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3명 외국논문 표절 '국제적 망신'

30개 항목 그대로 베껴 세계적 학회지 게재

등록 2001.11.19 11:51수정 2001.11.20 19:48
0
원고료로 응원
















국내 교수 3명이 세계적인 전기-전자학회(IEEE) 학회지에 표절 논문을 게재, 국제적인 망신을 사자 각대학측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세계 150개국 교수와 학생 등 35만 명이 가입한 미국 IEEE 산하 통신학회지 커뮤니케이션스 매거진 11월호에서 쿠오(Kuo) 편집장은 이같은 표절 사실을 공개했다.

표절을 한 것으로 밝혀진 국내 학자는 대구 K대 박모(전자전기컴퓨터학부)-부산 D대 백모(인터넷공학부)-포항 P대 홍모(컴퓨터공학과) 교수.

이들은 통신학회지 지난 5월호100~106쪽에 실린 논문 '유틸리티 모델을 사용하는 멀티미디어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서비스 레벨 약정 관리'(Management of Service Level Agreements for Multimedia Internet Service Using a Utility Model)에서 캐나다 빅토리아(Victoria)대 매닝(Eric G. Manning) 교수 등 외국 학자 3명의 논문 중 29개 구절과 3개의 도형을 유사하게 그대로 베꼈다고 쿠오 편집장은 밝혔다.

이 학회지 11월호에는 국내 교수들의 논문 표절 내용을 항목별로 원본과 상세히 대조, 표절 사실을 증명했다.

쿠오 편집장은 "학회지 5월호가 나가자 매닝 교수로부터 한국 교수들의 많은 논문 내용이 자신의 논문에서 베껴졌다(copied)는 메시지를 받아 표절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쿠오 편집장은 "수준높은 출판물인 커뮤니케이션스 잡지사에서 표절이 생긴 것은 슬픈 일이고 용서할 수 없어 표절 교수들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표절은 창조적 능력을 죽이고 공정한 연구 경쟁을 저해하는 더러운 짓"이라며 논문을 표절한 3명 가운데 백-박 교수의 공식 사과문을 잡지에 게재했다.

백-박 교수는 매닝 교수 등에게 사과문을 보내 "박-홍 교수는 표절 사실을 몰랐고 이는 백 교수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의 스승인 박 교수는 "문제가 된 논문은 지난해 11월 백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을 근거로 작성된 만큼 표절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홍 교수와 함께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표절과 관련,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교수가 재직중인 K대 등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들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 '경대생'은 18일 K대 전자전기컴퓨터학부 홈페이지 동창회 게시판에서 "우리나라 학회 논문지에 이름을 넣을 때 관행적을 관련자 이름 넣어 주고 있지만 이러한 문화가 사라져야지 무능한 교수도 사라지고 진정한 학문의 발전이 있다. 이번 일은 사실 충격적이다. 3명의 교수는 사직서를 쓰는게 좋을것 같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자기 제자에게 잘못을 덮어씌우는 비윤리적인 인간은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네티즌 '나그네'는 지난 17일 같은 사이트에서 "국가적 망신 아닙니까? 이제 IEEE에 이쪽 학생들 paper 내기에 애로가 꽤 많겠군요"라는 내용을 글을 올렸다.

한편 K대 등 3개 대학은 이들 교수의 논문 표절과 관련해 19일 각각 진상 조사에 착수했으며 논문 집필을 주도한 백교수는 사표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AD

AD

AD

인기기사

  1. 1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2. 2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3. 3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4. 4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5. 5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