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안가는 여자가 왜 거부운동을.."

정몽준 의원, '양심적 병역거부' 시위자와 돌발 논쟁

등록 2002.09.28 15:06수정 2002.10.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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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신문사


이화여대를 방문한 정몽준 대선 후보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하는 이화여대 학생들과 군대와 여성에 관해 열띤 길거리 토론을 벌였다.

26일(목) 오전11시,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앞에서는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주최한 양심적 병역거부 지지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었다.

같은 시간에 이화여대에서 열리고 있던 '사회봉사대행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정몽준 후보가 우연히 기자회견장 주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지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던 학생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이화여대 권지현 부총학생회장은 정몽준 후보에게 양심적 병역거부 서명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이와 관련하여 권지현 부총학생회장과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정몽준 후보에게 대선 후보로서 양심적 병역거부와 징병제, 그리고 군사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권지현 : 지금 여기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걸 아는가?
정몽준 : 군대? 여자는 군대를 안 가는데 왜 문제인가? 징병제랑 여성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 군대가 있음으로 해서 전쟁이 발발한다. 전쟁시에 여성의 성은 남성들에 의해 폭력적으로 다루어진다. 그래서 여성들이 양심적 병역 거부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한다.
: 그러면 전쟁이 문제이지 왜 징병제가 문제인가? 여기 서명판에는 '징병제 반대'라고 써 있지 않나?

: 전쟁이 발발하게 되는 원인은 군대의 존재에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군대로 인해서 발생하게 되는 모든 폭력에 반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하고, 특히 전쟁시에 발생하기 쉬운 집단적 성폭력 때문에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전쟁과 군대를 반대한다. 또 양심적인 병역거부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징병제가 아닌 대체 복무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군대를 감소시키는 방법은 유일하게 남북한이 함께 군대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남북한이 군대를 함께 감축시킬 수 있다면 징병제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가?
: 예전에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 거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종교적인 이유 없이도 병역 거부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알고 있다.

: 지금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양심에 따른 행동이기 때문에, 가벼운 형벌을 받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 형사처벌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닌가?
: 그건 뭐...(웃음)


정몽준 대선 후보는 결국 서명운동에 동참하지 않고 수행원들과 함께 이화여대를 떠났다. 정몽준이 서명을 거부한 데 대해 권지현 부총학생회장은 "역시 정몽준 의원도 전쟁으로 인해 피해받는 여성의 위치에 무관심한 기득권 정치인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이번 대선에서 정몽준을 지지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정몽준 대선 후보가 서명운동을 거부하고 이화여대를 떠나기 위해 차에 오르던 시간에, 양심적 병역거부 지지 기자회견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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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신문사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9월 27일자 <대학생신문>에도 실려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9월 27일자 <대학생신문>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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