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아르헨티나, 모라토리엄 선언

등록 2001.12.24 06:39수정 2001.12.2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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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모라토리엄 선언

아르헨티나의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 임시 대통령은 23일, 사상최고의 디폴트 액수인 1320억 달러에 달하는 대외부채 상환을 중단한다고 선언(모라토리엄)했습니다. 또 그는 페소화의 평가절하도 거부하고 당분간 1:1의 달러화 고정환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로드리게스 사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식 취임했으며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치를 때까지 위기에 빠진 아르헨티나를 통치하게 됐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전체인구의 18.3%인 3600만 명이 실업상태이고 전체 인구의 1/3이 빈곤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모라토리엄 선언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대외거래가 중단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평가절하를 하지 않은 것은 페소화 표시 부채가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죠.

일단 모라토리엄 선언을 하게 부채의 리스케줄링에 들어간 후, 평가절하를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아대통령이 페론당 출신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IMF 정책과 달리 재정확대정책을 쓸 것으로 보이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주목됩니다.

다행히 국제 투기자본이 신흥시장을 한 덩어리로 취급할 때 생길 수 있는 전염효과가 그리 크지 않고 달러 보유고도 커서 한국은 세계증시와의 동조라는 간접적인 영향를 빼고는 거의 피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연합사 TMD 기구 창설


미국이 주도하는 전역미사일방어(TMD)체제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는 한국정부의 거듭된 발표에도 불구하고 한미연합사령부가 한국 공군 장교를 참여시킨 TMD 전담기구를 창설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미 공군 계간지인 <에어로스페이스 파워 저널> 가을호는 올 10월까지 한미연합사 방공 및 미사일 방어과정을 지낸 데일 에이크마이어 대령이 작성한 문서를 인용해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은 TMD체제 구상에 훌륭한 모델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잡지는 전담기구의 이름이 연합·합동전역미사일작전기구(CJTMOC)이며 한미연합사, 미공군관계자와 텍사스에 있는 제32육공군 방공 및 미사일 방어사령부 요원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미군 관련 사안이라 공식적으로 입장 표명을 할 수 없다면서 "비슷한 기능을 하는 조직이 경기 오산의 미7공군 사령부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초. 중학생 13%가 천식

대한 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가 지난해 전국 초등학생과 중학생 4만 4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의 13%, 중학생의 12.8%가 천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린이 천식은 80년대 초반부터 급증해서 아파트와 자동차가 늘어나는 속도와 비례했습니다. 어린이는 단위 체중 당 호흡량이 많아, 같은 공기를 호흡해도 몸에 들어오는 오염물질은 더 많습니다. <한겨레신문>의 푸른하늘 시리즈를 읽어 보시죠.

"초.중학생 13% 천식 콜록" (한겨레신문)

김은성 씨 영장 청구

검찰은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을 오늘(24일) 오전에 알선수재와 범인은닉 혐의로 구속할 방침입니다.

검찰은 진 씨로부터 "지난해 김 전 차장을 3-4차례 만났고 김 전 차장에게 전해달라며 정성홍 전 국정원 과장에게 작년 4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2억 원 가량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장은 "진 씨를 만나 자수를 권유했을 뿐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수뢰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정성홍 전 과장도 "진 씨에게 받은 돈은 내가 모두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차장 신병처리를 마친 뒤 진 씨의 총선자금 살포와 구명로비 등 이른바 '진승현 리스트'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수사할 예정입니다.

한편 검찰은 22일 신광옥 전 법무부차관을 구속 수감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매우 유감스럽고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말했습니다.

20대 취업대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1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은 3.2%인데 비해 20대 실업률은 7.1%를 기록했습니다. 두배가 넘는 수치죠.

통계청은 "인구 구조 측면에서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의 자녀들이 최근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것이 20대 실업률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고 기업들이 경력사원 채용을 늘리는 것도 취업대란에 기여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대기업과 시중은행의 공개채용 경쟁률은 대부분 수백대 1을 넘었습니다.

일본, 정체불명 선박 격침

일본 해상보안청은 22일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한 뒤 도주하던 괴선박을 침몰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해상보안청은 침몰한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의 구명복에 한글이 씌어 있고 1999년 북한 괴선박 사건 때와 행동이 유사하다는 점(대응 사격을 하고 침몰 때 승무원이 일제히 바다로 뛰어들었다)을 들어 북한의 공작선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최근 군사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자위대의 위상변화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이 선박이 북한 배로 밝혀질 경우 최근 일본 경찰의 총련계 신용조합 본격 수사와 '일본인 행방불명자'에 대한 북한의 조사 전면중단 발표 등으로 얼어붙은 북일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총리 일가, 수몰지구 시설 투기 의혹

이한동 국무총리 일가 등이 공공소유한 수몰예정 농지에서 댐건설에 따른 보상금을 노리고 비닐하우스 시설 투기가 벌어졌는데 이 총리 측이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이 총리측은 토지 보상이 결정되면 농사을 더이상 지을 수 없는데도 임대료를 챙기기 위해 보상을 수개월 앞두고 농지 임대기간까지 연장해 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23일 현지 주민에 따르면 총리 부인과 윤모 씨 등 3명 소유인 경기 포천군 관인면의 4만 5천 평의 농지를 한아무개 씨가 1998년부터 빌려 8월부터 10월까지 1억여 원을 들여 100여 개 동의 비닐 하우스를 지었습니다.

이 지역은 지난해 말 한탄강댐 건설기본계획이 정해져 지난 7월에는 수몰예정지구에 대한 공람 공고가 실시되는 등 수몰지구로 사실상 확정된 곳입니다.

한편 총리실은 "총리는 공부상 소유권일 뿐 임대차과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사전에 알지도 못했다"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조만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아키히토 일왕은 기자회견에서 "간무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있는 것에서 한국과의 인연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일왕 스스로 일본 왕실의 뿌리가 한반도에 닿아 있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 파리를 떠나 마이애미로 가던 미국 아메리칸항공 소속 여객기가 폭파 위기를 넘겼습니다. 영국여권을 소지하고 있던 '리처드 리드'는 신발 뒤축에 폭약을 넣고 성냥으로 불을 붙이려다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제지당했습니다.

정치/외교

-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 숨만 고르고 내각제를 추진하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최선을 다해 지원해 줄 용의가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런 사람이 없을 때는 내가 한번 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조건부 출마의사를 밝혔습니다.

- 지난 3년간 협상을 벌여온 한국과 일본의 상호투자협정이 최종 타결됐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중에 협정이 발효되면 한일 양국기업들은 상대국에 투자할 때 해당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받습니다.

-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옥수수 10만 톤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홍순영 통일부장관이 21일 밝혔습니다. 한편 정부가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던 정부 보유 쌀 30만 톤은 남북경협추진위가 열려야 구체적인 지원방법과 시기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사회

-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비상임위원 3명(이석영, 안병욱, 백승헌 위원)이 22일 위원회의 개혁을 요구하며 사퇴서를 제출했고 이와 함께 위원 7명은 "위원회의 활동기간 연장을 포함한 법 개정 및 상위위원단 재편성과 관련 권력기관의 적극적 협조를 호소한다"고 밝혔습니다.

- 비수도권 지방대학들이 결원 증가와 취업률 저조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23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91개 4년제 대학은 모집 정원의 2.2%인 7877명을 채우지 못했는데 그 중에 7115명은 비수도권 지방대의 결원이었습니다. 지방대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일부 비수도권 지역 대학들이 조만간 파산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랑과 희망이 담긴 소식

- 한국공항공단 안전관리부 김요섭 과장은 지난 20년동안 꼬박 꼬박 교도소에 책을 보냈습니다. 지난 22일 김 씨는 자신이 저축한 돈으로 마련한 2500권, 그리고 김 씨가 속한 공단 내 동아리 '역사기행회'가 모은 2000여 권 등 모두 4500여 권을 안양교도소에 전달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봉사활동에 월급의 반 이상을 써온 그는 결혼 25년 동안 지하 전세방을 전전하다 두달 전에야 14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입주했다는군요.

- 오랜만에 전시회 하나 소개해 드리죠. 모딜리아니, 미로, 마이욜... 이름만 들어도 황홀한 거장들의 작품 22점이 서울 로댕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2월 24일까지니까 아직 여유가 있죠? 한번 찾아가 보시죠.

"로댕갤러리 '20세기 외국조각 특별전'" (대한매일신문)

전체 인구의 44.4%가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죠? 그만큼 이동이 잦다는 얘길텐데... 기사를 읽으면서 문득 우리는 모두 타향살이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향살이라는 게 뭔가 정을 붙이지 못하는 삶이라면 현대인은 전부 그럴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족에게만 집착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우리 삶의 공동체를 복원하는 게 유일한 탈출구겠죠. 내년 1년 동안은 공동체를 복원하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유목민처럼 사는 게 더 현대적이고 좋은 거라구요? 제가 바로 그렇게 사는데 그거 그리 좋은 거 아닙니다. 무지하게 외롭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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