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에서 용이 꿈틀대는 듯한 모습의 와롱하이.모종혁
지우자이꺼우는 크게 슈정꺼우, 르자이꺼우(日寨溝), 저차와꺼우(則査蛙溝)로 삼분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슈정꺼우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띠고 있으며, 펀징탄부터 시니우하이(犀牛海)까지 볼거리가 연이어 몰려 있다. 하지만 르자이꺼우와 저차와꺼우는 급경사에다 볼거리들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어 걸어 올라가면서 관상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현실 때문에 필자는 점심식사를 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전체 일정을 늘려 잡아 계속 산을 탈 것인가, 아니면 차를 전세 내거나 황롱처럼 여행사 관광단과 함께 둘러볼 것인가?' 선택의 갈림길에서 필자는 남은 일정을 고려하여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이미 슈정자이 마을 입구부터 혼자 걸어 들어오는 필자를 따라붙으면서 끈질기게 차를 타고 관광을 할 것을 권한 택시 기사들이 많아 어려움은 없을 듯 했다.
이른바 '빵차'라는 불리는 미엔빠오(面包)차의 네∼다섯 기사들과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반 시간쯤 했을까. 덩리(鄧力)라고 자신을 소개한 기사와 반나절 차를 대절하는 조건으로 100위안에 가격 절충을 보았다. 덩 스푸(師傅·택시기사를 높여 부르는 호칭)가 모는 빵차를 타고 슈정자이에서 출발한 시각은 오후 1시경. 덩 스푸의 권유에 따라 내리 40분을 타고 올라간 곳은 전장 18㎞의 르자이꺼우에서도 가장 위쪽에 위치한 원시산림지대였다.
르자이꺼우의 정상 써모뉘(色模女)산 일대에는 수 백년은 족히 돼 보이는 나무들이 작은 햇빛의 침투도 거부하는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고, 나무 곳곳에서는 새들이 필자의 방문을 환영하듯 노래를 지저귀었다. 산림 속에서 울려 퍼지는 새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거닐고 있노라니, 저 멀리 써모뉘산 정상에서는 한 무리 운무가 피어나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해발이 높은 고산지대인 탓인지 산 정상에서 떠오른 운무는 곧바로 하늘에 닿아 뭉게뭉게 덮여 있는 구름바다와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판다를 보지 못해 아쉬웠던 시옹마오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