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중학교에는 상아탑이 있다

지리적으로는 서울 도심에 있지만, 면학 분위기는 추억이 깃든 정겨운 학교로 만들고 싶다는 영동중학교의 따뜻한 이야기

등록 2001.12.18 08:13수정 2001.12.1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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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등학교 교감이 학부모를 사칭해 동료교사를 음해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을 통해 유포한 사실이 밝혀져 일선 교사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분투했던 다수의 교사들에게는 설상가상이 아닐 수가 없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이고 "현재의 교육 여건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우리의 교육현실이다.

이토록 만신창이가 된 교육에서도 교장을 위시한 전 교직원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이 한마음으로 가꾸는 학교가 있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서울 강남에 자리 잡은 영동중학교(교장 노상석)가 화제의 학교.
"인간이 문자를 만들면서 귀신이 울고 도망갔다는 말처럼, 고등동물인 인간은 교육에 의해서 거듭 납니다."

지난 달 24일, 영동중학교(서초구 서초2동 1356-1)에서 만난 노상석 교장은 공교육의 침체로 인한 일선 교사들의 사기 저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최선을 다하는 일선교사들과 학생들의 자랑을 늘어 놓았다.

늘 학생의 편에 서서 노력하는 교사들과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 자녀의 장래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에 대해 노 교장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는 삼위일체


적어도 이 학교에서는 "스승이 나무란다"고 112에 신고하는 학생도 없고, 제자를 무지막지하게 구타하는 스승도 없다. 또한 자녀 편에 서서 일방적으로 항의하는 학부모는 더더욱 없다.

1970년 3월3일 양재여자중학교(초대교장 류승형)로 개교 한 영동중학교는 1973년 2월 1일 영동중학교로 교명이 변경되어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가 1977년 3월4일부터 남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영동중학교는 날로 퇴색되는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교장,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하나가 되어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도심 속'의 학교인데도, 교지면적 5천평(건물 1432평, 운동장 3568평)의 넉넉한 공간을 갖고 있는 이 학교는 1998년 9월 1일 현재의 노상석(61) 교장이 부임하면서 급속한 발전을 거듭했다.

7차교육과정에 의한 시설보강예산 13억 원을 확보하여 4층(100평)의 새교실을 증축, 강남교육청 시범학교로 지정되었고, 2000년 3월 10일 "체력은 국력이다"며 추진한 태권도장(40평)과 골프연습장(40평)을 개장했다.

올해 3월에는 학교 숙원 사업이었던 운동장 개보수를 마쳤으며, 9월 테니스장 개장에 이어 11월 야외농구장 겸 배구장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든 공을 노상석 교장에게 돌리는 학부모들의 경쟁적인 자랑이 경이롭기만 했다.

'요즘애들'이란 말, 처음에는 싫었지만…

전교부회장인 임호찬(2학년 6반) 군은 "학생들이 질서도 잘 지키고 교내 환경도 깨끗해서 다른 학교보다 좋은 점이 많다"며 "어른들이 요즘애들이라고 폄하 할 때는 기분 나쁘지만 생각해 보면 저희들도 잘못이 있고, 세대 차이가 있으니까 서로서로 조금식만 양보 한다면 그런 말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법 성숙한 말로 이어 나갔다.

"교장선생님은 강직하시고 역사와 전통을 잘 보전하려고 노력하시는 분"이라며 바람이 있다면 "우리학교의 역사를 오래 동안 보존하고 더 좋은 학교가 되도록 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전교조를 이해하는 교장, 교장을 믿는 전교조 교사들

영동중학교에 재직중인 전교조 소속의 한 교사는 "처음에는 노상석 교장의 의지가 통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이 있었고, "지나치게 앞서 간다"고 불평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노 교장의 투명한 행정이 조기에 결실을 맺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신임을 얻었다.

학교 예산을 10원 단위까지도 투명하게 공개하여 누구든지 학교의 현실을 살펴보게 한 점은 그의 신뢰감을 높이는 바로미터가 되어 결국 '포청천' 이란 애칭도 생겼다.

학부모들 교장선생과 지도선생님들이 너무 좋아…

어머니회 황동희(42) 회장은 "최근의 공교육 붕괴는 어떤 특정 부류만의 문제 뿐 아니라, 교육과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야기된 (노미노 현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영동중학교와 노상석 교장 이야말로 교육계의 귀감이다"며 열변을 토했다.

학부모 강춘자(40. 서초구 우면동) 씨와 김미자(45. 서초구 우면동) 씨는 "처음에는 노상석 교장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서 부작용을 염려 하기도 했다"면서 일하는데 있어서는 추진력이 강하시지만, 가까이서보면 부드러운 점이 많다"며 "교장 선생님의 교육 스타일 때문인지 면학 분위기가 몰라보게 좋아졌다"며 흡족해 했다.

서로를 칭찬해 주는 영동중학교의 노 교장을 비롯 학생, 학부모를 만나고 떠날 무렵, 한 교사는 "교육당국을 믿기 전에 우리 스스로 미래를 창출하겠다"는 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척박한 교육현실을 탓 하기 보다도 스스로 참교육을 실천하는 '영동중학교'야 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학교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 노상석 교장 프로필

1940. 3. 3 경북 영덕 출생
1963.12.30 경희대 체육대학 
1972. 8. 2 문교부 장관 표창(문교부)
1981. 3. 7-1981.3.7 한국 중고등학교 태권도연맹 전무이사
1981. 8.13 체육포장(대통령)
1989. 9. 7 서울시교육청 학교체육과 장학사
1993. 3. 1 한국체육대학교 교육연구관
1995.........' 고등학교 1종도서 심의위원
1997......... 한국체육대학교 20년사 편찬 간사
1998.11.11 체육장관 표창(체육부장관)
1998. 9. 1 영동중학교 교장
1999. 4.13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회 위원
2001. 5. 9 대한태권도협회 부회장(경기담당)

덧붙이는 글 노상석 교장 프로필

1940. 3. 3 경북 영덕 출생
1963.12.30 경희대 체육대학 
1972. 8. 2 문교부 장관 표창(문교부)
1981. 3. 7-1981.3.7 한국 중고등학교 태권도연맹 전무이사
1981. 8.13 체육포장(대통령)
1989. 9. 7 서울시교육청 학교체육과 장학사
1993. 3. 1 한국체육대학교 교육연구관
1995.........' 고등학교 1종도서 심의위원
1997......... 한국체육대학교 20년사 편찬 간사
1998.11.11 체육장관 표창(체육부장관)
1998. 9. 1 영동중학교 교장
1999. 4.13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회 위원
2001. 5. 9 대한태권도협회 부회장(경기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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