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검사' 향한 노동자들의 물풍선 세례

민주노총, '부패검찰 개혁 촉구대회' 열어

등록 2002.01.17 22:14수정 2002.01.1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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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노동관계법을 엄중히 적용한다면 우리나라 전체 93%에 해당하는 사업자들은 모두 불법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나라 검사들은 소수의 기득권세력에 빌붙어 더 추잡하고 반 노동자적인 법의 잣대를 휘둘러 왔습니다. 우리의 노동운동을 억압해왔던 비리 검사를 즉각 구속수사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구속된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대신해 부패 검찰의 척결을 요구한 허영구 직무대행의 목소리가 벤처밸리의 산실 삼성동 거리에 메아리 쳤다.

민주노총은 17일 낮 12시20분 삼성동 이용호 게이트 특검 사무실 앞에서 '부패검찰 개혁 촉구대회'를 갖고 즉석에서 퍼포먼스 '국민 울화통 터뜨리기 대회'를 개최했다.

짧게 자른 머리에 '파견 철폐'라는 글씨를 염색한 노동자를 비롯 50여 명의 민주노총 노조원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각종 게이트로 얼룩진 부패검찰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더욱이 지난 16일 폭력시위와 불법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민주노총 문성현 금속연맹위원장마저 추가로 기소돼 현 검찰에 대한 이들의 분노가 적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민주노총 허 직무대행은 "이 나라 검찰은 김대중 정권 4년 동안 일주일에 세 명 꼴로 무려 686명의 노동자를 구속했고, 아직도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40여 명의 노동운동 지도자들이 구속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 중추기관인 검찰에 있으면서 부정부패를 저지른 중죄인인 부패검사를 구속 수사하지 않은 것은 어불성설이다"며 "특검은 부패 검사를 즉각 구속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도중 민주노총 사회자는 "차정일 특검팀에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박수를 보내 줍시다"고 발언해 부패검찰에 대한 특검의 엄정한 수사를 기대했다.


연사로 나선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비리가 터질 때마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기에 급급했던 부패검찰들은 '전별금'이라는 명복으로 돈을 건네 받고선 그저 '떡값'이라고 피해 갔다"며 "돈에 눈먼 검찰이 아닌 법의 잣대를 공정하게 적용하는 검찰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열린 퍼포먼스 '국민 울화통 터뜨리기 대회'에는 '비리검사'가 얼굴을 내밀고 물풍선 세례를 받는 장면이 연출돼 비리검찰을 향한 노동자들의 작은 한풀이가 진행됐다.


허 직무대행은 "이번 권력형비리에 검찰이 연루된 사건을 계기로 그 동안 검찰개혁운동을 벌여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와 힘을 모아 강력한 부패검찰 개혁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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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꿈을 해몽한다" 작가 김훈은 "언어의 순결은 사실에 바탕한 진술과 의견에 바탕한 진술을 구별하고 사실을 묻는 질문과 의견을 질문을 구별하는 데 있다. 언어의 순결은 민주적 의사소통의 전제조건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젊은 날을 "말은 질펀하게 넘쳐났고 삶의 하중을 통과하지 않은 웃자란 말들이 바람처럼 이리저리 불어갔다"고 부끄럽게 회고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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