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무기, 남의 일이 아니다

생물무기는 인류사적인 생존의 문제다.

등록 2002.11.05 18:27수정 2002.11.0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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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아직도 천연두균을 배양해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5개국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외에 프랑스와 이라크, 그리고 북한이 그 5개국입니다.

U.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미국질병통제및 예방국)에서는 현재, 천연두 생물학 테러에 대처한 예방접종을 실시해야할 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고려는 미국정보당국이 이들 나라의 천연두균 보유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롯됩니다.

워싱턴 발로 돼 있는 AP통신은 또 알 카에다 역시 천연두균의 무기화를 추구해 온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관리들은 다른 네 나라하고는 달리 알 카에다 경우, 천연두균을 무기로 사용할 만한 능력은 없는 것으로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월요일날 한 미국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아프간에서 수집된 증거로 볼 때 오사마 빈 라덴이 천연두균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고는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라크와 북한의 경우 사정이 다릅니다. 역시 미국관리들은 이 두나라의 경우는, 이들 나라에서 보유하고 있는 천연두균 샘플들을 이용해서 이미 생물무기를 생산해 두었을 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이같은 우려는 감독이 느슨해진 러시아 사정이 다른 나라들에게 치명적인 생물학무기 개발을 가능하게 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질병으로서의 천연두는 1980년에 근절된 것으로 선언됐기 때문에, 인류는 이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그러나 부시행정부는 이들 나라들, 특히 이라크와 북한, 그리고 알 카에다 관련 생물학 테러의 위험성 때문에 자국민 전체인구에 대한 면역주사 실시를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천연두는 감염된 사람들 중 3분의 1이 죽는 높은 치사율을 보여왔으며, 살아남더라도 보기 흉한 피부요철을 흔적으로 남기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특별히 '천연두'라는 이름으로 불러왔습니다. 또한 천연두균은 같은 생물학무기 중, 지난해 미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탄저병균하고도 달라서, - 접촉감염 위험이 없는 탄저병균하고는 달리 주로 접촉감염으로 삽시간에 번지기 때문에, - 일단 발생하면 방역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돼 있습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도 생물학무기 수준의 천연두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공개적으로 입증된 적은 없습니다마는, 1993년에 공개된 러시아정보당국 보고서는 평양당국이 천연두균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또 1994년 5월에 비밀해제된 미국 DIA(Defense Intelligence Agency ; 국방정보국) 보고서도 러시아과학자들이 북한에 천연두균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의 경우에는 시기적으로도 훨씬 더 최근의 일인데다가 적발사례 자체가 워낙 구체적이라서 긴박한 감이 있습니다. 1998년 유엔무기사찰단이 이라크에 대한 무기사찰을 중단하기 직전에 천연두균 생물학무기개발 계획을 적발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라크는 낙타를 대상으로 천연두 감염실험을 실시하고 있었고, 사용기기들에는 'smallpox'란 레이블까지 붙여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러시아와 미국, 그리고 프랑스도 천연두균을 실험실 수준에서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나라들의 경우는, 향후 필요에 의한 백신 생산의 필요성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다섯 나라 중에서 공개적으로 천연두균 샘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에 지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일반인에 대한 천연두 예방접종을 1972년에 마지막으로 실시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30년 동안 접종이 없었기 때문에 이 질병에 대한 면역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오랜 공백기간 또한 접종 재개에 하나의 위협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천연두 예방접종 주사약이라고 하는 게, 결국 살아있는 천연두균을 배양해서 만들어내기 때문에, 말이 예방주사약이지 살아있는 균을 약화시켜 체내에 주입하는 일이라서, 그것 자체가 아주 위험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사람 한사람한테 심각한 신체손상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이 잘못될 경우, 접촉성 전염을 생각할 때, 전면적인 접종실시가 천연두를 크게 번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얘깁니다. 더군다나 교통이 발달된 오늘날의 지구촌을 생각할 때, 한 나라에서 천연두가 번지면 전지구적인 재앙으로 발전될 것은 불을 보듯 환한 사실이기 때문에, 더욱 우려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인류사적으로 볼 때, 표면적으로는 백신개발을 위해서 샘플을 보유하고 있는 미,러,프 세나라보다는, 강압적인 정치체제의 유지와 국가생존을 위해서 필사의 무기로서 이같은 더러운 물건들을 붙들고 있는 이라크와 북한이 문제가 돼 있지만, 그러나 Who knows?(누가 압니까?) - 백신개발을 내세우는 세 나라 역시 사람들이 관리하는 물건들이라서 불안하기는 매 한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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