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앞 2천여명 시위

등록 2001.12.29 22:35수정 2001.12.3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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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3시,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용산 미군기지 반환촉구 제2차 시민대회가 열렸다.

눈이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였지만,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전국연합, 자통협, 민족정기수호회, 통일연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주한미군 고압선 피해자 전동록씨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6.15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천주교정의구연전국연합, 한총련, 전철협, 기지공대위 등 단체 구성원들과 일반 시민 2천명이 모여 2001년 마지막 토요일 오후를 뜨겁게 달구었다.

용산미군기지반환운동본부(준) 김종일 공동집행위원장이 방송차량 위에서 진행한 이 날의 집회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의 대회사, 민주노총 허영구 위원장(직대)의 정치 연설, 문예패 <천명>의 전동록 씨 살풀이 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공연, 서총련 정종성 임시 의장의 투쟁사, 반미여성회 추국화 님의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되었다.

본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풍물패와 방송 차량을 따라 녹사평 역을 지나, 미군 아파트 건립으로 문제가 된 미8군 사령부 52번 문까지 차도로 행진했다.

400 - 500미터씩 끝없이 이어지는 행렬 때문에, 뒤쪽에서는 방송이 전혀 들리지 않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간에서 방송 차량 한 대가 보조를 해야 했다.

방송차량 위에서 미군 기지 안을 들여다 보며 행렬을 진두지휘하던 김종일 공동집행위원장은, "저기 미군들의 호화스런 숙소가 보인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지금도 반짝이고 있다. 미군들은 저런 호화판 빌라를 허물고, 평당 9백만원씩이나 들여 테러 방지용 아파트를 짓겠다고 한다"며 야유를 유도했고, 참가자들은 호각과 함성으로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

1시간 가량 행진한 끝에 오후 4시 50분쯤 미군 기지 52번 문앞에 다다른 참가자들은 민주노동당 이승헌 자주통일국장의 사회로 정리 집회를 가졌다.

정리집회에서는 전철협 이호승 중앙회장, 다함께 김광일 씨, 민주노동당 인권위원장 이덕우 변호사, 용산미군기지반환운동본부(준) 공동집행위원장이기도 한 민주노동당 최규엽 자통위원장이 차례로 연사로 나서 미군의 아파트 건설 계획과 한국 국방부의 예속성을 규탄하고, 끝까지 투쟁하여 미군의 아파트 건설을 저지하고 용산 기지를 반환 받자는 결의를 다졌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집회를 마친 뒤 흩어지면서, 전철협의 고문이기도 한 민주노동당 종로지구당 양연수 위원장은 "우리 같은 빈민들의 아파트는 주거도 마련해 주지 않은 채 강제로 철거하면서 미군들한테는 최고급 호화 아파트를 지어 주겠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다음에는 이곳에서 철거민들이 따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집회 시작 전부터 저지해 온 경찰들은 반발하는 시위 참가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고, 민주노동당 경기도지부에서 활동하며 <주한미군 고압선 피해자 전동록씨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우 씨의 앞니 2개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결의문> 

미군은 아파트 건설 백지화하고 용산 미군기지를 즉각 반환하라!
불법적인 아파트 건설을 허용하려는 정부당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주한미군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용산 미군기지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다.

  주한미군은 파렴치하게도 지난 27일 용산기지 내 장병 숙소를 공개하면서 아파트 건립의 당위성을 설명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분명히 밝혀두건대 미군이 용산 기지 내에 반영구적인 대규모 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것은 미군이 용산 기지에 영구적으로 주둔하겠다는 의도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이는 한시 바삐 용산 미군기지의 전면 반환을 바라는 우리 국민의 염원에 대한 정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미국 정부는 이미 1990년에 우리 정부와 '용산 미군 기지 이전에 관한 기본 합의 각서'를 체결하고 "1996넌까지 반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도 용산 기지를 반환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우리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오히려 영구 주둔을 획책하고 있는 파렴치한 주한미군의 행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주한 미군은 아파트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용산 미군 기지를 전면 반환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미군의 파렴치한 행태에 굴종하여 어떻게든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허용하려는 정부 당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26일 "한국에 주둔한 미군의 생활 환경을 도와 줘야 한다"며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허용할 의사를 비쳤다. 국방부는 미군의 아파트 건립 문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가 국민들의 규탄 여론이 높아가자 수송단 기지와 유엔사 부지를 대체 부지로 미군 측에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대체 부지는 주거 지역이라 고층 아파트 건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우리 국민들이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용산 미군 기지가 자연 녹지여서가 아니라 바로 용산 미군 기지를 반환하지 않고 계속 주둔하려는 미군의 의도 때문이다. 진정 미군이 용산 기지를 반환할 의사가 있다면 반영구적인 아파트를 대규모로 지을 필요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국방부는 아파트 건립 문제와 용산 미군 기지 반환 문제는 다른 문제라며 삼척동자도 비웃을 논리를 내세워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허용하려는 사대 굴욕적인 행각을 서슴치 않고 있다.

  우리는 미군의 아파트 건립 허용은 바로 미군의 용산 기지 영구 주둔을 허용하는 것이기에 그곳이 어느 곳이든 아파트 건립 허용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경고해 둔다.

  아울러 우리는 미군의 과실로 중상을 당한 전동록씨에 대한 즉각적인 피해 배상을 요구한다. 전동록씨는 미군이 관리하는 고압선에 감전되어 팔다리를 절단 당하는 중상을 당하였다.

  그러나 미군측은 미군측의 과실에 의한 사고가 분명함에도 고작 60만원으로 책임을 면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전동록씨에 대한 전면적인 피해 배상을 요구한다.

  우리는 4천만 국민과 함께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백지화시키고 기필코 용산 미군 기지를 전면 반환 받기 위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01년 12월29일 

                    용산 미군기지 반환운동본부(준) 
         용산 미군기지 반환 촉구 제2차 시민대회 참가자 일동

덧붙이는 글 <결의문> 

미군은 아파트 건설 백지화하고 용산 미군기지를 즉각 반환하라!
불법적인 아파트 건설을 허용하려는 정부당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주한미군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용산 미군기지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다.

  주한미군은 파렴치하게도 지난 27일 용산기지 내 장병 숙소를 공개하면서 아파트 건립의 당위성을 설명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분명히 밝혀두건대 미군이 용산 기지 내에 반영구적인 대규모 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것은 미군이 용산 기지에 영구적으로 주둔하겠다는 의도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이는 한시 바삐 용산 미군기지의 전면 반환을 바라는 우리 국민의 염원에 대한 정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미국 정부는 이미 1990년에 우리 정부와 '용산 미군 기지 이전에 관한 기본 합의 각서'를 체결하고 "1996넌까지 반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도 용산 기지를 반환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우리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오히려 영구 주둔을 획책하고 있는 파렴치한 주한미군의 행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주한 미군은 아파트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용산 미군 기지를 전면 반환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미군의 파렴치한 행태에 굴종하여 어떻게든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허용하려는 정부 당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26일 "한국에 주둔한 미군의 생활 환경을 도와 줘야 한다"며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허용할 의사를 비쳤다. 국방부는 미군의 아파트 건립 문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가 국민들의 규탄 여론이 높아가자 수송단 기지와 유엔사 부지를 대체 부지로 미군 측에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대체 부지는 주거 지역이라 고층 아파트 건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우리 국민들이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용산 미군 기지가 자연 녹지여서가 아니라 바로 용산 미군 기지를 반환하지 않고 계속 주둔하려는 미군의 의도 때문이다. 진정 미군이 용산 기지를 반환할 의사가 있다면 반영구적인 아파트를 대규모로 지을 필요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국방부는 아파트 건립 문제와 용산 미군 기지 반환 문제는 다른 문제라며 삼척동자도 비웃을 논리를 내세워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허용하려는 사대 굴욕적인 행각을 서슴치 않고 있다.

  우리는 미군의 아파트 건립 허용은 바로 미군의 용산 기지 영구 주둔을 허용하는 것이기에 그곳이 어느 곳이든 아파트 건립 허용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경고해 둔다.

  아울러 우리는 미군의 과실로 중상을 당한 전동록씨에 대한 즉각적인 피해 배상을 요구한다. 전동록씨는 미군이 관리하는 고압선에 감전되어 팔다리를 절단 당하는 중상을 당하였다.

  그러나 미군측은 미군측의 과실에 의한 사고가 분명함에도 고작 60만원으로 책임을 면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전동록씨에 대한 전면적인 피해 배상을 요구한다.

  우리는 4천만 국민과 함께 미군의 아파트 건립을 백지화시키고 기필코 용산 미군 기지를 전면 반환 받기 위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01년 12월29일 

                    용산 미군기지 반환운동본부(준) 
         용산 미군기지 반환 촉구 제2차 시민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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