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를 떠나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말 중의 하나가 '제왕적 대통령'이란 용어다.
자민련은 이런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내각제로 개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가 일각에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제왕적 총재'라는 말로 부르기도 한다.
이런 상황속에서 한국의 브루킹스 연구소를 꿈꾸는 새시대전략연구소가 '제왕적 대통령의 개념과 평가'라는 자료를 발표해 눈길.
이에 따르면 '제왕적 대통령'이란 "국민에 의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왕정시대의 국왕처럼 국가 위에 군림하면서 권력을 남용하고 정치과정을 독점하면서 대통령 우위의 지배체제를 형성함으로써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주도하는 현상"을 말한다고.
지난 1973년 슬레진저가 (제왕적 대통령)란 책을 출간하면서 사용했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치권력을 비제도적으로 행사해 권력을 남용한다는 '제왕적 대통령'의 특징으로는 국가 중요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독선·독주·독단적인 결정, 정치권력의 사적 사용을 들고 있다.
이와 함께 자료는 '제왕적 대통령'의 결과에 대해 "행정부와 국회는 지배-종속관계를 형성하여 국회가 행정부의 시녀, 통법부로 전락하는 동시에 사법부의 독립성도 침해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국민을 위한 정치가 행해지기보다는 대통령과 그 권력실세를 위한 정치가 성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왕적 대통령'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인간이기도 한 대통령의 개성(성격, 세계관, 행위양식)과 조직적, 제도적 측면을 꼽을 수 있다는 게 연구소측의 지적이다.
또 연구소는 대통령이 민주적, 합리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선 집권당 총재직 이탈과 정당에 대한 통제권 포기, 국회장악 의지 포기, 국회의 자율성 최대한 보장, 국회와 수평적 책임 공유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가 '제왕적 대통령'의 해소방안으로 들고 있는 사안들은 다음과 같다.
조직적, 제도적 측면
국회의 균형과 견제기능 강화(전문성 향상, 국회 권한 강화, 국회의장 리더십 확립, 국회의원 교차투표 허용 등), 책임총리제의 도입, 정당의 민주화, 보좌진의 기능 조정
국민선택론적 측면
국민 스스로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투표결과를 보여줘야 함
시민사회론적 측면
국가의 막강한 권력과 패권적 지위를 시민사회가 견제해야 함
정치문화론적 측면
법과 제도가 지켜지는 정치문화, 권력남용을 용납하지 않는 정치문화의 확립 필요
정당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요즘, '제왕적 대통령·총재'라는 용어가 2002년에는 사라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민주신문사 245호에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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