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문협 회장의 서정주·이문열 비판

박노정 회장, <진주문단> 권두언에서 다뤄

등록 2002.01.02 18:06수정 2002.01.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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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문인들은 가만히 있어야만 하는가? 아니면 비판하거나 옹호해야 하는가?


2000년말 타계하면서 친일행적과 전두환 탄신 축하시로 불거진 ‘서정주 논쟁’, 홍위병 발언이 빌미가 되어 독자들로부터 책 반환까지 받았던 ‘이문열 논쟁’에 대해 문인이라면 어떤 입장을 보여야 하는가?

한국문인협회 소속 진주문인협회 회장인 박노정 시인이 12월 말에 나온 기관지 <진주문단>(제18집)에서 두 논쟁을 소개하면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노정 회장은 ‘권두언’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는데, 대개 지역 문인협회의 기관지에서 쓰는 회장의 권두언과 다른 내용이고 또 민족문학작가회의 소속이 아닌 한국문인협회 소속의 지부장이 밝힌 글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이번 참에 누굴 한꺼번에 싸잡아 비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운을 뗀 그는 “다만 문인이라면 한번쯤 심각하게 고민하고 나름대로 소신있는 견해를 가져야 한다는 주문의 다짐이기도 하다”면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정주 논쟁’이 발생한 배경과 주요 주장들을 소개했다. <국화꽃의 비밀>(새움 간)에서 김환희 씨가 “미당의 시 <국화 옆에서>에서 ‘국화’는 ‘일왕’ 혹은 ‘천조대신’이다”라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또 상금 3000만 원의 미당문학상 제정과 10억 원을 들여 고창에서 미당시문학관을 짓는다는 소식도 다루었다.


그러면서 박노정 회장은 “누가 먼저 말문을 열었는지 모르지만, 노벨문학상을 받을만 하다고 한 시인 서정주! 뛰어난 시에 비하면 번역이 뒤따르지 못하거나 국력이 모자라 아쉽다던 서정주의 시 한 편을 여기 적어둔다”라면서, “전두환 탄신 축하시” 중 일부(한강을 넓고 깊게 또 맑게 만드신 이여 / 이 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이여…)를 적어 두었다.

‘이문열 논쟁’에 대해 박노정 회장은 “이문열의 발언은 과연 정치패거리들의 발언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그이 정신상태는 온전한 것인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문열 돕기 운동본부’(회장 화덕헌)가 벌인 책 반환운동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소설가 박완서의 발언, 이를 소개한 신문 기사까지 지적했다.

박 회장은 “속내 깊은 소설가 박완서 씨의 발언이라며 무게를 더 두는 듯한 기사의 내용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문열 씨에게도 많은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권두언에서는 “기사는 반환행사 주체자들을 운동권이니 전라도니하는 이문열 씨의 발언을 예사롭게 취급하고 있다”면서, 반환행사 모임의 대표 화덕헌 씨의 이야기를 다룬 <인물과 사상>의 글을 소개해 놓았다.

박 회장은 “<인물과 사상>에 실린 화덕헌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사태에 대하여 문인들은 과연 누구를 거들어야 할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단 안팎에서 일어난 사태들에 대하여 이 땅의 많은 시인 소설가 수필가 평론가들은 더욱 맘 아파해야 할 부담을 지고 있는 셈이다”라며 권두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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