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조간] "브리짓 바르도는 파시스트"

움베트로 에코의 비판

등록 2002.06.11 22:03수정 2002.06.19 19:50
0
원고료로 응원
월드컵과 6.13 지방선거는 이번 주 일간지들의 양대 이슈다. 그러나 투표일이 임박했음에도 갈수록 지방선거의 힘이 빠지는 것 같다.

12일자 주요 일간지의 머릿기사는 지방선거 판세 분석이었지만, 정작 눈길을 끈 것은 덴마크 문전으로 달려들다가 힘없이 쓰러진 지네딘 지단의 사진이었다.

1면 사진의 대부분이 지단의 모습을 담고있어 지단의 모습이 예선 3경기에서 무득점 끝에 16강 진출에 실패한 프랑스 축구의 현주소를 상징하고 있다. 타 신문들의 '프랑스 16강 탈락'이라는 평범한 타이틀보다 <'아트사커' 쓰러지다>라는 동아일보의 타이틀이 한층 눈길을 끈다.

프랑스의 16강 탈락 소식과 함께 경향, 세계, 조선일보에 실린 '움베르토 에코의 브리지트 바르도 비판'이 묘한 어울림으로 다가온다. 신문들은 에코가 '세계의 문학' 여름호에 실린 김성도 고려대 교수와 대담에서 "어떤 동물을 잡아먹느냐의 문제는 문화인류학적인 문제, 넓게는 문화간 번역의 문제”라면서 “설사 다른 문명권에서 개고기를 먹는 사실에 혐오감을 느낀다고 해도, ‘관용 정신(tolerance)’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에코는 "바르도는 프랑스 극우파 당수인 르펜의 지지자이며 파시스트라고 밝히고, 그녀의 비난에는 인종차별적 색채가 농후하다"고 바르도를 시원하게 비판했다.

일본 축구의 '신성' 이나모토 준이치가 정작 소속팀인 잉글랜드 아스날에서 방출됐다는 소식도 화제거리.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스날이 2002-2003시즌을 앞두고 이나모토와의 재계약을 포기, 방출대상 명단에 올렸다는 소식이 1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협의회(PFA) 공식 사이트에 공시됐다고 한다. 이나모토는 러시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지만 문제의 득점이 오프사이드였다는 논란을 일으켜 러시아 훌리건들로 하여금 모스크바 폭동을 일으키게 한 장본인이라는 구설수에 올라있다.

세계일보는 "선관위가 민주당 소속인 임창열 경기도지사의 선거 개입에 대해 경고 조치, 민주당 진념 경기지사 후보의 관권선거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기도 선관위가 "임 지사가 민주당 최고위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와 정당연설회에 참석한 것은 관련선거법 규정 위반"이라고 경고 공문을 보냈다고. 조선일보는 탈북자 9명의 북경 영사관 진입을 1면 머릿기사로 다뤘다.


한국일보는 자사가 2월부터 축구협회와 공동으로 추진한 '붉은 옷 입기 캠페인'이 월드컵 응원 열기와 맞물려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일보가 지핀 불씨 요원의 불길로 타올라'라는 제목을 10, 11면에 걸쳐 길게 걸었다.

반면, 한겨레는 언론계의 이슈인 한국일보의 워크아웃(기업회생작업)에 대한 사설을 게재했다. 한겨레는 "같은 일을 해온 한국일보가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일부에서는 한국일보에 적용되는 워크아웃 조건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특혜가 아니냐는 것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겨레는 "우리는 이런 지적이 옳은지 그른지 가릴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하다. 다만 이런 말들이 억측으로 판명되기를 바란다. 한때 잘나가던 한국일보가 오늘의 불행을 맞게 된 것은 자업자득의 면이 크다고 본다"고 따끔한 비판을 했다.

다음은 4일자 주요일간지의 초판 1면 머리기사.

<한겨레> 서울-대전-울산-제주 초경합 4곳 총력전
<국민일보> 내일 지방선거/서울에 건다
<경향신문> 후보 자질검증 막판쟁점 부상
<세계일보> 한나라8-민주3-자민련 1곳 우세/격전지 집중 공략
<대한매일> 승부처 수도권 총공세
<한국일보> 6.13 선거 '냉동 표심' / 풀뿌리민주 고사 우려
<조선일보> 북경 한국영사관 탈북 9명 또 진입
<동아일보> '아트사커' 쓰러지다

사회면 머릿기사는 선거에 무관심한 민심과 우리 응원문화에 대한 외신의 호평이 주를 이룬다.

축구 응원에 있어서는 남북이 따로 없었던 것같다. 대한매일은 북한 신포에서 경수로 작업을 하고 있다는 박영일씨의 글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박씨의 글은 "북한에서도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화제가 되고 있다"며 "한국인 근로자들의 응원 소리에 10m 밖의 북한군 초병이 무슨 일인가 하고 찾아와 함께 응원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김정배 고려대 총장의 사퇴 임박을 단독 보도했다. 경향은 성만영 고대 학생처장의 말을 인용, "김 총장이 11일 오전 김학렬 교무부총장 및 처장들을 통해 사임의사를 밝혔다”며 “12일 오후에 열리는 교무위원회를 통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고려대의 학보인 고대신문사가 지난 3일자에 쓴 총장직선제 비판 사설에 메스를 댔다. 고대신문의 사설은 '직선제 미련 버려야 할 때'라며 “세계 어디에도 제대로 된 대학에서 총장직선제를 실시하는 곳은 없다” “직선제 총장은 이미 이익집단으로 움직이는 개별 단과대학들의 이해관계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등의 논거를 제시하며 시종 직선제의 '폐해'를 지적했다. 김 총장의 사퇴는 이 같은 사설이 무색한 사태의 반전이다. 한겨레는 "고대신문 사설이 나가자 고대신문 홈페이지에는 사설 내용과 작성자를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고 전했다.

다음은 사회면 머리기사

<국민일보> "13일은 투표하고 축구보는 날"
<동아일보> "투표하고 축구 봅시다"
<대한매일> "월드컵 열기 투표장으로"
<세계일보> 후보들 '부동표 잡기' 애간장
<한국일보> "14일엔 제2 인천상륙작전"
<경향신문> 월드컵 시민의식 빛났다
<한겨레> 세계가 놀란 한국식 응원
<조선일보> "뜨겁고 평화롭고 순수했다"/ 외국기자들이 본 한국 응원축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3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4. 4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5.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