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교지 주최 3당 대선토론회

12일 민노당· 사회당· 한나라당 지지자들간 열띤 공방전 열려

등록 2002.08.12 22:43수정 2002.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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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대 교지편집위원회 주최 대선토론회가 12일 오후 이 학교 중강당에서 열렸다
이화여대 교지편집위원회 주최 대선토론회가 12일 오후 이 학교 중강당에서 열렸다석희열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장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온 김대업씨가 병역비리 관련 '테이프'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정치권이 격랑을 걷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한 대학에서는 대선토론회가 열려 각 당 후보 지지자들간의 뜨거운 공방전이 펼쳐졌다.

 김인식 민노당 학생위원회 공동위원장
김인식 민노당 학생위원회 공동위원장석희열
이화여대 교지편집위원회 초청으로 한나라당 곽호성 사이버대변인,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김인식 공동준비위원장, 사회당 학생위원회 김영진 집행부장이 패널로 참석해 이화여대 중강당에서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각 당 지지자들간의 거침없는 설전과 공방전으로 장외공방전을 방불케 했다.

먼저 모두 발언에 나선 민주노동당 김인식 위원장은 "한국사회는 너무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현 김대중 정부는 좌파적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주의 쪽으로 너무 다가서 있다면서 그런 정부를 두고 사회주의자로 내모는 정당이 우리나라의 제1당이 되고 있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에 대하여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곽호성 사이버대변인은 "자생적 질서(자유주의적 시장 경제질서)를 방해하는 특정집단의 이익이나 정서가 지배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태생적 모순"이라며 "자생적 질서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지금 한나라당 밖에 더 있느냐"며 반박했다.

 김영진 사회당 학생위원회 집행부장
김영진 사회당 학생위원회 집행부장석희열
사회당 김영진 집행부장은 "한국사회에서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인간적 가치가 그 어느 것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실현할 수 있는 집단이 한국에서는 사회당 뿐"이라며 자신은 그 믿음 때문에 사회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1:1토론에서 사회당 김영진 집행부장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아들 병역비리와 손녀 원정출산 등 법 위에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비난이 있다"고 말하자 한나라당 곽호성 사이버대변인은 "수사결과가 나와봐야 논할 수 있는 문제"라며 "아직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을 임의로 판단하여 마치 확정범처럼 몰아부치는 것은 전형적인 좌파들의 술수"라며 답변을 피해갔다.

 곽호성 한나라당 사이버대변인이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에 대해 개방적이고 진보적으로 접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호성 한나라당 사이버대변인이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에 대해 개방적이고 진보적으로 접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석희열
국가보안법과 관련 한나라당 곽호성 사이버대변인은 "국가보안법은 현 시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개정논의가 가능하고 수위를 낮출 수 있는 문제"라며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에 대해 개방적이고 진보적으로 접근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반해 사회당 김영진 집행부장은 "개인의 사상과 양심을 간섭하고 속박하는 국가보안법은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국가보안법이라는 제도적 폭력에 의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양심수라는 이름으로 감옥으로 내몰렸느냐"고 반문하고 이러한 법이 54년 동안이나 지속되어왔다는 게 한국민으로서 수치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즉각 폐지를 주장했다.

민노당 김인식 위원장도 "국가보안법은 행동 이전에 말과 주장만으로도 법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이 문제"라며 "국가보안법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서 개정안으로 내놓은 민주질서수호법 또한 그 속을 들여다보면 50보 100보다"면서 즉각 폐지를 주장해 한나라당과는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선 각 당 패널간의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날 토론회에선 각 당 패널간의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졌다석희열
지난 6월 연평도에서 발생한 서해교전과 관련 민노당 김인식 위원장은 "한반도의 긴장관계를 이용해 확전을 부추기는 위험한 냉전 세력이 우리 내부에는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53년 7월 7일 정전협정에는 육상경계선에 관한 규정만 있지 문제가 된 NLL에 관한 규정은 없으며 이것은 미국이 당시 이승만 정권의 북침을 방지하기 위해 임의로 그어놓은 북방한계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반도에는 1민족 2국가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것은 우리민족이 원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며 "우리의 의사와는 다르게 미국과 소련이라는 제국주의자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기 때문에 민족 내부에서는 필연적으로 고유의 계급투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통일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김영진 사회당 집행부장이 남북은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는 정치적 유연성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진 사회당 집행부장이 남북은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는 정치적 유연성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석희열
사회당 김영진 집행부장은 "서해교전 이후 한반도에서 평화체제 구축이 통일 이전에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남북 당국자는 서로를 개별 국가로 인정하는 정치적 유연성을 보여야 하며 서해교전과 같은 예상치 못한 무력충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현재의 정전협정을 남북이 주체가 되는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곽호성 사이버대변인은 대북지원과 관련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며 따라서 대북 경제지원은 대립 위기를 해소하려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는 것"이라며 "대북지원은 국민적 합의에 바탕해 초당적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결실을 볼 수 있다"면서 대북사업에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 해 결과적으로 정치와 경제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김인식 민노당 위원장은 한나라당에 대해 대북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 대해서도 상호주의를 주장해야 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인식 민노당 위원장은 한나라당에 대해 대북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 대해서도 상호주의를 주장해야 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석희열
이에 대해 민노당 김인식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대북지원 기조는 북한의 태도에 따라 변하는 상호주의"라면서 "주한미군에 대해 주둔지의 무상 제공과 주둔비의 70%를 우리정부가 부담하는 일방적인 퍼주기 정책을 펴고 있는데 미국에 대해서는 왜 상호주의를 주장하지 않느냐"며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미행정협정(SOFA)에 대해서도 민노당과 사회당 패널들은 불평등한 형사재판권(주권)의 이양 등 즉각 개정을 주장하였으나 한나라당 곽호성 사이버대변인은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 정신선언 이대 교지 편집위원
이날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 정신선언 이대 교지 편집위원석희열
이날 토론회를 준비하고 사회를 맡은 이화여대 교지편집위원회 정신선언 편집위원은 "각 당의 지지자들과 토론을 거쳐 각 정당의 차이점을 확인하고, 나아가 대학인들의 16대 대선에서의 정치적 의사 결정과 적극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이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토론회 개최 배경을 설명하며 "앞으로 한 두 번 더 정치강연회나 토론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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