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늘 먼저 찾아가게 되는 곳

[가을색을 찾는 여행] 접사렌즈로 본 고모리의 가을

등록 2002.10.04 11:53수정 2002.10.0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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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고모리 저수지 풍경

고모리 저수지 풍경 ⓒ 최승희

가을이 되면 늘 먼저 찾는 곳이 있다. 이젠 잡지나 여행기사에서 너무나 알려져 신기할 것도 없는 동네. 바로 포천 고모리이다.

예전엔 '광릉의 대학로'로 불리던 고모리는 가족들의 주말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해 공연과 볼거리 그리고 음식점들로 붐비던 예촌동네였는데 이제는 공연이나 볼거리는 기나긴 불황덕에 많이 없어지고 대신 먹거리촌이 부쩍 많아진 느낌이었다.


가을색이 완연해지는 평일 선배와 함께 고모리를 다녀왔다.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서울에서 동부간선을 타고 의정부 방향으로 쭉 올라와 포천쪽으로 가는 43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축석검문소가 나온다. 이 축석검문소에서 우회전하면 광릉수목원 방향인데 이 길로 대략 15분 정도 가면
중간에 좌회전을 표시하는 고모리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좌회전 하면 고모리 문화촌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a 고모리 초입길의 작은 들꽃 1

고모리 초입길의 작은 들꽃 1 ⓒ 최승희

퇴계원에서 들어오는 길은 광릉 수목원을 지나게 되어 숲이 우거진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할 만하며 가족들 단위로 주말 드라이브나 식사를 하러 오기에 좋은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가족들과 함께 주말을 이용해서 찾아온 고모리는 조용한 풍경과 고즈넉한 산세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곳이었다.

a 고모리 초입길의 작은 들꽃 2

고모리 초입길의 작은 들꽃 2 ⓒ 최승희

특히나 가을에는 그런 운치가 더해져 깊은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주말엔 차가 많고 북적거리고 평일에도 여전히 차가 많았다.


광릉 산림욕장이 있는 해발 600m 죽엽산 자락에 위치한 고모리는 그렇게 가을을 안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전엔 오페라, 마당놀이, 판토마임 같은 공연들도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그런 공연들은 많이 사라진 느낌이고 길가에 얹어진 30여개의 카페와 음식점들만이 분주히 들어오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을 뿐이었다.

a 통나무집 백구

통나무집 백구 ⓒ 최승희


a 홀씨를 날리는...

홀씨를 날리는... ⓒ 최승희

길가에는 이미 코스모스들이 만개해 활짝 피어 있었다. 비록 진한 단풍은 없었지만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작을 준비하고 떠나는 사람들이 이별을 아쉬워하던 동네. 그 고모리에 가을이 젖어들고 있는데 예전에 보았던 그 활기찬 문화의 성취는 보이지 않아 아쉽기도 했다.


a 코스모스와 벌

코스모스와 벌 ⓒ 최승희


a 고모리 주변의 코스모스

고모리 주변의 코스모스 ⓒ 최승희

저수지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마련된 자주 가던 큰 레스토랑에는 예전엔 공연장으로 꾸며졌던 건물이 언제부턴가 한식당으로 변해 있었고 공터와 낚시터는 야외석으로 깔끔하게 변모해 있었다.

a 고모리 691

고모리 691 ⓒ 최승희


a 고모리 691

고모리 691 ⓒ 최승희

통나무로 지은 작은 음식점에서 동동주에 두부김치 한 사발을 먹으며 지난 가을 추억에 잠긴다. 어쩌면 지금은 처음 이곳을 찾았을때 와는 많이 달라진 느낌이지만 추억이란 이름의 기억들은 고스란히 이 고모리 자락에 묻어있었다.

조용함... 산들거리는 가을 바람... 코스모스... 컹컹 짖던 강아지...
속속들이 들어앉은 카페촌의 난개발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짙어가는 가을 내음은 주말 가족들의 나들이 여행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기대를 해보며 고모리의 아주 작은 가을들을 기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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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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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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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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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희



사용기 - Leica M3 / 65mm Elmar F3.5 / kodak E100vs / LS-4000 S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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