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먹어주는 밝은내일 식구"힘든 것도 마다않고" 봉사하는 모습
김용한
몇몇은 손으로 전동휠체어를 조정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입으로 전동휠체어를 조정해야 하는 형편이라서 도로행진은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최 대표는 가장 후미에서 대원들을 격려하기도 하고 때론 중간에서 대원들의 상태를 살피면서 속도의 완급을 맞춰나갔다. 중간 중간에 학교 수업을 마치고 길을 가는 학생들이 손을 흔들어 보였고, 시민들도 박수를 치면서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어떤 장애우 운전자는 3만원을 건네면서 "힘내라"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거리 육교에 걸린 "2002 월드컵에서 보여준 우리의 저력, 2003 U대회로 나갑시다"라는 문구가 시선을 끌었다. 과연 우리의 저력만큼이나 장애우에 대한 정책이 우선시되고 있는 것일까.
최 대표는 "우리 장애인들이 함께 같은 목적과 뜻을 갖고서 전동휠체어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하였다.
서울에서 내려와 도보행진에 참여한 이승연(뇌성마비 1급/ 30세)씨는 "처음 참석하는 도보행진이라서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지만 직접 참여해 보니 기분도 좋고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비록 이동권 제약을 받는 속에 차도 제대로 타지 못하는 형편이지만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신념을 얻기 위해 나오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장애인들도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밖으로 자꾸 나와 도전해 나가는 정신이 필요할 것이다"면서 동료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의미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