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빠진 어린이의 목숨 구한 부부

등록 2002.10.14 11:08수정 2002.10.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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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군인과 부인이 추격 끝에 용의자를 붙잡고 신속한 후송, 응급처치로 귀중한 어린이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줘 주변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미담의 주인공은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제1항공여단 군수처에 근무하는 이석찬 대위와 그 부인인 최복경씨.

이석찬 대위는 지난 10월 1일 오후 5시 30분경 이천시내에서 업무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 자신을 앞서가든 2.5t 트럭이 도로를 횡당하고 있던 한 초등학생을 들이받는 사고를 목격하였다. 하지만 사고차량은 오히려 굉음을 내며 도주를 시작하였고, 순간 뺑소니로 판단한 이 대위는 곧바로 자신이 운전하던 차량으로 1.5km를 추격, 사고자를 붙잡아 인근 파출소에 인계하였다. 사고 운전자를 검거했을 때 술냄새가 나고 있었다고 이 대위는 말하였다.

당시 사고 현장에 피해자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당황하여 아무 것도 못하고 있었다. 사고 운전자를 경찰에 인계한 후 다시 현장에 돌아온 이 대위는 곧바로 지나가는 차량을 세워 운전자에게 사정을 설명하여 피해자를 가장 가까운 이천 의료원으로 후송토록 부탁하였고, 자신은 끝까지 현장에 남아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에게 자신이 목격한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있었다.

판현 피해자가 긴급 후송된 이천 의료원은 이석찬 대위의 부인인 최복경(37세)씨가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사고 당시 부인이 근무하고 있던 시간 때라, 응급실에서 최복경씨가 직접 응급조치를 실시해 위험한 고비를 무사히 넘겨 피해자 황승철(경기도 이천시 단월 초등학교 3년, 10세)군은 두 부부 덕분에 귀중한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a 이석찬 대위가 황승찬군의 병문안을 가 황군의 친구들이 보낸 격려의 글을 같이 읽고 있다.

이석찬 대위가 황승찬군의 병문안을 가 황군의 친구들이 보낸 격려의 글을 같이 읽고 있다.

피해자 황승철군은 응급조치 후 성남으로 이송되었고 현재 의식을 되찾은 후 중 환자실을 거쳐 지금은 일반 병실로 옮겨 회복단계에 있다.

이러한 미담은 경찰이 추가적인 사고조사를 위해 사건 발생 후 2주가 지난 10월 12일(토) 해당 소속부대에 연락을 하여 알려지자, 부대동료들은 '평소 말없이 다니는 이 대위의 성격을 보면 그러고도 남을 인물'이라며 이 대위를 평하였다.

경찰은 근래에 미결되는 뺑소니 사고가 많은데 추격 끝에 용의자를 검거한 이석찬 대위에게 감사를 표명하였으며, 지난 주 토요일 이 대위가 황승철군의 병문안을 가자 황군의 가족들은 "경황이 없어 고맙다는 말도 못했는데 아들의 귀중한 생명을 구해 줘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였다.


숨은 미담이 뒤늦게 알려져 주변에서 이석찬, 최복경 부부에게 칭찬과 격려가 쏟아지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우리 부부가 가진 직업상 그 현장에 나 말고 다른 군인, 또 내 아내가 아닌 다른 간호사가 있었더라면 누구든지 그랬을 것이다"며 오히려 자신들의 선행에 부끄러워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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