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복지운동을 열어갑시다

등록 2002.01.01 14:49수정 2002.01.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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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을 보내고 2002년을 맞이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고 밝아오는 새해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지난 한해동안 삶을 반성하고,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신 사람들께 저의 삶을 보고하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저는 21세기를 '공동단식'으로 시작했습니다. 빈곤과 전쟁의 20세기를 보내고, 풍요와 평화의 21세기를 열망하는 마음으로 '몸을 비우고 마음을 비우는 평마공동단식'을 시작하였습니다. 평화의 마을에서 주최한 공동단식에는 전국에서 모인 80여 명의 사람들이 건강-녹색삶-쉼을 위해서 함께 굶고 '좋은 세상 만들기'를 이야기했습니다.

2001년을 되돌아볼 때, 제가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한 일은 '시민과 함께 복지공동체를 꿈꾸는 한국복지교육원' www.welfare.pe.kr 을 키우는 것입니다. 다행스럽게 한국복지교육원은 메일진을 월간(혹은 격월간)으로 발간하고, 복지영화제/복지사진전/사회복지 책 나눔전 등 새로운 양식의 복지교육을 시도하였으며, 복지현안에 대한 정책토론방을 열어서 정책을 제안하고, 이용교의 복지아카데미 등을 활발히 운영해 왔습니다.

'디지털 복지운동'이란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이를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서 젊은 사회복지학도에게 인터넷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일을 밤낮으로 함께 해준 정민기, 한형수, 박영심, 정은형 연구원과 편집위원 그리고 복지교육원 가족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지난 여름 한국복지교육원을 찾아준 복지순례단 여러분의 얼굴과 열정이 눈에 선합니다.

제가 오랫동안 주창해온 '복지평론'을 하나의 장르로 확산시키고 시민을 위한 '복지상담'을 시작하였습니다. 2000년 4월부터 일년동안 광주교통방송과 매주 토요일 중요한 복지뉴스를 논평하는 "이용교의 복지평론"을 생방송으로 진행했는데, 그 방송원고를 <복지는 생활이다>란 단행본으로 출간했습니다.

'이용교의 복지평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홈페이지인 www.welfare.net 와 오마이뉴스, 시민의 소리, 다음 카페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사회복지의 대중화와 함께 시민이 궁금해하는 복지문제에 대한 상담을 전라도닷컴 www.jeonlado.com 에서 시작했습니다. 복지평론과 복지상담에 뜨거운 관심을 가져주신 사회복지사와 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2001년 생각할 때, 저는 한국디지털대학교와의 인연을 잊을 수 없습니다. 2000년 가을부터 시작된 디지털대학교와의 인연은 '사회복지학개론'을 강의하면서 더욱 깊어졌습니다. 한국 최초의 4년제 원격대학교에서 매주 강의하면서 동시에 다음 강좌를 집필하는 것은 피를 말리는 '시간싸움'이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과 멀리 호주에서 인터넷으로 사회복지학을 열심히 공부하면서 틈틈히 "나는 누구이고 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가?"를 토론하고, "내가 추천하는 사회복지 책과 영화 감상문 나누기" 그리고 "우리 지역의 사회복지시설/기관/단체의 탐방과 보고"를 함께 해준 한디대생들이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바쁜 중에도 오프강좌와 여름수련회를 기획한 김덕영 교수님과 김상화 대표/배남회("배워서 남주자! 회") 회원 그리고 90여 명의 학생들이 눈에 선합니다.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복지활동을 실천하도록 돕는 일도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민밀착형 사회복지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출범한 '광주광역시남구사회복지협의회'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물러나라!"는 파문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5월 '사랑의 인형 나누기'와 10월 '책 사랑 동네 만들기'는 '퍼주는 복지'가 아닌 '나누는 복지'와 '함께 만들어 가는 복지'의 가능성을 실험한 것입니다.


대학생활 때부터 봉사활동을 꾸준히 실천해온 '사람과 복지'(대표 황복순)의 저력과 황일봉 회장의 지도력이 만나면서 가능했다고 봅니다. 또한, 광주전남입양인연대, 한인입양홍보회(입양부모모임) 그리고 입양문화원을 만나서 입양아동을 사랑스럽게 키우는 방법을 모색한 것도 큰 진전입니다. '미혼모쉼터'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입양주체가 만나서 새로운 방식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기획한 대한 사회복지회 광주사무소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기회에 주민과 함께 복지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사회복지 근무자와 청소년지도자 여러분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2001년은 청소년과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생각하고 연구하는 한 해가 되었습니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의 김영지/길은배 선생과 함께 '청소년 인권지표'를 개발하고, 김민/심한기/김태황 선생등과 함께 '청소년 자치활동 지침서'를 개발한 것은 큰 성과라고 봅니다.

또한, 인간과 복지가 '인권과 사회복지'를 번역 출간하면서 기획 '한국의 사회복지와 인권' 세미나에서 발표를 한 것도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사회복지란 이름으로도 요보호아동, 부랑인, 장애인들이 지속적으로 인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반성하면서, 연이은 인권연구 속에서 저의 여가권이 박탈당한 것을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2001년은 '세계자원봉사자의 해'이었습니다. 스스로 원해서 이웃을 섬기는 봉사활동을 좀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동분서주한 한 해이었습니다. 대학생과 주부 자원봉사자를 위한 교육, 자원봉사센터의 활성화, 자원봉사지도자와의 연찬 등이 연중 계속되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광주사회복지포럼을 '자원봉사'를 주제로 진행한 것과, 시각장애인인 장영철 사회복지사가 '자원봉사활동 길잡이'를 출간하도록 돕는 일은 즐거움이었습니다.

또한, 광주여성발전센터가 기획한 전문상담원 양성교육에 관여한 것도 기쁜 일이었습니다.

저는 2001년에 새로운 양식의 복지교육을 다양하게 시도하였는데, 그중 잊을 수 없는 한 프로그램이 '제1회 사회복지동아리박람회'입니다.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부가 주최한 이 행사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대학생과 봉사활동을 하는 고등학생 복지동아리가 함께 모인 축제이었습니다. 참가한 복지동아리들이 부스를 통해서 활동내용을 알리고, 사례발표와 공연 형식으로 발표하며, 복지영화제/복지카페/책나눔전 등 부대행사로 복지인들이 '복지문화'를 만들어갔습니다. 이번 행사는 오프라인행사를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로 찍어서 '디지털화 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두 달동안 혼신을 다해서 준비한 기획팀, 사회복지학부 소모임, 고등학생 참가팀, 그리고 참가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01년은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책임성이 강조된 해였습니다. 부스러기선교회가 사회복지법인을 신청하기 위해서 이사를 요청한 것은 그 동안 제가 아동과 청소년복지를 위해서 일한 보람을 느끼게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기본재산이 적다"는 이유로 '부스러기'는 법인인가
를 받지 못했지만, 우리 사회에서 부스러기를 나누는 일의 소중함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광주북구자원봉사센터, 한국청년연합, 아이아이나라(미호넷닷컴), 광주아동학대예방센터 등에서도 책임있는 사회봉사를 요구해왔습니다. 바쁜 중에서도 송원보육교사교육원과 영산원불교
대학교 학생들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것도 좋은 추억입니다.

2001년은 유래없이 수강학생도 많고 석/박사학위 논문지도가 많은 해이었습니다. 1학기에는 사회복지개론과 사회보장론, 2학기에는 청소년복지론, 사회복지정책론, 사회복지현장과 전문직 등을 통해서 학생들을 만났고, 대학원생에게는 청소년복지론과 사회복지정책론을 강의했습니다.

적지 않은 보고서를 '이용교의 복지아카데미'에 게재하고, 복지정보를 나누며, 복지담론을 만들어 간 수강생 여러분께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함께 공부한 결과를 모아서 현재 '복지시장 만들기'와 '한국 청소년의 생활문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복지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학문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소중한 기회이었습니다. 직장생활과 사회활동으로 바쁜 중에도 학위논문을 써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정옥희, 조현웅, 이기일, 유봉애 님과,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혜영 님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2001년 한해동안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후원과 이웃의 격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겨울방학에는 온 가족이 '추억의 도시 일산'을 방문하여 민욱이네에서 그리운 이웃들을 만났습니다. 환대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특히 여름휴가를 함께 보낸 민욱이 가족에게 새해에는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추석을 인천 큰처남댁에서 보내고 장모님 생신을 쇤 후에 광주로 와서 저녁에 할아버지제사를 모신 것도 바뀐 명절양식입니다. 일정은 빠듯했지만 살아계신 어른과 돌아가신 조상을 함께 섬기는 방식입니다. 부산의 당숙모와 용익이 형, 성남의 용현 형, 그리고 울림가족이 함께 모여서 시제를 '지리산온천'에서 모신 것도 새로운 가족문화이었습니다. 독일에 있는 용성이 형 몫으로 치룬 이번 가족모임은 '조상과 후손의 만남'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준 유지남 선생 부부도 올해의 귀한 손님이었습니다. 어느날 생각이 날 때 한달음에 찾아와서 음식과 담소를 나누는 즐거움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한해동안 우리 가족구성원도 한층 성장하였습니다. 아내는 여성의전화에서 매주 이틀동안 여성학을 공부하고, 여성상담, 성교육과 가정폭력 가해자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매주 풍물팀을 지도하고 있는데, 새해에는 본격적으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호남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승재는 키가 175센티미터를 넘어섰고 의젓하게 성장하였습니다. 성적도 많이 상승하고, 친구들과 농구와 스타크래프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곧 고등학생이 된다고 독서실과 학원에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다울이는 대성여중에서 유명한 학생입니다. 잘 놀고 공부 잘하고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은 학생이라고 하니 귀엽게 봐주기 바랍니다. "영어회화를 잘 하면 외국여행을 보내주겠다"는 약속에 요즘은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온 집안 식구들이 서로 컴퓨터를 쓰기 위해서 경쟁을 하거나 순서를 기다릴 때가 많은데, 오프라인에서나 온라인에서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꿈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해에도 저는 예전처럼 사회복지학과 청소년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사회복지를 실천할 것입니다. 한국복지교육원을 통해서 시민과 함께 복지공동체를 꿈꾸고, 쉽 없이 복지평론을 쓰고 디지털복지운동을 할 것입니다. 특별히 다음 몇 가지 일에 공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한국복지교육원을 사회복지학과 청소년학의 텃밭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복지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복지학에 대한 이론을 연구하고, 담론을 형성하며,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기법을 만들어서 널리 알려야 합니다. 한국복지교육원은 온라인활동을 계속하면서, 청소년문화복지아카데미, 지역복지운동 세미나, 그리고 찾아가는 복지교육원 등과 같은 오프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둘째, 일년동안 준비한 <사회복지학>을 출간하고 새해에는 <청소년복지학>을 집필할 계획입니다. 이미 전자북으로 나온 사회복지학을 수정하여 단행본으로 출판하고, 여건이 되면 점자와 영문으로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루어왔던 청소년복지학의 집필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것입니다.

셋째, 시민과 함께 복지정책을 제안하고, 4대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의 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현재, <복지시장 만들기>를 기획하고 있는데, 1997년 <복지대통령 만들기>에 이어서 '복지시장을 만들자!!!'는 돌풍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함께 지혜를 모아주기 바랍니다.

이런 가운데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 일과 사랑을 조화시킬 수 있는 남자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가끔씩 멋있는 곳과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며, 가족과 이웃 그리고 친지에게 차와 술을 권하는 이웃집아저씨가 되겠습니다.

해가 갈수록 '속알머리는 없어지고 주변머리는 하얗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면서 시민과 함께 복지공동체를 꿈꾸어 가겠습니다.

무등산 자락에서

덧붙이는 글 | * 연락처: 홈페이지 www.welfare.pe.kr  이메일 lyg29@hanmail.net  전화 062-670-2458

덧붙이는 글 * 연락처: 홈페이지 www.welfare.pe.kr  이메일 lyg29@hanmail.net  전화 062-670-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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