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 부시 공개사과 촉구 예정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 관련…9일 국회 대국민 보고대회

등록 2002.07.08 17:40수정 2002.07.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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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과 관련, 유족과 시민단체에서 진상규명과 가해 미군병사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여야 국회의원 6∼7명이 9일 부시 미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요구할 예정이어서 이 사건이 한미간 외교문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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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의원 모임'(대표 김원웅 의원)은 9일 오전 11시 범국민대책위원회와 공동으로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 시민사회단체·국회의원 대국민합동보고대회'를 열고 부시 미 대통령에게 미군의 최고 통수권자로서 책임을 지고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8일 현재 이 대회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들과 시민단체가 최종적인 성명서 문안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부시 사과 촉구'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의원 모임'은 지난 7월 2일 이 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와 가해자 처벌 등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고, 김성호 의원은 4일 이 사건에 대해 한국의 사법주권 행사를 촉구하는 개인 성명을 발표한 바 있으나,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0년 7월 7일 국회 연구단체로 창립된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의원 모임'은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과 일본의 역사교과서왜곡문제 등 민족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다. 성명서를 채택하는 9일 보고대회에는 김원웅 한나라당 의원과 송영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홍신·안영근·서상섭(이상 한나라당)·김성호 의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대회에는 피해자 유족의 증언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이석태 변호사의 진상보고, 노동·학계·환경·보건의료 각계의 입장발표 등으로 약 1시간 가량 진행되며, 시민사회단체·국회의원 공동 성명서 발표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김원웅 한나라당 의원은 "지금 정치권이 온통 12월 대선만 바라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바로 이런 것"이라며 "꽃다운 나이에 처참하게 죽어간 어린 넋을 최소나마 위로하고,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며, 대등한 동반자적 한미관계의 재정립을 위해 합동보고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지난번 미군이 아프간에 오폭을 했을 때도 부시 미 대통령이 공개사과를 했다"면서 "미군의 과실로 무고한 민간인, 그것도 14살 꽃다운 소녀가 죽었고, 그뿐 아니라 지금까지 여러 가지가 누적돼 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의 유감 표명이 한미 양국관계 개선에 좋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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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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