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혁의 예인기행10>

이빠네마를 사랑한 사람, 그의 이름은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10)

등록 2002.07.06 06:07수정 2002.07.0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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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둘의 모습이 너무나도 교감으로 가득찬 듯한 모습이다. 음반도 역시 너무 아름다운 내용을 담고있다.

둘의 모습이 너무나도 교감으로 가득찬 듯한 모습이다. 음반도 역시 너무 아름다운 내용을 담고있다. ⓒ 박주혁

1976년 Urubu에 대한 활동을 끝낸 조빙은 전작에서 작업을 했던 엘리스 헤지나의 약동감과 아스트러드 질베르또의 중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미우샤의 음색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브라질로 돌아와서 한동안 국제무대에 얼굴을 비추지 않고 브라질내에서만 활동을 한다. 이 시기의 음악들을 개인적으로는 표현하기를 'Return To Brazil'성향이라고 표현하며 이 성향은 그가 죽을 때까지 이어진다.


사실 국제적인 활동을 접고도 조빙은 브라질내에서 상당히 활발한 활동을 멈추지 않았었다. 1977년과 1979년에 미우샤와 듀엣음반을 발매하였고 1981년에는 당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던 보사노바의 중진인 에듀 로보와 작업을 했었다.

미우샤. 그녀는 시코 부아르키<1>의 친누나이자 조앙 질베르또의 두 번째 아내이고 베벨 질베르또<2>의 어머니로 기억되지만 적어도 실력으로도 브라질내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가수 중에 한 사람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녀는 항상 주변의 관계로 많이들 기억되지만 사실 이런 사실로 묻히기에는 아까운 가수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가수로 데뷔한 것도 좀 늦은 듯한 1970년부터고 그 후에 많은 수의 음반을 발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MPB계에서는 나름의 카리스마를 뽐내던 실력파 여가수이다.

이 둘의 만남은 'Elis & Tom'앨범과는 또 다른 서정미를 내포하며 이 음반부터 시작된 'Return To Brazil'성향의 음반들은 초기의 모습들과는 또 다른 이채로움을 내포하고 있어서 독특한 음반들을 많이 발매하게 되고 이는 후에 그가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음악적 성향으로 굳어진다.

첼로와 몽환적인 플룻소리로 시작되는 Maninha는 그녀의 동생인 시코 부아르키가 원작자인 곡으로 그가 보컬로 참여하고 있는 곡이다. 지극히 미려한 멜로디와 적은 편성의 연주가 매력적인 곡으로 진정한 MPB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곡이다.


이어지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흐르는 고혹적인 미우샤의 보컬이 매력적이기 그지없는 삼바의 고전 Olhos Nos Olhos(이런 걸 보면 시코 부아르키가 얼마나 위대한 삼비스타<3>인지 깨닫는다.) 자연스러운 합창과 마치 정교한 타악기같이 다루는 자연스러운 피아노와 나일론 기타의 스트록이 미묘한 공명을 이끌어내는 매력적인 Samba do Aviao, 보사노바 특유의 천연의 우울함을 환상적으로 이끌어내어진 관능적인 멜로디의 E Preciso Dizer Adeus, 시코 부아르키와 까에따노 벨로조<4>라는 MPB의 위대한 두 명의 작곡가가 만든 곡으로 Vai Levando는 기분좋은 리듬과 둘의 아름다운 서로 주거니 받거니하는 싱얼롱이 지극히 아름다운 곡이다.

조금 더 삼바에 가까운 그와 미우샤의 원초적인 자연스러움이 배어져 나오는 곡. 중간의 플룻소리가 지극히 청량한 Tiro Cruzado, 조빙의 친우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가 삼바의 거성 또끼뇨와 작업했던 또 하나의 전설적인 삼바의 명곡 Sei La... A Vida Tem Sempre Razao. 이 곡을 들어보면 확실히 보사노바가 재즈의 영향을 받은 삼바라는 사실을 충분히 증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카모토 류이치<5>가 아무래도 Merry Christmas Mr. Lawrenzo의 Main Theme에서 표절했던 것 같은 (혹은 반대의 경우일 수도 있는)비슷한 인트로를 가진 Pela Luz Dos Olhos의 안락함은 지극히 브라질적인 가장 강렬한 열정 '게으름'을 내포하고 있는 기분좋은 곡이다.

몽환적인 플룻과 울림이 적은 소형의 타악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채로운 샹송풍의 멜로디. Choro de Nada, 전형적인 보사노바의 스테레오 타입이지만 뭐 다들 이것이 좋아서 듣는 것 아니겠는가? 따사로움과 온화함이 담뿍담겨 있는 Comigo e Assim, 이어지는 또 하나의 보사노바는 Na Batucada Da Vida, 앨범의 끝을 알리는 곡은 나른한 게으름이 담겨있는 조용한 마무리 Saia do Caminho.

가수로서의 조빙의 면모와 편곡자로서의 면모, 피아노, 나일론 기타, 그리고 놀랍게도 플룻까지 연주한 조빙의 기량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나른하고 온화한 멜로디, 다소 정제가 덜 된 흑설탕같은 미묘한 달콤함. 자신의 뿌리에 대한 그리고 향수를 지니고 있는 대상 브라질의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명반이다.

사족:

국내에도 이와 똑같은 내용을 수록한 CD가 수입되었다. 그러나 쟈켓도 다르고 무엇보다도 담고 있는 수록곡의 순서가 마음대로이다.


수록곡

1. Maninha
2. Olhos Nos Olhos
3. Samba do Aviao
4. E preciso dizer adeus
5. Vai levando
6. Tiro Cruzado
7. Sei La...A vida Tem Sempre Razao
8. Pela Luz dos Olhos Teus
9. Choro de Nada
10. Comigo e Assim
11. Na Batucada da Vida
12. Saia do Caminho

덧붙이는 글 | <1>시코 부아르키(Chico Buarque):브라질이 낳은 위대한 싱어송라이터의 일인. 아름다운 삼바의 명곡들을 만들어냈으며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중이다. 혹자는 밀턴 나시멘또, 까에따노 벨로조, 질베르또 질 그리고 시코 부아르키를 묶어서 브라질의 4대 싱어송라이터라고도 한다.

<2>베벨 질베르또(Bebel Gilberto):조앙 질베르또와 미우샤 사이에서 나온 딸. 토와 테이의 음반으로 데뷔를 했으며 부모에게 물려받은 특유의 나른한 보이스컬러로 유명하다.일렉트로닉과 보사노바의 퓨젼을 보인 'Tanto Tempo'라는 앨범으로 2000년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3>삼비스타(Sambista):삼바의 달인이라는 뜻.

<4>까에따노 벨로조(Caetano Veloso):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조빙을 제외한 브라질이 낳은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 언젠가 예인기행에서 확실하게 다루겠다.

<5>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일본이 낳은 전방위적 아티스트. YMO로 세계에 이름을 떨쳤으며 전세계의 모든 음악적요소를 자신의 음악안에 녹여낼 수 있는 유일한 아티스트라는 평을 받는다. 2000년도부터는 보사노바로 전공을 바꾸어 활동중이다.

덧붙이는 글 <1>시코 부아르키(Chico Buarque):브라질이 낳은 위대한 싱어송라이터의 일인. 아름다운 삼바의 명곡들을 만들어냈으며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중이다. 혹자는 밀턴 나시멘또, 까에따노 벨로조, 질베르또 질 그리고 시코 부아르키를 묶어서 브라질의 4대 싱어송라이터라고도 한다.

<2>베벨 질베르또(Bebel Gilberto):조앙 질베르또와 미우샤 사이에서 나온 딸. 토와 테이의 음반으로 데뷔를 했으며 부모에게 물려받은 특유의 나른한 보이스컬러로 유명하다.일렉트로닉과 보사노바의 퓨젼을 보인 'Tanto Tempo'라는 앨범으로 2000년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3>삼비스타(Sambista):삼바의 달인이라는 뜻.

<4>까에따노 벨로조(Caetano Veloso):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조빙을 제외한 브라질이 낳은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 언젠가 예인기행에서 확실하게 다루겠다.

<5>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일본이 낳은 전방위적 아티스트. YMO로 세계에 이름을 떨쳤으며 전세계의 모든 음악적요소를 자신의 음악안에 녹여낼 수 있는 유일한 아티스트라는 평을 받는다. 2000년도부터는 보사노바로 전공을 바꾸어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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