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적 국민정당 실무기획단 홍보담당 기획위원인 유시민씨.오마이뉴스 권우성
국민정당쪽이나 노 후보 모두 '민주당-국민정당 통합'을 내심 바라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 대선후보 자리를 볼모 삼아 당권을 쟁취하기 위한 각 계파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반(反)부패·국민통합·참여 민주주의·인터넷 기반 등 '민주당의 전면 개혁'을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는 국민정당의 요구가 쉽게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설령 통합을 추진한다고 해도 심각한 당내 투쟁이 예상돼 쉽사리 결론을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민주당과 국민정당 간의 연대다. 이변이 없는 한 늦어도 9월말이면 노 후보가 대선후보로서의 법적 지위를 확고히 하는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고, 이때 공동 선대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안에서 신당창당추진위의 해산과 선대위 조기 구성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선대위 구성은 전적으로 후보의 몫이고, 일단 선대위가 출범하면 실질적인 당 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국민정당에서는 공동 선대위를 통한 민주당과 연대할 경우에도 양당의 지향점이나 대선 공약 등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 후보가 여러 차례 '개혁적인 변화'를 강조했기 때문에 연대가 결렬될 정도의 이견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유시민 위원은 97년 대선 때 DJP연합을 전례로 꼽았다. 유 위원은 "형식적으로는 DJP연합이고, 내용적으로는 역(逆)DJP연합"이라고 풀이했다. 서로 다른 정당에서 공동의 대선후보를 밀되, 후보의 컬러를 보수가 아닌 개혁쪽으로 견인한다는 것이다. 국민정당쪽에서는 후보 체제가 확정되고 선대위가 구성되면 민주당내 분란이 지금처럼 혼란스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현과 국민정당의 상호 신뢰
노 후보와 국민정당쪽이 상호 신뢰를 높여가는 것도 연대의 가능성을 높게 예측하게끔 대목이다. 주변에서 '신중한 선택을 하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노 후보는 개혁과 변화의 원칙을 거듭 강조하고 있고, 국민정당쪽에서는 노 후보가 개혁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이번 대선에서 확실히 밀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국민브리핑 때 '(국민정당에 대한 애정 표현이) 자칫 반노(反盧)쪽에 이탈의 명분을 주고 본인의 당내 입지를 좁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노 후보는 "내가 지금 평당원이고, 선대위가 꾸려지면 민주당이 단일 지도부가 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평당원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나는 지분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는 선대위 구성 이전에도 (계파를 거느리지 않은) 평당원이고, (결과와 관계없이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평당원이 된다는 아주 상식적인 발언이지만,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누가 뭐래도 '노무현은 노무현'이고, 노무현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켜온 노무현의 상식을 잣대로 대선가도를 헤쳐나가겠다는 뜻이다. 그런 바탕에서 보자면 국민정당의 담론이 노무현의 상식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 오마이뉴스> 제19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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