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회수율 곡해에 대한 반론

"공적자금 회수율은 31%가 아니라 48%"

등록 2002.10.11 15:17수정 2002.10.1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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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공적자금이 약 160조원이 조성, 투입되었다. 천문학적인 수치이다. 당연히 나를 비롯한 일반 국민들의 세금부담으로 고스란히 떠넘겨질 것이다.

끊이지 않고 경제면 신문에 등장하는 것이 이 160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의 회수율에 관한 기사이다. 공적자금 회수율이 저조하여 국민의 혈세가 세고 있다는 것이 주류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전후사정을 모르는 국민들은 이 망할 놈의 DJ정권이 내 세금 부담만 높이고 있구만 하고 씁쓸해 한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나 역시 공적자금 회수율이 낮은 것, 즉 내가 낼 세금이 가중된다는 생각에 씁쓸하지만, 공적자금 회수율이 원천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하고자 한다.

공적자금은 98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조성되었다. 모두 막대한 부실채권으로 금융기관의 파산에 따라 예금자에게 지급된
예금대지급(예금보험공사 주관)과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자산관리공사 주관) 조성되었다.

예금대지급은 예금보험공사에서 금융기관이 파산하여 예금자가 예치한 돈을 지급할 수 없게되자 국가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전액 대신 지급한 것을 말한다. 반면 금융기관 부실채권정리는 자산관리공사(옛 성업공사)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매입하여 그 매입금을(보통 할인하여) 금융기관에 지급하고 자산관리공사는 그 부실채권을 론스타 등 외국계 벌쳐펀드에 매각하여 공적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최근 발표된 공적자금관리백서에 의하면, '97.11∼'02.6월말 현재 총 156조 7000억원의 공적자금이 지원되었는데,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부실채권정리기금을 통해 부실채권매입 38.7조원
- 예금보험기금과 정부 등에서 출자 60.2조원, 출연 16.4조원, 예금대지급 26.5조원, 자산매입 등 14.9조원


반면 회수실적은 다음과 같다. 총 49조 8241억원을 회수하였다. 회수율은 31.8%이다.

- 예금보험공사: 출자금회수 4조 4602억원, 파산배당 7조 5587억원, 자산매각 등 3조7591억원으로 총 15조 7780억원 회수
- 자산관리공사 : 국제입찰 1조 6016억원, ABS발행 4조 1406억원, AMC/CRC/CRV 매각 1조 7593억원, 개별매각 법원매각 등 8조 7389, 대우채권회수 1조 7012억원, 환매/해제 9조 6518억 등 총 27조 5934억원 회수
- 정부 : 출자금 회수 12,474, 후순위채회수 52,053억원 등 총 6조 4,527억원 회수


자 이제 한 번 따져보자. 공적자금 회수율은 '02.6월말 현재 31.8%다. 언론보도처럼 매우 낮은 수치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한가지 오류가 있다. 그것은 예금대지급에 사용된 26.5조원은 공적자금투입시기부터 회수율 0%이라는 점을 고려치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파산이 안되었으면 금융기관이 지불해야 할 고객의 돈을 금융기관 파산이 되자 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해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국가가 대신 지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금대지급 말 그대로 국가가 맡긴 예금을 대신 물어준 것이다. 이렇게 투입된 공적자금을 어떻게 회수하겠는가? 예금대지급으로 투입된 공적자금은 투입시부터 회수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을 알고 투입하지 않았는가? 공적자금이니까 회수율 극대화를 위해 국가가 대신 물어준 돈 다 내놓으라고 할 수 없지 않는가?

예금대지급에 사용된 공적자금은 국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공적자금의 혜택이 돌아간 것이다. 예금대지급으로 투입된 공적자금을 포함한 회수율 운운은 정쟁을 위한 억지에 불과하며, 공적자금에 대한 기본지식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예금대지급으로 지원된 공적자금을 제외한 진짜 회수될 수 있는 공적자금만을 기준으로 한 공적자금 회수율을 계산해야 한다. 이 기준, 즉 예금대지급으로 투입된 공적자금을 제외한 공적자금 회수율은 48.7%이다. 무려 약 17% 이상 차이가 난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공적자금 회수율은 48.7%이다.

애초부터 회수자체가 불가능한 것을 알고 투입한 금액까지 모두 합산하여 공적자금 회수율이 낮다고 DJ정권이 공적자금을 이용, 치부한 것처럼 핏대를 올리는 모당의 주장과 그것을 여과없이 그대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이러한 착시현상을 불러왔다고 생각한다.

공적자금은 지금 우리 모두에게 돌아간 것이다. 경제가 이만큼 안정을 되찾아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금융기관에 맡긴 돈도 모두 찾을 수 있었던 것도 공적자금을 투입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 열매를 국민 모두 직간접적으로 혜택을 보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견해가 국민감정적을 무시한 친 DJ정권편향적이라 하더라도, 공적자금 회수율이 30%밖에 안된다고 핏대올리는 모당의 주장이 허구라는 것은 분명히 말하고 싶다.

사실을 왜곡해서는 진실된 해법을 찾을 수 없다. 과장이 공적자금 회수율 극대화에 도움이 안 될뿐 아니라, 진실의 왜곡에 의한 국민적 오해만 불러오게 된다. 언론도 좀 여과해서, 그리고 사실을 정확히 보고 보도했으면 한다. 그들이 진정 국민의 편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역할을 본분으로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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