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장 선거, 8시간 혈전의 현장을 가다

숨가쁜 추격 긴장과 초조로 날 새워

등록 2002.06.17 17:03수정 2002.06.17 17:55
0
원고료로 응원
개표가 시작된 후 시종일관 신정훈 후보가 김대동 후보를 5% 이상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부재자 투표함이 열렸다.

70%이상 개표가 완료된 시점에서 열린 부재자 투표함 개표는 앞으로의 예측을 불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두 후보간의 표차는 1500여 표로 신 후보의 승리가 예감됐었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 개표결과, 김 후보가 798표차로 신 후보를 압승함에 따라 두 후보간의 격차는 700여표차로 좁혀지기 시작했다.

이 여세를 몰아 몇 군데의 투표구에서 김 후보가 선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새벽 2시께 신 후보와 김 후보간의 표차가 600여표까지 좁혀지자 신 후보 진영은 불안, 초조해진 반면, 김 후보진영은 역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올라 희비가 교차됐다.

남평, 산포선거구 개표 긴장 고조

80%이상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남아 있는 투표구는 남평, 산포, 공산, 동강, 영산 3투로 650여표차를 뒤집기에 충분했다. 특히 김 후보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남평과 산포에 모든 관심이 쏠리게 시작했다.

김 후보가 신 후보를 남평과 산포에서 1천200여표 이상 격차를 벌일 경우 전세가 뒤바꾸기에는 충분. 설상가상으로 신 후보가 믿었던 공산, 동강 2곳에서 400여표 이내로 밖에 표차를 넓히지 못하자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시계 초침이 3시를 가리키고 있는 가운데 개표장을 떠났던 김 후보 진영의 참관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순조로운 순항을 하다 갑작스레 나타난 암초에 맞닥뜨린 신 후보 진영은 금천, 노안 한 투표구당 300-400이상 김 후보에게 뒤졌던 것을 상기했던 탓인지 초조한 모습들이 역력했다.


반면, 김후보 진영은 7시간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굳어졌던 얼굴이 펴지면서 생동감이 넘쳐났다.

생기·긴장, 후보간 교차


운명의 순간. 남평 3투 개표가 시작됐다. 남평 5개 투표구 가운데 남평 3투는 다음 4개 투표구의 표심을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리게 됐다. 현재 90%가까이 개표가 완료된 시점에서 두 후보간의 표차는 900여 표, 김 후보에게 유리한 산포가 남아 있기 때문에 남평에서 800-1,000여 표 이상의 차이만 벌어지면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였다.

분류기에 남평 3투 투표용지가 들어가고 분류작업은 '마파람 게 눈 감추듯' 진행됐다.

100, 80...................150, 120.............200, 150.................250, 200.............350, 270으로 80여표차로 마무리, 큰 표차가 날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가고 신 후보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순간 신 후보진영은 안도, 다른 한편은 허탈의 한숨이 개표장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한편의 '역전드라마'는 무산되고 '민심은 천심'이라는 시민들의 표심만 재확인 시켜주었다.

두 후보간의 표차를 1천여표차로 예상했던 남평읍 선거구에 400여 표차의 격차 밖에 나지않자 신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됐었다. 산포 또한 신 후보가 선전, 끝내는 신정훈 후보가 김 후보를 869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2. 2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3. 3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4. 4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5. 5 대법원에서 '라임 술접대 검사 무죄' 뒤집혔다  대법원에서 '라임 술접대 검사 무죄' 뒤집혔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