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조간] 월드컵에 묻힌 DJ사과

등록 2002.06.21 21:36수정 2002.06.2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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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이 2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고, 아버지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뉴스'는 월드컵 4강 진출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에 묻혀 상대적으로 가볍게 취급됐다.

조선, 동아, 대한매일은 김홍업 씨 관련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올렸지만, 경향신문, 국민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월드컵 8강전'이 머리기사를 장식했다. 국민일보는 기도하는 안정환 선수 부인의 사진과 '월드컵 4강을 위한 기도문'(김호식 예닮교회 원로목사)을 1면에 게재해 가장 큰 파격을 보였다.

월드컵 열기에 밀려 신문에 비친 정가의 모습이 더욱 초라하게 보이지만, 한겨레에 실린 '노무현당'을 둘러싼 언쟁은 지방선거 이후의 당내 기류를 보여주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박상천 최고위원이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원 모두의 것이다. 당 외연을 확대해야 하는 마당에 `노무현당'이라고 하면 되느냐"고 열변을 토한 뒤, 정동채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을 향해 "노 후보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무슨 소리냐. 노 후보는 `노무현당'을 말한 적이 없다"고 맞받아쳐 한때 분위기가 험악했다고 한다. 한겨레는 "노무현당이라는 표현이 비당권파의 경계심을 자극한 것은 물론 용어사용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노 후보 측근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마이뉴스에 이어 신동아 7월호가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아들 정연씨의 병역 불법 면제 의혹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한겨레와 한국, 세계일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방을 보도했다.

다음은 22일자 중앙일간지 1면 머릿기사.

<한겨레> "태극 돌풍, 가자 4강!"
<국민일보> 너희를 믿는다
<경향신문> 가자! 4강
<한국일보> 불패한국 오늘 4강 간다
<대한매일> "홍업씨 22억 받아"
<동아일보> "김홍업씨 수사무마 대가 받아"
<조선일보> 홍업씨 22억수수 영장



김홍업 씨 비리사건과 월드컵 8강전 기사로 거의 반반으로 갈린 1면과 달리 사회면 머리기사는 모두 8강전 응원열기에 대한 기사로 장식됐다.

거리 응원이 TV시청률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차범근(49)씨가 해설하는 MBC 중계방송이 SBS와 KBS를 시청률에서 큰 격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는 시청률조사 전문기관 TNS미디어코리아의 자료를 인용, 18일 이탈리아전에서 차범근의 MBC(30.1%)가 신문선 위원의 SBS(15.6%), 허정무 위원의 KBS(14.8%)를 눌렀다고 보도했다. 14일 포르투갈전에서는 MBC가 31.7%, SBS가 19.7%, KBS2가 14.9%였다.


한국일보는 "MBC의 독주는 차범근 해설위원의 해박하고 예리한 분석과 차분한 진행 덕"이라며 월드컵대회 동안 MBC 중계만을 지켜봤다는 코미디언 이주일(62)씨의 말도 소개했다.

한편, 대한매일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지난주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월드컵 경기를 녹화중계하기에 앞서 16강 대진표를 내보냈지만 대진표에 한국이 들어가야 할 자리는 공란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례적으로 일부 경기를 녹화 중계한 북한당국의 행보를 생각하면 한국을 뺀 월드컵 16강 대진표를 소개한 것이 의아하게 느껴진다.

다음은 22일자 중앙일간지 사회면 머릿기사.

<한겨레> '그날의 거리'에 다시 젊음이 넘실댄다
<한국일보> 오늘도 태극물결 춤추리라
<경향신문> 시민 자율응원 자리잡혔다
<대한매일> 가자 4강! 5천만이 나섰다
<조선일보> "4강 가자" 600만이 거리로
<동아일보> "오늘은 4강 신화의 날"/450만 거리응원 나선다
<국민일보> 투혼 뒤 기도부대 손모은 가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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