가려는 파렴치한 행동과 이를 비호하는 경상북도 교육청의 고질적 병폐를 고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 공대위 관계자의 이야기다.

피해자 언니의 글에서 가족들은 이번 사건이 바르게 해결될 때까지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 사건에 대한 도교육청의 대응에 적잖이 실망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조속한 시일 내에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런 사건을 당하고도 최대한의 배려와 인정을 베풀어 준 저희가족에게 인간으로서 배신을 하고 이런 사건 이후에도 계속해서 교장의 직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이 교장을 파면하여 교장과 그 부인의 파렴치한 태도에 강한 응징을 하기를 원합니다.

위에서 말한 모든 사항은 사실이며, 저는 이 사실을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날 직접 참석하여 말할 수 있기를 강력히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필요하다면 피해 당사자를 포함한 다른 증인들도 참석시킬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사람이 사는 곳에는 여러 문제들이 생깁니다. 학교장이라고 해서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잘못을 저질렀으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만일 학생이나 평교사가 이런 일을 했다면 경상북도 교육청이 이렇게 미적거렸을까요?

학교에 감사가 오면 참 꼼꼼하게 봅니다. 아주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교사들을 닥달합니다. 그런데 교육청의 관료들은 왜 사립재단의 비리나 학교장의 부패에 대해서는 억지로 눈을 감는 것일까요?

경북지역 이서중고등학교에서는 학교를 수십억에 사고팔았다는 증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교육청은 몇달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경주의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불법 운전교습을 하고 교습비를 챙겼습니다. 교사들에게 강사비는 당연히 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한 10년 동안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해당학교 교사들과 전교조가 증거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경북교육청은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장이 교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특기적성비를 떼어먹었다가 교사들에게 들켰습니다. 이것 역시 조용합니다.

몇년전 서울시내 교장들이 급식관련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처음에는 시끄러웠지요. 일부는 해임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재심위원회에서 징계가 취소되거나 감경되어 버젓이 교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이들은 '오랜기간동안 교직에 봉사한 공적'을 인정받았던 것입니다. 오랜기간동안 비리를 저지르고 월급을 받아 챙겼던 것이 '공적'이라는 것이지요.

참 이상한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교육에 비판적인 글을 썼다는 이유로 파면되고, 전교조 탈퇴각서를 쓰지 않았다고 해임되었습니다. 아주 쉽게 해임 파면을 당했지요. 하지만 왜 그들은 그렇게 끊질긴 것일까요?

이제 교육부패와 사학비리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들의 분발이 필요합니다.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는 부패교육집단과의 일전을 시작하기를 제안합니다.

덧붙이는 글 사람이 사는 곳에는 여러 문제들이 생깁니다. 학교장이라고 해서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잘못을 저질렀으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만일 학생이나 평교사가 이런 일을 했다면 경상북도 교육청이 이렇게 미적거렸을까요?

학교에 감사가 오면 참 꼼꼼하게 봅니다. 아주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교사들을 닥달합니다. 그런데 교육청의 관료들은 왜 사립재단의 비리나 학교장의 부패에 대해서는 억지로 눈을 감는 것일까요?

경북지역 이서중고등학교에서는 학교를 수십억에 사고팔았다는 증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교육청은 몇달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경주의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불법 운전교습을 하고 교습비를 챙겼습니다. 교사들에게 강사비는 당연히 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한 10년 동안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해당학교 교사들과 전교조가 증거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경북교육청은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장이 교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특기적성비를 떼어먹었다가 교사들에게 들켰습니다. 이것 역시 조용합니다.

몇년전 서울시내 교장들이 급식관련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처음에는 시끄러웠지요. 일부는 해임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재심위원회에서 징계가 취소되거나 감경되어 버젓이 교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이들은 '오랜기간동안 교직에 봉사한 공적'을 인정받았던 것입니다. 오랜기간동안 비리를 저지르고 월급을 받아 챙겼던 것이 '공적'이라는 것이지요.

참 이상한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교육에 비판적인 글을 썼다는 이유로 파면되고, 전교조 탈퇴각서를 쓰지 않았다고 해임되었습니다. 아주 쉽게 해임 파면을 당했지요. 하지만 왜 그들은 그렇게 끊질긴 것일까요?

이제 교육부패와 사학비리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들의 분발이 필요합니다.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는 부패교육집단과의 일전을 시작하기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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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기도 했고, 교육청에서 '어공'으로 근무하기도 했고, 지금은 농사지으면서 유보통합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함을 물어보면 '참교육학부모회 자문위원'이라고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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