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아프가니스탄의 대량 학살

등록 2001.11.27 07:19수정 2001.11.2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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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첫발 내디뎠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6일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러나 정부 관련 부처들의 견제로 사무국도 구성하지 못한 채 인권위원 11명과 인권위설립 준비기획단 직원 27명만으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26일 오전 9시부터 인권침해와 차별행위에 대한 진정사건 접수가 시작됐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소장 임명에서 차별을 받은 이희원 씨 사건부터 시작해서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자의 대량구속 문제, 양심적 병역거부자, 이주노동자, 동성애자 문제에 관한 진정이 산더미처럼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김창국 위원장의 말대로 "아직도 우리 사회에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전국의 그 수많은 인권침해사례를 단지 38명이 처리해야 합니다. 인권위는 현재 사무국 구성을 위해 321명의 인력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행자부가 '작은 정부'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120명선까지 줄일 것을 주문했기 때문입니다.

또 인권위 업무의 특수성을 감안해 인권.시민단체 근무경력자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려는 계획도 중앙인사위원회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앞으로 운영과정에서도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과 번번히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몇십 년간 우리 사회는 성장을 앞세워 너무나 당연하게 인권을 짓밟아 왔습니다. 그런 면에서 국가인권위의 발족은 이 정부 최대의 치적 중 하나가 될 겁니다.

그러나 바로 관료집단이 이를 견제하고 나서는 것은 '작은정부'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작은정부'란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일만 한다는 뜻이고, 국민의 인권보호야 말로 다른 어떤 일보다도 먼저 해야 할 일이며 다른 어떤 역할보다도 논란의 소지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결코 시장은 인권을 보호하지 않습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사무처 준비단장의 말대로 인권위를 대외 홍보용 전시용 기구로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외국인 포로 집단 학살


폭동을 일으킨 아프가니스탄의 외국인포로들이 미군과 북부동맹에 의해 집단학살됐습니다. 동아일보는 그 규모가 40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고 중앙일보는 AFP통신을 인용해서 600명이라고 보도했으며 한국일보는 최대 800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무장폭동을 일으키긴 했지만 투항한 포로를 상대로 9차례의 무차별 폭격을 가한 미국의 처사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은 극단적 원리주의자들인 외국인 지원병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벗어날 경우 다시 테러조직화할 우려가 있다며 석방에 반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법정에 세우는 문제도 간단치 않아 이번 폭동이 외국인 자원병 '제거'를 위한 CIA의 음모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포로 집단 사살 국제적 파문"

한편 미국은 25일밤(현지시각) 탈레반의 마지막 근거지인 남부 칸다하르 부근에 수백 명의 해병대 병력을 투입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이 병력이 오사마 빈 라덴 추적작전에 합류하고 칸다하르와 파키스탄 접경지대의 탈레반 거점을 공격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대통령 "덮어놓고 쌀값 인상 요구 시대 지났다"

김대중 대통령은 26일 "덮어놓고 농사짓고, 정부에 덮어놓고 쌀값을 올리라고 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3-4년 내에 관세도 내리고 개방도 해야 한다는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 결정에 맞춰 신농업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충북도지사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였는데요. "시장.도지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농업관계자, 소비자 전부가 동의할 수 있는 신농업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겠다" 고 다짐했습니다.

1998년 김 대통령의 '쌀값 현실화' 주장은 사실 생산비를 보장하는 선까지 쌀값을 인상하라는 얘기였습니다. 지금은 국제 쌀값에 맞춘 현실화를 이야기하는 것이죠.

"DJ쌀정책 180도 선회" (중앙일보)

또 중앙일보는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동태 농림부장관이 26일 과천청사에서 만나 '신농업정책'에 관해서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계농지에 골프장이나 레저단지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젊고 능력있는 농민에게 싼 이자로 농지를 살 수 있는 자금을 빌려줘 대규모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겁니다.

가격지지를 포기하고 그 대신 농촌의 3차 산업화로 소득을 보전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며 농지의 공익적 기능을 파괴하는 일입니다.

또 싼 자금으로 농지를 유동화해서 대규모 경영을 시키는 것도 쌀 가격의 급등락을 고려하면 또 다시 농촌에 빚더미를 안길 가능성이 높아서 그리 바람직한 정책이 아닙니다.


자민련의 '몽니'

자민련이 또 한번 '한표의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국회 법사위는 자민련의 한표를 빼면 8표 대 8표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표가 똑같습니다. 결국 당론대로 간다면 자민련이 빠지는 경우 표결을 하나 마나한 것이죠.

자민련이 '몽니'를 부린 것은 검찰총장 출석 요구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총무회담을 하면서 자민련을 빼놓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국회법사위는 신승남 검찰총장에 대한 국회 출석요구안 표결을 두고 대치하다 끝내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산회했습니다.

민주당은 여야총무회담의 결론대로 "법사위 간사들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서 처리하자"고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신 총장이 출석하지 않으면 표결처리하기로 했던 21일의 법사위 간사들의 합의대로 표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박헌기 법사위원장은 "법사위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28일 직권으로 검찰총장 출석요구안을 다시 상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철원 영하 11도

기상청은 철원이 영하 11도까지 내려가는 등 찬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영하의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기상청은 "추위가 사나흘 이어지다가 29일 이후부터 평년수준의 기온을 회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계곡엔 이미 얼음이군요.

"동장군 맹위" (한국일보)

올 건강보험 적자 2조 8천억 원 추정

지난 5월 31일 건강보험재정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할 때 추정했던 건강보험의 당기적자 2조 441억 원이 2조 7816억 원으로 7375억 원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보건복지부가 26일 밝혔습니다.

적자가 늘어난 것은 담배부담금 3296억 원이 걷히지 않았고 건강보험 퇴직금 중간정산 3200억 원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진료비 심사강화, 야간 가산시간 조정, 지역보험료 징수율 제고 등 목표를 달성해 재정절감액은 목표액의 97%에 이르는 1조 574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내년 1월 1일부터 유로화가 유럽 12개국에서 쓰이게 됩니다. 인구 3억 명, GDP 8조 6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에서 단일 통화가 사용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동아일보가 분석기사를 실었습니다.

"내년 1월 1일 유로화 본격 통용" (동아일보)

경제

- 주가가 674.56선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에 따라 환율은 떨어졌고(원화가 절상됐고) 채권 금리는 상승했습니다. 재경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에 동시 개입했습니다.

정치

- 한나라당이 만5세 유아대상의 학원들에 대해 국고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을 추진하자 학부모단체와 교사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돈으로 사교육 비용을 대는 것은 공교육을 붕괴시키는 조치라는 겁니다.

시민단체 "공교육붕괴" 반발 (세계일보)

-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거둬들이는 조세가 외환위기 이후 28.5% 증가하고 건강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 기여금의 경우 55.8%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외환위기 후 세금 28.5% 증가" (경향신문)

사회

- 서울지법은 26일 주한미군 음식물 찌꺼기로 부대찌개를 만들어 판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서아무개씨 등 식당 주인 3명에게 징역 8월에서 1년, 벌금 500만 원에서 1천만 원을 선고하고 모두 법정구속했습니다.

- 지난 23일부터 '사립학교법 개정과 정략적 교원 정년연장 기도 중단'을 요구하며 한나라당사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던 전교조 등 교육관련 단체 회원들이 26일 경찰에 전격 연행됐습니다.

- 전현직군인과 군무원 수십 명이 납품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민간 건축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군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습니다.

화제와 미담

- 전북한의사회가 전북지역에 사는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 6명에게 평생 무료진찰권을 전달합니다. 전북한의사회 서용배 회장은 "불행한 역사의 희생자인 이들이 남은 인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선행을 행하는 집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을 것)" 팔순의 노유학자가 50억대의 재산을 사회에 돌리면서 한 말입니다. 고양유림서원 이경무 옹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팔순 유학자 50억대 토지기증 약속"

- 기온이 뚝 떨어지니까 날씨에 관한 사진들이 많이 실리는데요.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쬐 보시죠.

"시장에 모닥불 등장" (한겨레신문)

오늘 문득 고재종 시인이 생각나더군요. 아니 정확히 말해서 "앞강도 여위는 그리움"이란 시가 먼저 생각났습니다. 그 시 마지막 연에 "오늘도 강변에 고추멍석이 널리고..."가 나오는 걸 보면 이 즈음인가요? 아니면 그 시점을 조금 지났을까요?

요즘 가을 가뭄으로 실강은 전부 말라 붙었는데요. 아니, 고 시인의 표현으로는 부쩍 여위고 있는데요. 눈이라도 펑펑 와서 '우리에게 늘 면면한 희망'이 넘쳐 흘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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