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100대 공약, "실천이 문제네"

등록 2002.08.17 02:01

수정 2002.08.17 11:24

민선3기 염홍철 대전시장의 100대 선거공약이 환경과 복지 등 삶의 질 향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개발과 성장 위주로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시장 약속 사업 중 상당수가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와 시정정책 자문위원들은 16일 오후 2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장 약속사업 실천계획 보고회'에서 이와 같이 지적하고 환경과 복지, 문화 분야의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과 보다 구체적인 공약사업을 제시하고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시정정책 자문위원 충남대 육동일 교수는 "공약내용이 추상적이고 기대효과에 대한 내용 역시 다분히 비계량적"이라 지적하면서 "공약을 계량화하고 지표화해 시민들이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김광식 사무처장은 "시정운영에 대한 기조가 개발과 성장으로 편향됐고 공약사업 대부분이 하드웨어에 치중됐다"며 "하드웨어를 어떻게 소프트웨어화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부족하며 보존과 성장이 상충될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안도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100가지 공약을 7개 분야로 나눌 때 전체 사업비 8조7천여억원 가운데 도시개발과 교통, 경제과학 3분야의 사업에 8조원 이상이 계획돼 있고, 나머지 사회복지와 환경, 문화예술, 자치행정 등 4개 분야의 사업은 5천억원 정도밖에 안된다"며 환경과 복지 문제를 비롯한 삶의 질 향상에 주력할 것을 촉구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김제선 사무처장은 교통정책에 있어 "교통시설 공급보다는 현재 있는 것을 보다 활발히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교통수요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교통정책을 이끌어야 함과 '교통공사' 설립을 제안했다.

"원도심 활성화 관련 남부 신시가지 조성은 과연 타당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녹색연합 박정현 사무처장은 "역세권 활성화는 재래시장 활성화와 상충되는 것이며 이를 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문위원 한밭대 류병노 교수와 환경연합 김광식 처장의 "초등학교 정수기 설치는 대전 상수도 정책과 수질개선 사업에 어긋나는 공약사항"이라는 지적에 염 시장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바람이라 추진은 했지만 시에서 추진하는 수도정책과 상충되는 것은 인정한다"며 "교육청 및 교육협의회와 다시 한 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시민단체나 학자들이 바라는 친환경적이고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이상적인 것과 원칙적인 부분에 우리 역시 목표를 두지만 행정을 함에 있어서는 현실적인 것을 우선 감안할 수밖에 없다"며 "여러 지적들을 받아들이고 논의해 시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100가지 공약 중 대덕밸리 육성, 첨단산업 메카화 등 77건은 임기내 완료가능사업으로, 3대천 청정하천화 등 18건은 임기후까지 지속사업, 둔산~구시가지 연결도로 신규개설, 학교 급식시설 개선 등 5건은 실천이 어려운 사업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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