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듣기엔 처량한, 패러디 아르페지오'라는 기사를 읽고 곧 한 음악 사이트로 가서 '자전거 탄 풍경'의 앨범 '너희가 통기타를 믿느냐'를 들었다.
우선 나의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배성록 기자님의 평처럼 이 음반이 그저 그런 식상한 패러디 음반이라는 데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배성록님께서는 이 음반을 "통기타 연주자들의 10대(teen_ager) 가수들에 대한 힐난" 정도로 해석하셨지만, 나는 음반 전체를 감상하면서 오히려 "기존 가요에 대한 새로운 해석' 정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가시나무''DOC와 춤을''오빠' 등을 부르는 주자들의 목소리에서는 전혀 기존곡들에 대한 조롱어린 느낌을 가질 수 없었으며, 오히려 새로운 해석과 반주로 열창하는 모습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화려한 아르페지오와 음악 전체를 장식하는 주자들의 화음에서는 진지한 음악적 표현만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어머니께''오빠'속에 있는 의도적인 고함소리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배성록 님과 나의 의견은 사뭇 다르다. 배성록님은 그 고함소리에 "의도적 패러디, 그 중에서도 아이돌 스타들에 대한 야유"라는 혐의를 씌웠으나, 나는 그 고함소리를 그저 단순한 창법, 그리고 곡의 표현을 위한 극적 장치 정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고함소리 자체를 희화할 뿐, 그 희화된 소리에서 '아이돌 스타에 대한 야유'라는 해석을 이끌어 낸 것은 배성록 님의 곡 해석이 곡 자체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 필자의 선입견에 의한 곡해석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너희가 통기타를 믿느냐(자전거 탄 풍경)"에는 전자음원에 의한 원곡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어쿠스틱 만의 독창적 곡해석과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물론 곡 감상을 하면서 원곡에 의한 느낌을 모두 떨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편곡된 음악의 느낌은 원곡의 그것과 무척이나 다르다.
'자전거를 탄 풍경'이 노린 것은 '10대 가수에 대한 야유'가 아니라 대중과 매체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어쿠스틱에 대한 '일종의 가능성을 발견을 시도'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단순히 이 아름다운 연주들을 기존곡들의 패러디로 해석하기에는, 원곡에 대한 희화화를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음반을 통해서, 전자음원 시대에 어쿠스틱의 새로운 가능성, 혹은 이미 존재했으나 외면 받아온 그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감상'이란 원래 주관적인 것이므로, 이 글은 본 필자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감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표현하려는 것일 뿐임을 밝힙니다. -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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