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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일어나셨어요?"
이성원(52) 전도사와 부인인 고민희(48) 씨의 하루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문안을 살피면서 시작된다.
지난해 9월부터 영광읍 신하리 신평교차로 옆의 작은 교회인 신평교회에서 치매노인을 모시고 살고있는 이들 부부를 찾았다. 이들은 무안이 고향이다. 이 전도사는 20여 년간 고향인 무안의 읍면사무소에서 공무원으로 그 지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공직 생활을 했다. 그리고 명예퇴직을 한 후 소망양로원을 운영했던 박은임 전도사의 소개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
현재는 문을 닫은 소망양로원에서 옮겨 온 5분의 할머니와 지역에서 오신 노인 3명 등 8명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이들 부부와 함께 생활하고 계신다. 그 중 할아버지 한분은 아주 심한 치매로 오줌, 변 등은 물론 먹는 모든 것까지도 돌봐 주어야 하는 형편이다. 그리고 오갈 데 없는 할머니 등 세 분 정도가 치매증세를 보이고 있어 단 한시도 눈을 떼는 것이 힘든 상황이다.
밤늦은 8시 신평교회를 향했다. 조립식 판넬로 지은 듯한 세개의 건물이 캄캄한 밤 가운데 흐리게 보인다. 걸레를 들고 바지를 반절 걷어올리신 한 여자분이 나온다. 아마 사모님이신가 보다.
"글쎄요…목회와 함께 봉사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집사람이 하고 싶어 했어요."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느냐고 묻자 이성원 전도사가 전한 말이다.
이 전도사는 보람을 묻자 "지금은 적응을 하고 있을 뿐 보람을 느낄 시간이 없는 것 같다"며 "실제로 자식들이 있는 분들도 있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혹 교회 다니시는 분들이 도와 주지 않나 싶어 교인들의 수를 물었다. 9명이 전부라고 한다.
수천만원, 수억을 준다고 해도 하기 힘든 일을 자기 자신들의 거의 평생을 모은 돈을 털어 투자(아니 '희생'이 맞는 것 같다)하고 있는 부부.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서 이들의 활동이 더 즐거운 일이 되기를 바래본다.
마지막으로 소망을 물어보았다.
"바램은 다른 것 없습니다. 그저 늙으신 분들이지만 예수님을 알았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말하는 내내 "한일도 없는데… 알릴 것도 아닌데…" 하면서 겸손해하면서 얼굴들기를 무서워하는 이성원 전도사. 그리고 인터뷰 내내 치매 할아버지의 뒷수발 때문에 이야기할 틈이 없었던 고민희 씨. 그들의 사랑담은 행동이 어두운 밤길을 비춰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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