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기자회견문

"한치의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갈 것"

등록 2002.09.18 15:30수정 2002.09.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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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8일 민주당 선대위 발족식에서 노무현 후보가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새천년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여러분께 보고드립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저는 참기 어려운 고통을 침묵으로 견디어왔습니다. 저는 그 침묵의 시간에 마침표를 찍고 새롭게 출발하려고 합니다.

이제 지체할 시간도 없습니다. 제가 약속했던 시간도 다 지나 재경선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당의 여러가지 시도도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저는 오늘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오늘 국민경선을 통해 표출된 '정치개혁'과 '시대교체'라는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킵니다.

저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당과 국민이 함께 선택한 대통령 후보입니다. 저는 이제부터 당당하게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오직 앞으로만 나아가겠습니다. 어떤 압력이나 세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오직 대선 승리만을 위해 저의 길을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여러분.


이미 밝혔지만, 재경선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이제 재경선은 없습니다.

후보 단일화나 당 대 당 통합 등 후보의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결정도 저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우리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입니다. 저는 중산층과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주당의 후보로서 합당한 길을 갈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로 갈 수 있는 다시없는 대전환의 기회입니다. 지금 국민들은 권위주의와 지역주의에 찌든 낡은 정치의 청산을 엄중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낡은 정치란 무엇입니까. 권위주의와 계보정치가 판치고, 지역주의에 기대고, 밀실에서 흥정하는 금권정치·고비용 정치입니다.

저는 과거의 낡은 정치를 투명하고, 돈 안드는 새로운 정치로 탈바꾸겠습니다. 정책과 민주적 리더십으로 국민통합을 이루어내는 새로운 정치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한나라당이 낡은 정치를 버리고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습니까. 할 수 없습니다. 제왕적 권위주의가 지배하는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면, 우리 정치는 과거의 낡은 정치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민주당도 혁명적으로 개혁해야 합니다. 우리 당은 새 정치를 위한 실험에 착수해 위대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국민경선제, 당정분리, 상향식 공천제 등이 그 증거입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금 이해관계가 지배하는 계보정치로 되돌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당권경쟁에서 비롯되었고 지역주의 발상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 결과로 정치개혁의 훌륭한 업적이 퇴색하고 당원 동지들은 소외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미래를 향한 새로운 정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당을 하루 빨리 환골탈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면 당원들이 끌려 다니는 낡은 체질을 과감하게 던져버리고 당원들이 주인이 되는 정당 민주화를 이루어내야 할 것입니다.

저는 민주당의 일대 개혁을 위해, 대선 승리를 위해 제 역량을 다 쏟을 것입니다.

저는 이번 선거를 돈 안드는 선거, 정책선거,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로 치를 것입니다. 정책으로 국민과 대화하며, 선거운동 과정이 정치개혁 과정 그 자체라는 믿음으로 이번 선거를 치를 각오입니다. 저는 조직과 돈을 동원한 구시대의 정치를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그래서 이번 대선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여 정치자금제도의 신기원을 이룩할 것입니다. 저는 100만명이 1만원씩 기부하는 모금운동을 전개할 생각입니다. 또한 인터넷과 미디어를 최대한 활용하여 돈 안드는 선거,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를 치를 것입니다.

저는 정도의 정치로 승부하겠습니다. 정도의 정치는 수많은 난관이 있을지라도 떳떳하고 당당한 승리를 우리에게 안겨줄 것입니다.

당이 단합해서 '정치개혁'과 '시대교체'를 역동적으로 추진해간다면 저의 지지율도 자연스럽게 회복되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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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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