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정부는 축구 경기가 두렵다. 한국이 월드컵 축구 16강 진출을 놓고 10일 미국과 운명의 일전을 벌이는 가운데 경찰청이 당일 서울 도심에 몰릴 거리 응원 인파가 반미 시위에 휩쓸릴 것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월드컵 응원의 반미 시위 비화에 대한 우려는 8일자 일간지들의 주요 기사로 다뤄졌다.
미 대사관은 일찌감치 10일 오후 휴무를 선언했다. 경찰청은 "사이버상에서의 근거 없는 소문의 유통을 단속하기 위해 사이버수사대 600여명을 동원했다"는 정보도 흘렸다. 6일 사망한 미군 고압선 감전 사망자 전동록씨의 노제도 10일 광화문 네거리로 예정돼있고 대학 총학생회들이 반미 응원단을 속속 조직하고 있어 반미 감정의 고조가 축구 응원으로 폭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난 2월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안톤 오노의 더티 플레이로 금메달을 빼앗긴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 선수가 대구에서 열리는 미국전을 현장에서 응원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그러나 김동성측은 "올림픽과 이번 월드컵 관전은 전혀 관계가 없다"며 "스포츠는 스포츠로 보아달라"고 반미 분위기의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반미 분위기의 이상 고조로 '정상적인 반미 응원'조차 수위가 낮춰지는 분위기. 붉은 악마의 신인철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변의 우려처럼 반미감정 등을 앞세워 응원하는 것은 지양하고 순수하게 선수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응원만 펼칠 계획이다. 이번에는 카드 섹션 응원을 새롭게 선보이는데 당초 'Oh! No. USA'등의 문구를 생각했다가 이 때문에 포기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CNN에는 한국-폴란드전 직후 한국의 응원문화를 칭찬하는 칼럼이 실리기도. CNN의 해외 스포츠 프로그램 '월드스포츠'의 진행자 테리 배두는 4일 "수많은 한국 서포터들이 서울 시내로 모여들면서 붉은 물결의 바다로 변했지만 유럽이나 남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위협적이고 적대적인 분위기가 전혀 없었다. 한국 팬들은 축구를 즐기는 세계 각국에 대단한 모범을 보였다"고 우리 응원 문화를 호평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한민족과의 애증으로 가득 찬 미국이지만 축구 경기에서는 한국팀이 깨끗한 플레이로 선전, 세계 초강대국의 콧대를 꺾어주길 기대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이다.
이회창, 노무현에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
한국일보 창간48돌 기념 대통령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34.7%로, 34.1%를 얻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0.6%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의원(한국미래연합)과 정몽준 의원(무소속)이 각각 6.6%와 5.1%에 머물렀으나 무응답층이 19.5%에 이르는 것이 눈길을 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한나라당이 31.8%로, 24.3%의 민주당을 앞질렀다.
다음은 4일자 주요일간지의 초판 1면 머리기사.
<국민일보> 10일 한-미국전 반미시위 우려
<경향신문> 선거 앞두고 이익단체 제몫 챙기기/'세금 깎아달라' 억지민원 봇물
<동아일보> 각당 공약/ 무슨 돈으로 실천하나
<조선일보> 6월 '불볕더위'
<한겨레> 지역단체 '공약검증' 활발
<한국일보> 6.1 유권자 무관심 심각/각당 부동표 공략 총력
<동아><중앙>에 사제간 애정 다룬 드라마 '로망스' 비판 사설
6일 MBC 수목드라마 '로망스'를 둘러싼 교육계의 '교권 침해 논란'을 보도했던 동아일보가 7일에는 사설과 기자 칼럼을 통해 TV드라마의 선정주의 논쟁을 지피고 있다.
동아일보는 '교원단체 반발 이유 있다'라는 사설에서 "문화 창작물을 놓고 특정 집단이나 개인이 과도하게 항의 표시를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그러나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창작물의 내용이 사회의 건강성을 해치고 객관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이 용인할 수 없는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고 드라마를 비판했다.
사설은 "이 드라마는 젊은 여교사와 남자 고교생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여관에 함께 투숙하는가 하면 교실에서 키스를 나누는 장면도 방영됐다. 이런 내용이 극장 등 제한된 공간이 아닌,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안방극장’에서 과연 ‘표현의 자유’라는 울타리 안에 보호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교총의 항의를 옹호했다.
전날 <'로망스' 교권침해 해도 너무한다>는 기사를 쓴 사회부 박용 기자도 기명 칼럼에서 전북의 한 고교교사와 서울의 한 고교 교감의 우려를 전하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중파방송은 방송사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의 재산이며 공영성과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흥미를 느낀다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면죄부까지 부여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가판을 내지 않는 중앙일보도 웹사이트에 올린 사설(사랑과 교육 사이)에서 "로망스처럼 나이와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심심치않게 벌어지고 있다. 원칙적으로 나이와 신분의 차가 불륜의 잣대가 될 수 없으며, 따라서 이들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가 우리 사회에 해로운 것은 아니라는 의견에 동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이 사랑이라는 주제에만 매달려 방송미디어가 지니는 사회교육적 기능을 등한시하지 않기를 주문한다…제작진은 교원단체들의 불만에 겸허히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라고 동아일보와 논조를 같이 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이미 촬영이 완료된 다음주 방영분만 나가면 문제의 고교시절을 건너뛰게 돼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도 가라앉을 전망이다. 연합뉴스도 동아일보 보도에 뒤이어 두 꼭지의 기사를 만들었지만 타 신문들은 아직 '로망스 사태'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장중호 일간스포츠 발행인, 한국일보 상대 73억대 소송
동아일보는 사회면에 일간스포츠 발행인 장중호씨가 한국일보 대상으로 낸 소송을 1단 기사로 다뤘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일간스포츠 발행인인 장중호 씨 등 3명은 7일 '한국일보가 대납해 준 상속세 73억원에 대한 채무가 없음을 확인해 달라'며 한국일보사를 상대로 채무 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장씨 등은 소장에서 "아버지인 고 장강재 한국일보사 회장이 93년 사망할 당시 경기 하남시 땅을 회사에 유증하는 대신 아들들의 상속세를 이 재산으로 대납받기로 약정했다"며 "한국일보사가 98년 이사회를 통해 이에 동의한 뒤 상속세 73억원을 모두 납부했는데 회계장부에는 이를 가지급금으로 분류해 본인들에게 채무가 있는 것으로 처리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고.
다음은 사회면 머리기사
<국민일보> 미국계 기업-미군기지 한국직원들 '응원 딜레마'/6.10 한-미전 "어쩌나…"
<동아일보> "한미전 성숙한 응원 펼쳐 당당한 모습 세계에 보이자"
<조선일보> 회사는 휴무…대학은 휴강 잇따라/한미전 10일은 '축구휴일'
<한국일보> 길거리 축제 앞두고 긴장감
<경향신문> 반미감정 폭발 비상
<한겨레> 월드컵 열기 뜨겁지만 '특수'는 미지근/ 시장-관광업 되레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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