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아복제에 대한 논평

생명과학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하여

등록 2001.11.30 18:34수정 2001.11.30 19:30
0
원고료로 응원
지난 11월 26일 미국의 한 생명공학회사는 인간배아(embryo)를 복제하는 일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였다.

즉,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이루어지는 자연적인 수정(fertilization)방식이 아니라-복제양 돌리를만든 방식처럼- 성인(成人)의 세포로부터 인간배아를 생산해낸 것으로서, 아직 기술적인 난점이 크지만 이론상으로만 볼때 이 복제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면 그대로 인간(人間)으로자라나 소위 복제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동물의 경우에는 이러한 복제방식이 많이 발표되어 왔으나 ,인간의 배아를 복제한 것은 이번이 최초로서, 세계적으로 과학적·윤리적인 파장이 매우 크다.

유네스코와 각국의 생명윤리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생명공학의 윤리문제는 각국의 사회문화적 환경에 맞게 접근되고 해결방식이 모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비추어 국내의 생명윤리에 대한 여러 논의들을 살펴본다면 다음의 두가지의 문제점이 발견된다.

첫째로, 논의의 양상이 경직되어 있어서 다양성을 상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유교, 불교, 도교를 비롯하여 근대이후 전래된 기독교 등 여러가지의 윤리적인 전통과 한의학과 같은 서구에는 없는 독특한 생명과학(life science)의 유산을 갖고 있으나 생명윤리에 대한 담론은 유럽은 물론이거니와 가장 보수적인 미국의 경우보다도 제한적이어서 극단적인 견해만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낙태에 대한 찬반유무와 인간배아연구 허용여부에 대한 견해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국내에서는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한 견해가 거의 일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둘째로 윤리문제를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폭넓게 바라보려는 시각이 부족하다.


즉 연구행위자체의 윤리성 유무에만 집중하지 그 연구의 결과가 사회의 어느 집단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탐색하고, 이에 입각해 윤리를 바라보려는 시도가 부족하다.

지난 20세기에는 군사적인 목적때문에 과학이 왜곡되었고, 21세기에는 상업주의에 의해 과학의 본질이 훼손될 위험이 큰 상황에서 이러한 사회학적인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두가지 관점을 가지고, 생명과학의 윤리문제를 접근한다면 우리나라는 윤리에 대한 담론이 매우 풍성하고, 과학의 연구성과가 사회전체집단의 삶을 풍요롭게하는 좋은 예를 가진 나라가 될 것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3. 3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4. 4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5. 5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