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교사 복직과 언론의 호들갑

등록 2001.12.28 15:58수정 2001.12.2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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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표현의 한계성 논란'을 일으키며 논란의 한복판에서 힘겨워하면서도 TV토론회에 나와 자신의 소신을 밝히던 충남 서천군 비인중학교 김인규(39) 교사.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던 김 교사가 또다시 몹쓸놈(?)에 언론에 의해 도마위에 올라있다.

지난 20일 충남도교육청은 김 교사를 태안군 안면중학교에 정직 3개월 만에 복직을 명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방 언론에 의해 일제히 '나체사진 물의 김인규 교사 복직'이라는 선정적인 제목으로 일제히 보도가 되었다.

보도이후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안면중 졸업생이자 학부모라고 자칭하는 조모 씨가 의견을 통해 "안면중을 유배지로 여길 뿐만 아니라 그 지역 학부모와 학생을 업신여기는 처사"라고 밝히며 "감수성이 예민한 중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이라는 미명아래 저질러진 변태적인 성적 폭력"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더니 급기야 총동창회나 학부모와 연대해 맞설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김 교사도 조모 씨의 글의 답으로 "충남교육청의 정직 3개월의 징계에 승복하지 않으며, 교육부에 신청한 재심에서 청구가 기각되면 정직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끝까지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며 아울러 "내 행위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교육청의 징계조치에 대해 결코 승복할 수 없으나 다만 현재 교육청의 징계가 법적으로 유효한 만큼 교육청의 인사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부임을 할 뿐이다"이라고 밝혔다.

현재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김 교사의 복직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글은 조모 씨, 김 교사, 조모 씨의 글에 대해 비난을 한 최모 씨의 글 등 고작 4-5건에 불과하고 지난주 징계를 받은 정명학교 교사들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오후 Y뉴스 기자의 기사를 받아쓴(?) 충남권 지방지 기자들이 현지 확인은 거의 안한 채 조모 씨의 의견이 마치 지역의 전체 의견인 양 과대 포장이 되어 당장 김 교사의 안면중 복직에 지역민, 총동창회, 학부모들이 반대 운동을 벌이고 크게 반발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보도가 되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현재 안면중에 김 교사가 복직이 되었나도 모르는 지역민들이 대부분인데 어찌 한 네티즌의 글이 마치 전체의 반발인양 과대 포장이 되고 이러한 내용에 대해 지역민들의 의견이나 현지의 표정은 전혀 배제한 채 사이버 공간의 의견을 기사화하고 이런 기사가 다시 활자화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언론의 쓸데 없는 뉴스 재생산이라는 느낌이다.

현재 태안군민은 물론이고 안면지역 주민들 대부분은 김 교사의 복직 문제가 왜 현지의 주민들의 의견이나 표정은 배제된 채 기사화되고 있는지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어 언론의 자작극(?) 같은 기사라는 불신만 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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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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