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일출명소 고성 거류산 각광

고성으로 일출보러 안 오실래요

등록 2001.12.30 12:32수정 2001.12.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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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다 가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려니 생각이 많아지는 연말이다. 기자는 바다도 좋아하지만 새로운 목표를 갖고 뛰어들 때 인근의 산을 등정하곤 한다.

고성에는 주산인 거류산이 있다. 고성읍에서 보면 왼쪽엔 거류산, 오른쪽엔 통영의 벽방산이 있어 관세음보살처럼, 미륵불처럼 고성을 지켜준다. 새해 일출을 보며 소망을 비는 등산객들에게 고성 거류산을 추천해 본다.

포상팔국 가운데 古史浦로, 육가야연맹시대에는 소가야(서기 42년)가 자리잡았던 고성은 많은 사적을 갖고 있다. 거류산은 해발 571m로 2시간 내로 올라갔다 올 수 있는 그리 높지 않은 산으로 고성읍에서 거류면 쪽으로 20여분 가까이 가면 장의사라는 절을 가기전에
입구가 나온다.

조선시대의 선비인 황학래는 「거류산」이란 시를 썼다.


십리밖 고을 동쪽에

우뚝 솟은 산 하나, 그 이름 巨流

첩첩한 두 봉이 마주 일어서

큰 들 끝에서 구름을 뚫어다.

밑뿌리는 바다 밑 용의 굴에 내리고

머리는 하늘 닿아 일월 위에 떴구나.

........중략

평지에서 짐짓 활보를 하고

높은 곳에서는 오히려 가뿐하구나.

내 원래 자연을 즐기는 버릇이 있으니

이런 일 밖에야 찾을 것이 있는 가.

산구경 종일하다 늦은 귀로에

들마다 쑥쑥자란 보리 이삭들.


고성은 언제부터인가 鐵城이라는 지명도 함께 써 왔다. 가야제국의 철기문화가 이곳에서도 꽃피워졌음을 알 수 있다. 거류산을 등산하고 인근의 동해면 가야고분과 고성읍의 송학리 고분에서 문화유적 탐방을 할 수 있다.

사학자들은 가야국의 시조 수로왕에 대하여 김해로의 진출배경에 대해서 고찰하는 出自說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 흔히 국사 교과서에서 구지가라는 노래를 부르니 하늘에서 여섯 개의 함이 내려 왔다고 알려져 있다. 기자가 대학시절에 문정창이라는 재야사학자가 저술한 책을 접한 적이 있다.

이 분은 수로왕이 중국의 신나라를 세운 왕망의 후손인 김일제라는 사람의 한 일파라고 한다. 이 학설 이외에도 수로왕의 왕비 허황옥의 비문에 보주태후라는 용어가 있는 것으로 중국 하남성 근방의 한 부족일 것이라고 한다.

또 다른 학설은 고조선이 망한 후 그 유민들이 남하하면서 신라, 가야의 원주민을 형성했다고 한다. 허황옥이 인도 아요디아왕국에서 공주의 신분으로 한반도의 남해안에 착륙한 것과 수로왕의 출자는 고대사의 미스테리로 남겨질 수 밖에 없다.

기자는 1965년생으로 아직 미혼으로 지역운동에 몰입하고 있다. 연말이 되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꿈결에서라도 허황옥같은 이가 내가 사는 이 고성으로 함선을 타고 와 결혼해 주기를 바라는 지도 모른다. 외환위기 이후 결혼하지 못한 도시, 농촌총각은 더욱 늘어난 추세이다. 도산한 기업에서 일하던 사람들을 중국의 산동성에서 만날 수 있었다.

산동성의 성장(省長)은 나와 동갑인 37살이었다. 기자는 12월초 중국의 연태, 청도, 위해, 용구시에 견문을 넓히기 위해 다녀왔다. 장가가기 위해 인연을 맺을 수 있을까하는 설레임과 중국말을 못하는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

중국엔 벽마다 왜 그리 광고문구가 많은지! 자전거를 잘 타는 민족, 자본주의가 접목됐지만 돈을 쓰지 않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거리만 왕래한다고 한다. 그리고 도시의 빌딩이나 도로는 손색이 없을만큼 잘 만들어져 있었다. 산은 돌이 많아 우리나라처럼 좌청룡 우백호니 하는 오목조목한 동산같은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 채석장이 많이 있고, 대리석이 풍부했다.

거류산 정상에 올라서면 동쪽으로 동해만의 바다가, 서쪽으로는 읍의 경관이 보인다.

남해안의 수려한 경관을 바라보면서 지역분권이라는 화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짬을 얻는다. 인재, 물산, 자본이 수도권으로만 모이고 지방은 전입보다 전출인구가 많아 더욱 황폐해져 간다. 기자는 인근의 탄탄한 기업에 취직해 결혼하고, 지역운동하면서 지역혁신에 나설 구상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구직운동이 늘 어떤 장벽에든지 가로막히곤 했다.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수도권우위 정책에 설움을 안고 있다. 오죽하면 13퍼센트의 지방자치라고 하겠는가? 변방이 곧 세계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새로운 시대이다.

거류산은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모시는 신험한 땅이다. 거류산성은 거류산, 상봉, 군자설, 등잔설 주위를 성으로 만들었다. 성의 기반으로 작은 돌이 사용되었으며 성 전체가 긴 네모난 작은 돌로서 이루어져 있다.

성안에는 아무리 가뭄이 와도 마르지 않은 자연수가 땅 밑에서 솟고 있으며 가뭄에는 인근 주민들이 기우제를 지내고 조선시대에는 현령이 직접 와서 지냈다고 한다. 지금 겨울가뭄이 아주 심하여 제한 급수를 하고 있는 데 기자가 대표로 있는 민주행동연맹(http://cafe.daum.net/kdal)회원들과 정초에 기우제를 지내고 와야 겠다.

이 거류산성은 소가야 왕이 신라의 침공을 받자 피신한 곳이라 하여 태조산이라 하였고, 조선시대에 거이산 또는 거류산이라 하였다. 구약성서에 다윗왕이 프리랜서(?)시절에 동굴로 피신한 적이 있던가?

거류산 중턱에 위치한 장의암은 전국을 순방하던 원효대사가 인근의 벽방산 안정사와 함께 서기 654년에 창건했다. 임진왜란과 6. 25사변을 겪으면서 소실되었다가 1891년 성담화상이 중창하고, 1917년 호봉선사가 중건을 해 지금은 현대식으로 잘 지어져 있다.

고시공부를 하는 방 세칸의 선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우물이 참 좋다. 대웅전, 산신각,보광전이 있고 바다가 앞에 있어 경관이 뛰어나다.

삼국유사의 물계자 편에는 신라 제 10대 내해왕 17년에 보라국(지금의 전남 나주), 고자국(지금의 고성), 사물국(지금의 사천시) 등 여덟나라, 즉 포상팔국이 신라를 침략한 일이 있다. 이 때 신라측에선 나음태자, 일벌장군, 물계자장군이 방어하여 이에 포상팔국이 멸망했다.

또 을미년에는 골포국(지금의 마산) 등 세나라가 갈화(지금의 울주)를 공격하므로 물계자 등의 군단이 물리쳤다. 그런데 그 누구도 논공행상에 있어 물계자의 공을 상주하는 자가 없었다. 물계자는 거문고를 들고 사체산이라는 곳으로 유명한 오페라曲을 남기고 떠나버렸다.


見危致命 臨難忘身

仗於節義 不顧死生

" 나는 임금을 섬길 때 위태한 것을 보면 목숨을 바치고, 어려움을 당하면 몸을 잊고 절의에만 의지해 사생을 돌보지 않는 것이 충인데 전쟁은 나라의 어려움인데 내가 몸을 잊고 목숨을 바치는 용맹이 없었으므로 이미 충효를 모두 저버렸으니 조정에 설 수 없노라"


물계자는 대나무의 성격을 비유해 노래를 짓고, 시냇물소리를 본따 거문고 곡조를 만들어 즐기며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의 세태는 어떤가? 대입시험제도는 몇해 마다 바뀌는지 알 수 없고, 각종 게이트니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은 스스로 은퇴할 줄 모른다.

올곧은 선비의 기상으로 산 물계자장군처럼 한국의 기상이 새로워 질 때 민주주의가 구가되고 국토통일이라는 대운이 스스로 열릴 것이다. 기맥이 화통하고 깨끗하면 저절로 백가지 복이 들어올 것이다.

고성의 옛 유적을 일별해본다면 옛 성터 23곳. 선사유적 다섯 곳, 봉수대가 7곳, 고분군이 13곳, 석관묘와 지석묘가 14곳, 서원향교가 14곳 등 지방민속자료와 자연승지가 있고, 고성오광대, 고성농요가 있으며, 그 유명한 공룡발자국이 군내 13곳에 산재해 있다.

고성군청의 홈페이지(www.gngs.net)에서 유력한 관광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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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기자는 미래는 준비하는자에게 열린다는 신념을 갖고 인맥인기학, 양명학이라는 신 잡종인문학을 연찬하고 틈틈히 연애, 인기인맥에 관한 저술을 한다. 다음카페 대한 법정치학 연구원 운영자로, 또 스타일코칭 강사로 통찰과 여유, 포용에 대한 글쓰기로 한 시대를 풍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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