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풍' 진원 광주 정치돌풍 경보

정치개혁태풍 상륙...광주시장문제 해법은

등록 2002.05.22 11:54수정 2002.05.30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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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풍'을 만들어냈던 광주가 또 다른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노풍' 이후의 '지방선거 폭풍' 이 발생중이다.

▲ 8일 오후 광주전남자치연대는 후보자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6.4 무소속 대반란

4년전인 98년 6월 4일, 광주전남에선 '무소속의 대반란'이 있었다. 22개 전남 각 시장 군수중 13명의 무소속 단체장이 당선됐다.

고재유 시장을 선출해 정치적으로 패배했다는 평을 받는 광주시장 선거의 책임자인 박광태 전 광주시지부장, 두 명의 기초단체장 후보가 모두 낙선한 국창근 전 담양·장성 위원장, 친동생을 군수로 만들려고 무리수를 뒀다가 봉변당한 전 김봉호 해남·진도 위원장, 지구당 공조직이 무소속 후보를 지원해 버린 전 화순 박찬주 위원장, 이외에도 무소속에게 기초단체장을 빼앗긴 전 구례 양성철 위원장, 여수 김충조, 김성곤 전위원장 등이 냉엄한 민의(民意)의 심판을 받았다. 그리고 이들 국회의원들의 대부분은 지금 금배지를 잃었다.

광주시의회 바뀐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더 크다.
'무소속의 반란' 정도가 아닌 '지방정치개혁의 태풍'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 돌풍의 핵도 전남에서 호남 정치의 중심무대인 광주로 이동중이다.


먼저 광주 시의회의 세대교체가 급속히 진행중이다.
광주광역시 제3대 시의원 16명중 신이섭(동구), 반명환(북구갑), 이형석(북구을) 등 단지 3명만이 공천을 받았으며, 이 중 이형석 의원은 비례대표 시의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거의 90%의 물갈이가 진행된 셈이다.

이춘범, 김관선 등 노후화된 세대들이 대거 철수하고 김선옥(서구), 송태종(북구을), 최영호(남구) 등 비교적 젊은 세대의 지방정치인들이 민주당 시의원 경선 과정을 통과했다.

여기에 조진상 환경녹색후보(서구), 문상필 자치연대후부(북구갑), 이상록 전광산구의원(광산구)등 무소속 시의원 후보군들의 시의회 진출이 예상되고 비례대표로 정현애(전 전교조 광주지부 부위원장) 이상택(장애인단체총연합 회장) 윤난실(민주노동당)등의 당선이 확실시 돼 광주시의회의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구태의연하고 반민주적이기조차 했던 광주시의회 정치가 끝나가고 있다.

정치개혁 돌풍 일어나나

'지방정치개혁 돌풍'의 눈에는 무소속 단체장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동년 광주광역시장후보, 김상집 광주서구청장 후보, 김재균 광주 북구청장 후보, 전영복 광주동구청장 후보, 신정훈 나주시장 후보, 김정민 목포시장 후보, 주승룡 여수시장후보, 안세찬 순천시장후보 등이 바로 그들이다.

민주당은 '국민경선제'로 국민들의 큰 호응을 얻어 '노풍'이라는 정치돌풍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광주·전남지역 경선에서는 곳곳에서 후유증이 발생, 시·도민들의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다. '무늬만 시민경선, 내용은 부정독선'이 횡행했기 때문이었다.

이들 무소속 후보들은 언론사들과 자체 여론조사 결과 지난 3-4월과 달리 민주당 경선 혼탁이 곳곳에서 불거진 5월들어 지지도가 급상승해 민주당 후보들과 각각 방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동년 대안론 상승세

정동년 광주시장 후보의 경우 최근 광주 기독교방송(CBS)등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정일 후보와 30.6%대 20.4%(부동층 46%)로 10%정도의 차를 나타내고 있으나, 이는 이전의 여론조사들에서 절반 이상의 차이를 가졌던 점에 비하면 급속히 지지도가 상승했고, 2-30대 지지층들이 확산되고 있어 입후보 등록때쯤이면 오차범위내로 추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대세론에서 정동년 대안론으로 광주여론이 움직일 경우 광주시장선거는 새로운 돌풍의 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 자체조사 결과 김재균 북구청장후보는 인지도와 지지도에서 오주 후보를 3배 이상의 차이로 앞서가고 있으며, 김상집 서구청장 후보는 안성례 시의원과는 상당한 차로 뒤졌으나 민주당 김종식 후보에게는 박빙 우세로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영복 동구청장 후보 역시 박종철 동구청장에게는 오차범위내에서 뒤졌으나 민주당 유태명 후보에게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선 부패 민주당 분열중

▲ 2일 열린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후보들의 마지막 합동연설회.ⓒ 오마이뉴스 이주빈
더구나 이들 후보들은 각 지역구의 민주당의 부패독선과 부정경선으로 인한 민주당 조직의 이탈로 힘을 얻고 있다.

동구는 박종철 동구청장이 동구지구당 김경천 위원장의 독선에 항의 탈당했고 최근 조수웅 동구지구당 부위원장마저 김경천 위원장을 비판하고 각각 전영복 후보에게 지지로 기울었다. 거기다 도청이전반대운동의 중심지로서 민주당에 대한 심판열기가 뜨겁다.

서구의 김상집후보는 개혁성을 무기로 시민운동세력의 지지에 힘입어 김종식 후보의 관권금권정치를 공략하고 있다. 이미 시민단체들에서 경선과정의 부정선거행위로 김종식 후보의 후보사퇴를 촉구하고 있으며, 안성례 의원 등 개혁성향의 경선 탈락자들이 김종식 후보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정일 전 서구청장의 급속한 위신추락도 김종식 후보 지지를 약화시키고 있어 2-30대 청년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김상집 후보의 개혁노선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북구도 마찬가지다. 사실 북구 갑과 북구을 지구당은 북구청장 경선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 박광태 위원장이 북구 을의 보수세력이라 할 수 있는 오주, 이춘범, 노대영 시의원과 일종의 수구대연합을 형성, 북구 을 김태홍 위원장의 개혁노선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만들었다. 따라서 북구의 두 지구당의 협력은 내용상 물 건너갔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북구 갑을 양 지구당에서 공천 내천을 받은 지방의원들 상당수마저 박광태 위원장과 오주 후보의 반개혁적 태도에 선을 긋고 오히려 김재균 후보와 연합을 시도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여기에 박광태 위원장의 독선과 비민주적 횡포를 심판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도지사 선거에서도 송재구, 송하성 두 무소속 후보가 선전을 벌이면서 막판 단일화를 이룰 가능성도 있어 박태영 민주당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남 각지에서 민주당과 무소속들의 한판 대결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단체장 프리미엄을 얻고 반란을 일으켰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단체장 프리미엄과 변화를 요구하는 지역민의 요구와 결합된 개혁성을 내걸고 있어 정치개혁의 파고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들 개혁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의 운동이 정치개혁의 돌풍으로 이어져 성공을 거둘지, 올림픽 경기나 대중의 무관심속에 묻혀 찻잔의 태풍이 될지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그러나 지역의 민심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음도 사실이다.

광주시장 문제의 해법은?

민심이 이동하고 있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그것은 3.16 광주경선에서 구태의연한 지역인물보다는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주창하는 노무현을 광주가 선택함으로서 나타났다. 광주는 정치혁명을 이룬 것이다. 지역민들은 지금 '노풍'의 정치혁명을 우리 지역 내부의 '정치개혁'으로 이어가고자 하고 있다. 한마디로 '질려버린' 호남의 정치체제에서 '이제 그만'을 요구하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광주에 민주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광주시민이 모두 민주당'이라고 생각해왔으며, 그런 정서를 유감 없이 보여줘 왔다. 그러나 민주당의 기득권자들은 그 과실을 다 따먹으면도 비민주 독선 부패 무능으로 지역민을 실망시켜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권과 민주당 일부의 부도덕으로 민주시민이 창피해 고개도 못드는 상처를 입었으며, 도청이전 등 실익 없는 정치로 살기만 더 팍팍하다고 느끼는 것이 오늘의 시민정서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한 현상이 현재의 지방정치개혁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호남의 개혁없이 민주당의 개혁 없고, 호남의 개혁없이 나라의 개혁 없다'는 시대적 구호가 걸려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승리를 위해서도 호남의 개혁은 필요하다. 부정 부패한 민주당 기득권자의 승리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 승리를 만들었던 참된 민의의 승리야말로 노무현과 개혁의 시대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 호남정치의 해법은 간단하다. '민주당의 호남정치를 개혁하라'다. 복잡다단하게 얽혀 수렁에 빠져있는 민주당 광주시장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 또한 간단하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풀 일이 아니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와 광주의 6개 지구당 위원장들이 모여 '주권재민'에 입각해 광주사람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선언하는 것이다. 당에서 후보를 안내고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다면 광주 사람들 대다수가 민주당인데 그럼 당이 따로 있었느냐고 대답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정신이 되지 않을까.

시민을 이겨 누르려 하지 말라.
심판과 정치혁명은 계속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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