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에겐 지역감정이란 없어요"

광양·진주 환경운동연합 주최, '호·영남 섬진강 캠프' 열려

등록 2002.08.22 18:52수정 2002.08.2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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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좌로부터 옥진욱(진주 남강초등학교 5), 김동현(광양 서초등학교 6), 정재우(진주 남강초등학교 5). 4회째를 맞는 섬진강  캠프는 어린이들이 자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좌로부터 옥진욱(진주 남강초등학교 5), 김동현(광양 서초등학교 6), 정재우(진주 남강초등학교 5). 4회째를 맞는 섬진강 캠프는 어린이들이 자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 조경국

"저는 진주에서 와꼬예. 옆에 있는 행님은 광양에서 왔지예. 억수로 재미있어예. 내년에도 또 와야하는데"

영호남 초등학생 90명이 참여한 '제4회 지역화합을 위한 호·영남 섬진강 캠프'가 지난 8월 19일에서 21일까지 광양 시민휴양림에서 열렸다.

광양·진주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섬진강 민물고기 탐사, 재첩잡기, 야생화 탐사, 녹차 박물관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어린이들을 즐겁게 했다.

섬진강 캠프는 지역갈등의 문제를 영.호남 지역의 어린이들이 섬진강에 함께 모여 섬진강 주변 지역의 생태탐사를 통해 지역간의 공동체의식을 느끼고,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a 황토물과 치자물을 들인 손수건을 들고 있는 아이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물한다.

황토물과 치자물을 들인 손수건을 들고 있는 아이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물한다. ⓒ 조경국

이번 행사에 참여한 옥진욱(진주 남강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는 "부모님께서 보내주셨는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몰랐다"며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같은 모듬(조)에서 친하게 된 광양 친구들과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현(광양 서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는 "내년에도 꼭 참여하고 싶은데 중학생이 되기 때문에 올해로 마지막이라 아쉽다"며 "처음에 참여할 때는 조금 서먹서먹할 거라 생각했는데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서로 웃고 장난칠 만큼 가까워졌다"며 어른들이 말하는 지역감정이란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주환경연합에서 교육분과를 맡고 있는 최진태(진주 대아중학교 교사·39)씨는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자연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벽을 뛰어넘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2박3일간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미"라고 밝히고 "지역감정을 녹이기 위해선 섬진강 캠프뿐 아니라 영호남간 민간교류 프로그램이 계속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지역감정 몰라요"
[인터뷰] 자원봉사 참여한 정은하(진주 경해여고 2학년)양

▲ 정은하 양
-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원래 자원봉사자가 대학생으로 제한되어 있었는데 진주 환경운동연합에서 고등학생회 부회장을 맡고 있고,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해서 꼭 참여하고 싶었다."

- 아직 고등학생인데 지역감정을 평소 느끼는가.
"어른들과는 다르겠지만 어렴풋이 지역감정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모두 어른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계속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 아이들은 지역감정을 모른다. 그건 그만큼 순수 때문에 그럴 것이다."


- 아이들과 지내는 것이 힘들지 않나.
"정말 재미있었다. 특히 하동 갈사만 갯벌탐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재첩체험이랑 천연자연염색도 기억에 남고. 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금방 친해지는 것 같다. 영남, 호남 나누는 것은 어른들이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지역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모듬의 진주에서 온 임선이와 광양에서 온 성미는 정말 보자마자 친해졌다." / 오마이뉴스 조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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