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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미국 내에서만 1500만 장이란 경이적 판매고를 기록하며 90년대 여성 싱어 송 라이터의 붐을 주도한 걸작 'Jagged little pill', 98년 전작의 분위기와 상반된, 내면적 열정을 담은 차분한 사운드로 변신하며 팬들을 당혹시킨 문제작 'Supposed former infatuation junkie'. 이 작품들은 90년대 여성 아티스트를 대표하고 있는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이 내놓았던 스튜디오 정규앨범이다.
이제 그녀는 두 장의 앨범에서 보여준 상반된 분위기를 믹스시킨 신작 'Under rug swept'를 들고 4년만에 우리 곁에 돌아왔다.
캐나다 출신으로 자국내에서 10대 시절, 두 장의 댄스 팝 앨범을 발표하며 아이돌스타로 인기를 모았던 앨라니스 모리셋은 명 프로듀서 글렌 발라드(Glen Ballard)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락 뮤지션으로 탈바꿈한다.
95년, 자신의 메이저 데뷔앨범 'Jagged little pill'에서 다분히 공격적인 성향의 락 사운드를 들려준 그녀는 96년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비롯 4개 부문을 석권, 9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락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3년간의 공백기 동안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재충전을 한 그녀는 98년 영화 'City of angels’의 사운드 트랙 수록곡 'Uninvited’를 통해 한결 차분해진 사운드로 음악적 변신을 시도한데 이어 두 번째 정규앨범 'Supposed former infatuation junkie'에서 자신의 내면적 감성을 짙게 표출해낸 가사, 사이키델릭, 일렉트로니카 등 보다 다양해진 사운드를 들려주며 얼터너티브 락 뮤지션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뮤직비디오에서 앨라니스 자신이 직접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완전 누드로 나와 화제를 낳은 2집의 싱글 ‘Thank you’는 보다 철학적인 음악 세계로 치닫는 그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곡이었다. 99년에 발표한 'MTV Unplugged' 라이브 앨범은 이러한 그녀의 정적인 음악적 변화를 감상할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한결 여유로워진 분위기의 신작 'Under rug swept'
그녀의 통산 세 번째 정규앨범인 'Under rug swept'는 당초 2001년 6월경 발매 예정이었으나 소속사인 매버릭 레코드(Maverick Records)와의 마찰로 인해 연기를 거듭하다 지난 2월 하순,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그간 데뷔앨범부터 함께 작업해온 프로듀서 글렌 발라드의 도움 없이 홀로 프로듀싱까지 해낸 그녀는 3집에서 1, 2집의 상반됐던 색깔을 적절히 섞으며 자신만의 독창적 음악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본작의 첫 번째 싱글 ‘hands clean’은 전작의 무거웠던 분위기를 탈피시킨 곡으로 심플한 리듬에 편안하게 와닿는 사운드가 인상적인 모던록 넘버다. 데뷔 시절의 하드하고 날카로운 사운드를 재현해내고 있는 ’21 things I want in a lover’, 포크적 색채가 짙은 ‘flinch’, ‘that particular time’, 신서사이저와 무드 기타, 앨라니스의 고혹적 보컬이 조화를 이룬 ‘You owe me nothing in return’, 9.11 참사의 아픔을 애절하게 그린 ‘Utopia’에 이르기까지 본작은 강렬한 락 사운드의 전반부와 어쿠스틱한 감성이 물씬한 후반부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앨라니스의 또 다른 음악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본작은 9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락 뮤지션 앨라니스 모리셋의 앞으로의 음악적 향방까지 예상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두 장의 정규앨범과 한 장의 라이브 앨범 등을 통해 점차 철학적, 내면적 성찰로 침잠해 들어가는 사운드를 들려주던 그녀는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한 본작을 통해 다시 예전의 활기찬 사운드를 접목시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적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분명 이번 작품은 한결 여유롭고 자유스러워진 앨라니스 모리셋의 음악적 자세(attitude)가 짙게 배어난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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