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 교시, 마치는 종이 나자 교무실 천정이 시끌벅적해진다. 이층 교실에서 책걸상을 끄는 소리, 아이들 달려나가는 소리가 한꺼번에 울려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급히 운동화로 갈아 신고 후관 옆 쓰레기 수합장으로 달려간다. 벌써 아이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그 아이들 옆에 파란 쓰레기통이 마치 수놓은 것처럼 점점이 박혀 있다. 아무리 분리 수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설명을 해줘도 아이들의 습관은 막무가내다. 음식 찌꺼기와 코 푼 휴지와 멀쩡한 재활용 종이가 함께 섞여 있다.
환경반 아이들 몇을 데리고 마대 자루에 아이들이 가져온 재활용품(재활용품이라야 대개가 다 쓴 공책들이지만)을 수거한다. 일주일에 두 번,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이 바로 재활용품 수합의 날이다.
한 삼십여 분, 온갖 먼지를 뒤집어쓰고 재활용품을 모으니 마대 자루로 다섯 개가 넘는다. 그 사이 교실 청소를 끝낸 우리 반 아이 둘이 찾아와 검사를 해주고, 환경반 당번인 아이들 세 명에게 하드 하나씩을 사주고 나니 몸이 물먹은 솜 같다. 그것도 일이라고 힘이 제법 든다. 아니 힘든 것보다는 먼지를 가득 뒤집어써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창고 문을 잠그고, 내가 교사인가 아니면 재활용품 수집상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하며 교무실로 들어온다. 벌써 특별구역 청소가 끝났는지, 교무실 안과 밖이 모두 물기로 촉촉하다.
종례에서부터 시작해서 교실 청소 지도에, 특별구역 청소 검사에 혼을 다 빼앗겼던 선생들이 그제야 모두 제 자리에 돌아온다. 한동안 교정 전체가 먼지구덩이에 빠져있다 벗어난 느낌이다.
그리고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복도 군데군데, 청소를 끝내고 돌아가는 아이들이 가래침을 뱉고, 휴지를 버린다. 잠시의 청소와 긴 더럽힘의 사이에 중학교 하루 일과가 끝나간다. 그리고 내일 또 다시 오늘같은 청소와 소란이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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