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여성인권 찾자' 활동 나서

“산중에서 있다가 이제야 여성의 인권유린 실태 알았다”

등록 2002.07.12 18:36수정 2002.07.1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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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회원들이 여성인권 침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합창곡을 부르고 있다.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회원들이 여성인권 침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합창곡을 부르고 있다. ⓒ 김진섭

대한민국 역사상 첫 여성총리가 탄생, 어느때보다 여성에 대한 권익이 신장되었으나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여성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

특히 공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여성인권유린 실태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가자 종교계, 여성단체, 여성노동자들이 모여 대책위를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불교, 가톨릭, 천주교 등 여성종교단체와 여성시민연대, 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여성인권 짓밟은 공권력 오남용 근절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여성인권위)는 11일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여성인권 침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여성인권위 측은 △한국시그네틱스 여성노조원 알몸수색 △청와대앞에서 시위중 경찰차에 의한 교통사고 △SOFA 개정 평화집회 수녀연행·모욕 등 공권력에 의해 자행됐던 여성 인권 유린 실태를 보고하면서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조계종 비구니 법전스님은 “산중에 도 닦고 있다가 이제야 여성의 인권유린의 실태를 알게 되었다”며 “이제 수행자라고 산속에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여성들이 폭력앞에 노출되어 있다. 이제 많은 딸들을 위해 우리가 나설 것”이라며 “폭력앞에 굴절되지 않도록 대중들 모두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법전스님은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도로 저지시민·종교연대’소속 회원으로 지난 2월 18일 송추 원각사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던 중 모 건설회사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나 현장에 있던 경찰은 이를 수수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여성인권위가 작성한 인권유린 실태 보고서

▲송추 원각사 비구니 폭력방관사태

2월 18일 서울시외곽순화고속도로 4공구 현장인 송추 원각사 입구에서 농성중이던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도로 저지시민·종교연대’소속 비구니 스님 3명이 시공사 LG건설 50여 명의 직원들로부터 법당 밖으로 끌려내오는 등 폭행을 당했으나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경찰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했다.

▲한국시그네틱스 여성노조원 알몸수색

4월 2일 공장이전에 따른 정리해고 문제로 260여 일째 파업투쟁을 벌이던 한국시그네틱스지회 여성조합원들이 평화시위를 하던 중 7명의 조합원이 구로경찰서에 연행돼 불법 알몸수색을 당했다. 집회 중 채증한 사진필름을 주겠다며 한국산업은행에서 기다리게 한 뒤 ‘주거침입죄’를 씌워 강제연행한 시그네틱스 여성조합원 25명을 네 개 경찰서에 분산수용하고 조사한 결과 아무런 혐의 사실도 밝혀낼 수 없었으나 구로경찰서는 조사 받던 7명의 여성노동자들에 대해 알몸수색을 했다. 여경을 불러 온 몸을 만지고 브래지어와 팬티까지 벗기며 몸수색을 했으며 나아가 생리중인 여성이 피가 흐르는 데도 발가벗긴 채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 시키는 등 참기 힘든 수치감과 모멸감을 주었다.

▲청와대앞에서 시위중 경찰차에 치임

2002년 4월 19일 박순휘 대표등 9명이 F-15K 내정과 관련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면담을 위해 청와대로 이동중 경찰에 의해 청와대 초입에서 제지당하던 상황에서, 19일 오전 10시 55분경 경찰차 뒤에 앉아 있던 박순희 대표를 경찰차가 후진하여 교통상해로 중상을 입힌 사건으로 현재까지 병원에 입원하여 가료중이다.
이 과정에서 입원중인 병원에 경찰측이 압력을 넣고 전치 2주의 진단이 나왔으나 10주이상의 진료를 받고 있으나 경찰의 공식적인 사과나 후속조치는 진행되지 못했다.

▲SOFA 개정 평화집회 수녀연행·모욕

5월 14일 매달 둘째 주 화요일마다 열리는 불평등 SOFA 개정을 위한 평화집회에 참가한 최승경, 민영미 수녀를 비롯한 19명이 종로경찰서 측에 의해 사지를 붙들린 채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오두희 집행위원장은 전치2주의 중상을 입었고, 종암경찰서에 구금된 두 수녀는 공동체 생활을 하는 수녀라고 신분을 밝혔지만 경찰은 신분을 확인하고 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도 유치장에 감금했다. 유치장에서 경찰 측은 자해 운운하며 수도회 고유의 십자가 목걸이를 압수하고 양말을 벗기는 등 모욕을 주었다.

여성인권위 측은 이날 △여성인권유린에 대한 진상조사 △해당 경찰서장에 대한 징계조치 △이팔호 경찰청장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서명 △폭력사건에 대한 책임규명과 보상실시 △폭력사건에 대한 책임규명과 보상실시 △재발방지를 위한 여성, 인권교육실시 등을 주장하며 이팔호 경찰청장의 면담을 요구했다.

여성인권위 측은 “이 요구안이 전달된지 10일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으면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청이 우리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으로 알고 사회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사회고발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1년 넘게 파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시그네틱스 노조원들과 50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성심병원노조원들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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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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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공부하는 정치에 관심많은 사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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