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세종로청사에 첫 출근한 장대환총리서리가 집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9일 새 총리서리에 장대환 매일경제신문사 사장을 지명하자 재계와 노동계는 각각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단 재계는 장 총리서리 지명자가 언론인 출신이면서 최고경영자라는 사실에 주목,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전경련, 경총 등 재계 반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는 9일 일제히 논평을 내고 장 총리서리 지명자가 각종 경제현안과 기업하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큰 구실을 할 것이라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논평을 통해 "장대환 총리 지명자는 전문성, 개혁성, 경영능력을 겸비한 젊고 참신한 인물로 평가된다"고 밝힌 뒤 장 총리서리 지명자에게 "그동안 한국 사회의 지식화·정보화 기반 조성에 기여한 바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어려운 경제 상황 극복에 노력해 주길 바라며, 정권말의 정치적 변수가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국정의 조정자로써 역할을 다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장 총리서리 지명자에 대한 인준여부는 정치권에서 결정하겠지만 미국 경기불투명 확대 등에 따라 경제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 기회에 민생안정과 경제발전을 위해 여야가 진지하게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장 총리서리 지명자가 "경제신문 사장을 오랫동안 역임한 경력을 바탕으로 각종 경제현안 해결에 큰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 총리서리는 경제의 안정성장에 매진하고 특히 선거시즌을 맞아 경제가 정치논리에 좌우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장 총리서리 지명과 관련해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경제통으로서 특히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대비한 우리나라의 국가. 기업의 지식경영을 주창해왔다"고 밝히는 한편 "그가 리더십을 발휘해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갈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재계와 달리 대부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노총, 민노당 등 노동계 반응
노동계는 장 총리서리 지명자가 행정경험과 노동마인드가 빈약한데다 서민 심정을 모르는 '시장주의자'라는 사실에 우려를 보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논평을 통해 "노동자 서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행정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기대한 노총으로서는 행정경험이 전혀 없는 최고경영자출신이 총리로 지명된데 대하여 우려와 실망감을 감출수가 없다"고 밝힌 뒤 " 권력누수현상을 막고 안정적으로 임기를 마무리함은 물론 공정하게 대통령 선거를 치룰수 있는 국정운영의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성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노총은 "검증되지 않은 젊은 최고경영자출신의 총리는 정권초기는 몰라도 정권말기에는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고 하며 이어 "그동안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정책과 일방적인 구조조정, 정리해고, 비정규노동자 증가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 서민들은 현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 그런 마당에 반노동 친경영마인드를 가진 인사를 총리로 지명한 것은 적절한 선택이 아니다"고 거듭 주장했다.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내고 '장 총리서리 지명은 노동자 서민에게 도둑을 피하려다 강도를 만난꼴'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민노당은 "총리로서는 나이가 젊고 경제신문의 사장출신이기 때문에 시장경제에 밝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거꾸로 경륜이 떨어지고 시장지상주의적인 사고를 갖고 있으며 밀어붙이기식으로 국정을 운영할 소지가 있다면 이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김대중 정부가 세계화란 이름하에 시장만능의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펴 왔기 때문에 노동자와 서민의 고통이 가중되었고 한국경제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는데, 정권의 마지막 총리가 누구 못지않게 신자유주의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집권 후반기 김대중 정부의 국정운영이 어떠할 지는 불을 보듯 뻔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장 총리서리 지명과 관련해 "장상 전 총리서리에 이은 이번 지명에 대해 또다시 실망과 함께 격한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언론노조는 "장 총리서리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공부한 후 불과 36세에 가업인 매일경제에서 활동한 것이 경력의 전부이다. 이러한 인물이 총리에 오를 만큼 극찬받을 정도의 탁월한 국제감각과 역동적인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언론노조는 그러면서 "이번 인사의 배후에는 박지원 실장의 정권말기의 정치적 의도가 깊숙이 내재해 있다고 판단한다. 언론계에서 장 총리서리가 보수신문을 대표하는 양대 신문사의 최고경영진과 막역한 사이라는 것은 상식으로 통한다. 또 경제계에서 재벌과의 친교도 두텁다는 평이다. 결국 보수신문과의 관계를 이용했고 또한 보수신문과 재벌, 야당과의 관계를 고려한 극심한 정치적 눈치보기 인사라는 것이 중론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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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도둑피하다 강도만난 꼴" 재계 "기업하기 좋은 사회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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