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에 나선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가 학벌주의 극복 방안들을 설명하고 있다
석희열
학벌에 대한 개념을 '특정대학을 나오는 것이 지위 획득에 가장 결정적인 관문이라고 보는 집합적 태도'로 정의한 김 교수는 "학벌주의는 공정 경쟁의 룰을 부정하는 점에서 자본주의 일반에서 나타나는 학력주의와는 다른 것"이며 "한국사회에서 학벌주의는 단순히 의식과 제도가 아니라 하나의 지배체제, 즉 권력재생산기제"라는 점에서 그 폐해가 특히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학력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자격기준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신뢰부재의 사회에서 학력은 물신화되어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에게 심각한 좌절을 안겨다준다"면서 "한번 획득된 학력 혹은 특정학교의 졸업장이 일단 획득된 이익을 지속시키는 진지구축의 방편으로 작용할 때 학벌주의가 발생하게 된다"고 학벌주의의 발생 배경을 설명했다.
발제문에서 김 교수는 "학력과 자격증의 장악이 배타적이고 독점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학력 차별이 사실상 준신분적 차별로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놓았다"고 한국사회의 특성을 분석한 뒤 "한국에서는 학력차별과 더불어 서울대와 비서울대, 서울소재 대학과 지방대, 국내 학위자와 미국 학위자간의 차별이 실재하고 있다"며 "서울대를 정점으로 하는 학벌 카스트는 우리사회에서 심각한 상태에 있으며 급기야 서울대 폐지론까지 나오게 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