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은 자존심 게임이다

강준만 교수 '노무현과 자존심' 펴내

등록 2002.05.09 09:06수정 2002.05.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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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무현 관련 서적의 출판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대의 독설가'로 평가받고 있는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에 이어 '노무현과 자존심'(인물과사상사)이라는 새로운 노무현 관련서를 발간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강 교수는 이 책에서 이번 2002년 대선의 의미를 "'보혁구도'의 싸움도 아니고 '좌우구도'의 싸움도 아니다. 지역주의 싸움도 아니다. 'KS대 상고의 싸움'도 아니다. 자존심을 지킬 수 없게 만들었던 '내 마음속 공포'와의 싸움"이라고 규정하며, 노무현을 향해 이루어질 각종 야비한 검증은 바로 우리 국민의 '군사독재 멘탈리티'에 대한 검증이라고 역설한다.


강 교수에 따르면 오랜 권위주의적 질서 속에서 속박당해온 국민들은 '김대중식 민주주의'를 원없이 누리면서도 '박정희식 리더십'을 그리워하는 이중성을 보인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는 '김대중'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영남의 반DJ정서를 강화하여 이를 득표로 연결시키기 위해 노무현을 '김대중의 꼭두각시'로 규정하고 이를 끝까지 물고 늘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럼 '이회창은 전두환 정권의 꼭두각시'냐고 되묻고 있다.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제기된 노무현의 색깔 논쟁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강 교수는 특히 노무현을 과격하다고 비판하는 최병렬에 대해 "한국은 한 번 들었다 놓을 정도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본인의 주장과 비교하여 과연 누가 더 과격한지 묻고 있다.

이책에서 강 교수는 그가 평소 천착해온 '수구언론의 편향성' '학벌-연고주의'에 대해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조선-동아의 노무현 죽이기'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그들이 이제 치사함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또한 이들 신문에 칼럼을 기고한 한양대 교수 이민웅, 한국외국어대 교수 정진석에 대해 그들의 당파성을 존중하나 그 당파성이 무엇을 위한 당파성인지 자문자답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두 교수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강 교수는 진보진영에 대하여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어 많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에 대하여는 민주노동당과 본인(강준만 교수) 사이에는 상호불신과 아비투스(습속)의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안타까워하며, 신문에 비해 비교적 중립적인 방송을 적극 이용할 것을 조언하는 애정을 보이기도 하지만, 민주노동당 송파을지구당 위원장 이호곤에 대해서는 '독선과 오만'을 지적하고 있고, 노무현 지지자 중 다수는 '상처받은 김대중주의자들'이라는 주장을 한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이광호에 대해서는 '상처받은 백기완주의자' 아니면 '상처입은 권영길주의자'냐고 되묻고 있다.


또한 '노무현 씨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여 논란을 일으켰던 장기표에게는 '민국당 입당'이후 '판단 마비'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조속한 '판단력 회복'을 바란다고 비판하여 이후 장기표 씨와의 논쟁이 예상되고 있다.

노무현이 비전과 정책이 부족하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강 교수는 정치를 바꾸는 것,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비전과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지키지도 못할, 지킬 의지도 없는 비전과 정책이 무에 그리 중요하냐고 반박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강 교수는 노무현에게 제기되는 잘못된 비판들을 특유의 독설과 실명을 거론하는 방식으로 비판하여 노무현 바로보기를 시도하고 있으나, '김대중죽이기'를 통해 현정권 창출에 기여했던 강 교수가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의 대통령 만들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예상되고 있다.

노무현과 자존심 - 2002 대선을 향한 강준만의 제언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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