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향락산업에 주택가 잠식

경남도내 일년새 456개 업소 증가

등록 2002.07.23 16:07수정 2002.07.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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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근영

경기회복의 신호탄인가, 환락산업의 번창인가. 최근 경남도내 일선 시군에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등 향락업소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 노래방에 접대부 고용으로 단속이 강화되자 한동안 잠잠했던 향락업소가 또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특히 이들 업소중 일부는 접대부 고용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공공연하게 접대부를 고용하는가 하면 호객행위도 마다않고 있어 적지않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난 16일 경남도에 따르면 2001년말 기준으로 도내 유흥주점(단란 포함)은5260개 업소로 2000년말 4804개보다 무려 456개 업소가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IMF이후 소비가 위축돼 있다가 최근 경기가 호전되기 시작하면서 향락업소를 찾는 발길이 늘어나며 활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증가된 향락업소는 사회적 파장을 일고 있는 노래방이 단속이후 주춤해진 반면 대형화, 고급화된 룸살롱 위주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년새 무려 456개 업소 급증

향락업소가 밀집된 창원 중앙동과 용호동, 마산 창동과 오동동 일대는 최근들어 거의 불황을 모르고 있다. 새벽 4시까지 향락업소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불을 밝히며 고객들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특히 일부 노래연습장은 노래도우미와 술과 안주류 제공을 전단지로 뿌려가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지만 어느 한 곳을 둘러봐도 단속의 손길은 보이질 않는다.

창원시의 경우 지난 2000년말 750개 업소였던 향락업소가 지난해말 820개 업소로 일년사이에 무려 70개 업소가 신규 등록했다. 노래연습장도 31개 업소가 신규등록했고 명의변경된 업소도 127건으로 급속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소들은 유흥 밀집지역인 중앙동과 용호동, 팔용동 지역에 밀집되면서 인근 주민들은 새벽까지 싸움소리와 고성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불만이다.

회사원 최정훈(48·창원시 팔용동)씨는 "최근들어 주택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개가 유흥업소가 생겨났다"면서 "이들 업체에서 밤새도록 네온사인을 켜대는 바람에 수능준비인 딸이 잠을 뒤척일 경우가 많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피해는 다른 곳에서도 발생한다

회사원인 김충조(32·창원시 중앙동)씨는 지난 12일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중 무려 10여명의 호객꾼에게 둘러 쌓였다. 이들의 미끼는 나이 어린 아가씨 제공(?)과 저렴한 주류가격. 싫다고 손사래를 치는 김씨였지만 끈질기게 따라붙는 호객행위에 두손을 들고 말았다.


김씨는 "최근들어 호객행위가 부쩍 증가했다"면서 "심지어 귀가하는 고등학생까지 호객대상으로 삼는 것을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단속 손길없는 불법영업

향락업체가 증가하면서 불법 퇴폐영업이 만연하고 있는데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자 오히려 유흥조합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유흥업중앙회 창원시지부는 최근 불법영업 근절을 위해 자체 전단지를 제작해서 유흥업 밀집지역에 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원이 불법영업 근절을 위한 캠페인을 하는 바로 옆에서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호객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조합원들이 단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공권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만의 자정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흥업 창원시지부 조선제 지부장은 "몇 년 사이 유흥업소와 노래방이 급속히 증가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갖가지 호객행위와 불법영업이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한뒤 "조합원의 홍보만으로는 역부족인 만큼 경찰과 행정기관의 지속적인 단속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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