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국민경선 하도록 하겠다"

[인터뷰] 신당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 김원길 의원

등록 2002.08.10 18:54수정 2002.08.1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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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종호
10일 신당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원길 의원은 9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당의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 "철저한 국민경선제가 이루어지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철저한 국민경선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1) 노 후보가 국민경선제로 선출됐는데 그로부터 후퇴할 수는 없다는 점, (2) 기존 당원과 대의원으로 외부사람을 들여와 투표하는 것은 외부 도전자에게 불공평하다는 점을 들었다.

김 의원은 '도전자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든 없든 (국민경선을) 해야한다"며 "경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등 국민경선 실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가 국민경선을 하려는 이유는 단지 후보를 뽑는 과정이 아니라 경선을 통해서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선의 동력으로 삼는 과정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난 3∼4월에 이어 또다시 국민경선을 실시하고 후보를 뽑는 것에 대해 "사실 이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정상적인 상황을 벗어났다, 솔직히 말해서 아주 극약처방이다, 우리도 어쩔 수 없이 택하는 수단이다"고 털어놨다.

신당참여, 정체성 꼼꼼히 따질터! / 김정훈 기자

김 의원은 후보 선출을 포함한 신당 일정에 대해 "늦어도 10월 중순까지는 신당의 후보가 결정돼야한다"며 "지난번 국민경선에서는 16군데에서 했는데 이번에는 좀 합칠 필요가 있다, 대강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절반 이하로 줄이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자민련, 민국당 등과 민주당이 합치므로 해서 발생할 신당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 "신당의 정강정책이 수립될 때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신당에 들어오지 말아야한다"면서 "생각과 정체성을 합치하는 노력을 아주 강도높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보안법 등이 그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정체성의 기준은) 민주당의 정강정책이 아니라 신당의 정강정책"이라며 "시작하는 그 시점에 우리가 합의하는 정강정책에 동의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과의 인터뷰는 9일 오후 5시부터 약 한시간 동안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이루어졌다. 김 의원은 다음날(10일) 당무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신당창당준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신당은 개혁신당, 반창신당 모두 아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 오늘로 신당에 대한 출발선은 합의가 됐다. 지금부터는 어떤 신당이냐가 중요한데, 현재 민주당내에는 표면적으로 소위 '개혁 신당론'과 '반창(反昌) 연대론' 두 가지가 대립하고 있다. 이 두 가지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나는 개혁신당, 반창연대, 둘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선 개혁신당이라고 하면 불가피하게 분당 같은 것을 의미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옳지 않다. 가령 우리가 신당을 만드는데 전혀 뜻을 달리하는 몇 사람이 개별적으로 방향을 달리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집단적으로 분당이 되면 신당을 만드는 의미가 없어진다. 신당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현재 우리의 힘과 세력만 가지고는 약하니까 세력을 좀더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위 외연적인 확대를 이루자는 것이다. 그런데 신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분당이 되고 세력이 반분되면 잘못된 것이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도록, 중도에 있는 우리들이 적극적으로 막아낼 것이다. 오늘 출발점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도 최소한도로 그것을 막는 1차적인 시도다.

다음 '반창연대'인데, 글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반대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것보다는 한국정치를 어떻게 좀더 올바르게 하고 우리가 국민에 가까이 갈 수 있는가 이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지, 그리고 어떻게 대선에 승리하느냐, 어떻게 집권해서 우리의 이상과 정책을 펼치느냐 이것이 우선돼야지, 이회창씨만 반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가령 이회창 후보를 반대하는데, 갖가지 생각과 갖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잡다한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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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신당을 모습을 어떻게 구상하는가.
"그러니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위 기득권을 전부 포기하고 백지상태에서 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으로 들어가면 사실 현재 민주당을 전부 포기할 수 없으니, 밖에서 먼저 신당을 만들어서 민주당을 승계하고 합세하는 방법이 현실적으로는 가장 가능성이 있다."

- 예전에 새천년민주당을 만들던 방식을 말하는가.
"그렇다. 그러나 그 내부에 속한 모든 사람들, 대선후보나 대표, 최고위원이나 당직자를 전부 새로 하는 것이다. 백지로. 이것은 이미 한화갑 대표가 선언을 했고 노 후보도 받아들인 바 있다."

- 창당 시기는 대략 언제로 보는가.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

- 늦어도 언제까지는 돼야한다는 마지노선은 있지 않은가.
"대선이 12월 중순에 있으니 아무리 늦어도 10월 중순까지는 후보경선까지 포함해 모두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 10월 중순까지는 후보까지 결정돼야한다?
"그렇다."

"노무현이 신당의 후보가 안될 수도 있다, 완전국민경선제로 간다"

- 핵심은 누가 후보를 하느냐와 누가 대표를 하느냐인데, 현재 민주당 후보인 노무현 후보가 신당의 후보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가.
"물론 있다. 왜냐면 완전 국민경선을 해야하니까. 그러니까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 완전 국민경선?
"그렇다."

- 그러면 신당의 후보선출 방식은 국민경선으로 결정….
"결정됐다고 봐도 된다. 우선 노 후보가 선출될 때 국민경선제에 의해 선출됐다. 완전 국민경선은 아니었지만 약간 보완된, 당원들 일부와 일반국민 일부가 참여했다. 그것으로부터 후퇴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국민경선제는 살려나가야 한다. 그리고 외부에서 사람들이 들어와서 경선에서 참여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기존 당원과 대의원만 모아놓고 외부사람을 들여와 투표하는 것은 외부 도전자들에게 불공평하다. 이 두가지 양면을 고려할 때 아주 철저한 국민경선제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 '철저한 국민경선제'라고 말했는데, 시간적으로 지금이 8월 중순이다. 대선까지 4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이게 가능한가.
"조금 바쁜 것은 사실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첫째 우리로서는 신당을 만들고 국민경선제를 실시해 새로운 후보를 뽑는 것이다. 노 후보가 되면 재확정하는 것이고. 그러니까 그 국민경선 자체를 대통령 선거로 그냥 연결시켜야 한다. 그것이 선거전략상 유리하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국민경선을 해서 후보를 뽑는 시기를 너무 앞당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지난번에는 16군데에서 했는데 이번에는 좀 합칠 필요가 있다. 가령 뭐, 전남·전북·광주를 한번에 한다든지. 대강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절반 이하 줄이면 가능하다. 신당준비위원회가 뜨면 본격적으로 논의하겠지만 대강 개별적으로 논의해보니 그렇다."

- 하지만 한번 국민경선을 해서 국민의 호응 속에 후보를 뽑지 않았는가. 그런데 지지도가 떨어지고 지방선거와 재보선에 참패했다고 또 국민경선을 한다는 것인데, 그러면 처음에 한 국민경선은 무엇인가. 새로 뽑은 후보의 지지도가 떨어지면 또 국민경선을 할 것인가.
"그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히 수용하겠다. 사실 이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상적인 상황을 벗어났다. 그리고 지금 신당을 만들 필요는 여러가지 있지 않은가. 우리 당의 노력만으로 어려운 것과 함께 그간 이루어진 일들, 소위 현정부와 민주당과 절연하는 일도 필요하고, 그래서 참신한 사람도 받아들여야 하고…. 신당을 만들기 때문에 후보를 재경선 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신당을 만들지 않고 민주당이 그대로 있으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니 또뽑자 또뽑자 하는 것이면 그말이 맞겠지만 이것은 조금 특수한 상황이니까. 하지만 이것도 두 번 세 번 할 수는 없다. 솔직히 말해서 아주 극약처방이다. 우리도 어쩔 수 없이 택하는 수단이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 노 후보의 입장에서는 도전자가 오면 언제든지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과연 도전자가 있는가.
"있든 없든 해야 한다."

- 만약에 없으면 어떻게 되는가.
"없으면 노 후보로 가는 수 밖에 없지. 그러나 경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경선을 생각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후보 자체도 밖으로 문을 확 열어놓고 마땅한 분들, 생각있는 분들, 훌륭한 분들을 마음껏 뛰어들게 해서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런 경선과정을 통해서 침체돼 있는 우리의 분위기를 좀 살리고 싶은 거다. 경선을 단지 후보를 뽑는 과정이 아니라 경선을 통해서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선의 동력으로 삼는 과정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그러니 경선은 꼭 해야한다고 본다. 단지 그 결과 후보가 누가 되느냐는 별개의 이야기다."

- 경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는가.
"낙관이 아니라 하도록 하겠다."

- (도전자가 있다는) 근거가 있는가.
"사람들이 경선에 뛰어들면 되니까."

"경선, 하도록 하겠다"

- 지난번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노 후보에게 패한 사람들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가.
"물론이다. 무슨 자격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신당추진위에서) 결정해야겠지만 원하는 사람은 다 참여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본다."

- 현재 여론 지지도로 보면 노 후보와 경쟁할 만한 사람은 정몽준 의원 정도인데 정작 정 의원이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는가.
"아직 모르겠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봐야 알겠는데."

- 접촉한 적이 있는가.
"이제 시작해야지. 내가 해야 하는지 어떤지 몰라서 주춤하고 있다. 당무회의에서 신당추진기구가 구성되면 즉각 착수할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민주당에서 민주당의 대의원을 가지고 경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신당을 만들어서 국민경선을 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일반국민 비율을 100%로 해도 좋다 이말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공정한 기회가 주어진다."

- (경선 참여자로) 이한동 의원이나 박근혜 의원도 고려중인가.
"누구든지 좋다고 본다. 다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

- 신당이라고 하면 +α가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α가 될만한 세력이 많이 있는가.
"많으냐 적으냐는 관점은 별개지만, 꽤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시작되면 꽤 들어올 것이다."

- 현실적으로 자민련이나 민국당, 미래연합 등이 세력으로 존재하는데, 그런 정당과 민주당이 합친다? 정체성의 혼란이 오지 않겠는가.
"물론이다. 아까 누구든지 다 와도 좋다고 했지만, 사실 정체성의 혼란은 심각한 문제다. 나는 한국 정치의 위기가 정체성의 혼란에 있다고 본다. 정당도 그렇고 정치인 개인도 그렇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그냥 다 모이는 것이 과연 올바른 정당이고 정치인가, 그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고려할 것이다. 가령 신당을 만들어 정강정책 등이 수립될 때 많은 국민의 의사도 고려하겠지만 거기(정강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신당에 들어오지 말아야 한다."

- 정강정책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막겠다?
"그렇다. 그래서 정체성 혼동을 최대한 막아내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똑같은 아이덴티티를 가진 사람들은 아니지만, 시작하는 이 시간에 있어서는 생각과 정체성을 합치하는 이런 노력을 아주 강도높게 하려고 한다."

"신당의 정강정책에 동의하지 않으면 들어오면 안된다"

- 철저히 할 경우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의 스펙트럼이 좁아지지 않겠는가.
"조금 좁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당이 아닌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아까 말한 '반창연대'를 만들어야지. (반창연대는) 아이덴티티나 정책은 다 관계없고, 이념을 다 초월해서 오직 이회창 반대하는 사람 모여라, 이거 아닌가. 지금 말하는 신당은 그것이 아니다. 아까 반창연대를 단호히 거부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 예를 들어 이한동 의원같은 경우 한나라당에 있다가 자민련으로 이동해 총재를 하고 탈당하여 총리를 했다. 지금 신당참여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 이 의원의 경우 민주당의 정강정책에 부합하는가.
"우선 민주당의 정강정책이 아니다. 신당의 정강정책이다. 이점을 분명히 하고…. 내가 아까 말했듯이 태생부터 정체성이 같은 사람을 모으자는 것이 아니고, 신당이 내일 시작하니 시작하는 그 시점에 우리가 합의하는 정강정책에 동의하면 되는 것이다."

- 그러면 신당의 정강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되는가.
"그것은 모여서 같이 이야기 해봐야 한다. 나 혼자 이야기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 그럴 경우 아무리 과거의 행적이 전혀 달랐고 현재 생각이 달라 다른 길을 가고 있어도 합의될만한 수준의 정강정책만 만들면 같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이야기가 되겠죠. 하지만 과거에 너무 현격한 차이를 가졌던 분, 그렇게 자라온 분들, 그렇게 정치한 분들이 금방 쉽게 합의하지 못한다. 가령, 내가 경험이 있는데, 막연한 정책을 갖다놓으면 합의한다. 그런데 구체적인 정책을 갖다놓으면 합의 안한다고. 예를 들어 '국가보안법, 어떻게 할래?'하면 금방 그렇게 안된다. 금방 생각이 분명해진다."

- 시간이 넉넉치 않은데 그렇게 구체적인 사항까지 놓고 정강정책 수립이 가능한가.
"몇 가지 척도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그 척도가 무엇인가.
"그것은 논의해서 해야지."

- 방금 이야기한 국보법도 척도가 되는가.
"물론이다. 정치권에서 그냥 보기에는 굉장히 보수적인 것 같고, 개혁적인 것 같고 그런데, 실제로 좁혀 가면 많은 부분 합의가 된다. 합의가 안되는 몇 가지 부분이 있다.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것인데,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국보법이다. 어떤 사람은 철폐, 어떤 사람은 보완, 어떤 사람은 유지, 이렇게 분명해진다. 미국이 가령 낙태법이나 총기유지를 가지고 의견이 달라지지 않는가. 우리나라도 그런 몇 가지가 있기 때문에 내가 보기에는 크게 생각이 엄청 차이가 나면서 단지 정치수단으로서 같이 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신당이 국민들이 보기에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급조한 당으로 보이지 않겠는가.
"사실이다. 나는 그것을 부인하지 않겠다. 솔직히 선거에서 우리가 편안히 이길 수 있다면 신당 논의를 안할 것이다. 나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솔직히 말씀드리고, 대신 우리로서는 그렇게까지 해서 선거를 치러야겠다는 절실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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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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