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뉴라운드 출범은 국가 이익?

뉴라운드로 고사 위기에 처한 농촌

등록 2002.01.08 11:10수정 2002.01.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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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WTO각료회의에서 뉴라운드 출범으로 국내농업분야는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되었다. 지난 UR협상 실패 이후 또다시 정부의 협상준비 미흡과 유럽 및 NTC그룹에 눈치보기식 협상전략으로 실패를 거듭한 것이어서 무대책 무전략 정책의 치부가 드러나고 말았다.

우선 이번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을 간략히 살펴보면 ▲농업부문의 공산품 수준의 대폭 자유화(equal footing) ▲시장접근의 실질적(substantial) 개선 ▲국내보조금의 실질적 감축 ▲수출보조금의 단계적 폐지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 고려 등이다.

따라서 농업분야 선언문이 시장접근의 실질적(substantial, 상당수준) 개선과 국내보조금의 실질적 감축을 규정했기 때문에 뉴라운드 협상이 적용되는 2005년부터 관세와 보조금의 수준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의 농산물 평균 양허관세율은 68.16%이나 후속 협상 이후 쌀을 비롯해 고추 286%, 마늘 382%, 양파 143%, 참깨 668%, 감자 322 % 등 높은 관세로 버텨온 많은 품목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장접근분야에서는 관세할당량(TRQ)의 확대로 최소시장접근(MMA)과 현행시장 접근(CMA)으로 수입되는 의무수입량이 증가하여 국내가격의 하락과 생산 및 소득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욱 걱정되는 것은 뉴라운드 출범 이후 농촌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앞으로 귀농자가 끊기고 오히려 이농자가 늘어나는 농촌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이다.

이와 같은 사실만 보더라도 우리농업 환경이 뉴라운드 협상안 대로 진행된다면 우리의 농업은 단숨에 국제 시장에 잠식되어 고사하고 말 것이며 시장논리를 앞세워 경제재로 치부하고 경제성이 없다하여 농업을 포기하면 머지않아 이에 대한 큰 댓가를 치룰 것이 자명하다.

이에 농업계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한 목소리로 농가소득보장을 위한 정책마련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농민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WTO 체제하에서 국내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가 확고한 '선정책 후협상 전략' 수립해야 한다"고 말하고 "농가소득보장제, 직불제, 재해보상, 국내식량구호 및 실질적인 공공비축제 등 WTO가 인정하는 각종 농가소득정책을 먼저 정착하고 이후 부문별 세부협상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현재 한국농업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맞대야 한다. 농업을 포기하고 성공한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정부와 농민, 소비자와 지식인들, 온 국민, 온 나라가 나서야 한다. 각 자의 자리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힘을 모아 난관을 헤쳐나갈 때 우리 농업은 지켜질 것이며 이를 통해 국제경쟁력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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