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지금부터 시작이다 !

등록 2002.11.07 08:26수정 2002.11.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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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6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73개 시험지구, 878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수능시험 고득점을 기원하며 자기의 실력을 유감 없이 십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은 두말할 나위 없고, 학부모와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이르기까지 온갖 정성어린 염원을 실어보내기 일쑤였다. 그 성원 탓인지, 매년 기온이 급강하하던 '수능 한파'의 징크스도 누그러뜨리는 이변이 일어났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무려 12년 동안의 초·중·고교 과정의 결실을 거두는 일인만큼, 수학능력시험은 대학입학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수험생들의 삶에 있어 가장 혹독하면서도 가장 중대한 성패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듯, 자신의 꿈과 희망을 펼치기 위한 일차적 관문인 셈이다. 물론 수학능력시험은 대학공부를 수학하는 자격을 평가받는 일이지만, 이는 대학 입학이라는 대전제조건 앞에서 그 누구도 쉽게 넘길 수 없는 인생최대의 위기이자 혹은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이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날아갈 듯한 자유의 기쁨을 누리기에 충분하다. 특히 올해에는 수험생들이 두 가지 갈등을 해결하느라 그 어느 때보다도 심리적 고충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쓴 12번째 선수가 되어 '월드컵 4강'의 응원물결 속에서 갖은 힘을 다해 응원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수능시험을 위해 책과 씨름하는 고통을 이겨냈어야만 했다. 게다가 이번 시험은 지난해 비해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심리적 갈등이 심했을 것이다. 전년도에 너무 어렵게 출제되어 한바탕 난리 법석을 치룬 것을 보면 금년에는 쉽게 출제할 수밖에 없는 것이 관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문제는 예비 수험생들이 지난해보다 문제가 쉬울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다소 안일한 생각으로 준비를 했으리라는 우려다. 결과적으로 출제당국의 예상과 달리 수험생들이 어렵게 문제를 풀고 시간마저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반신반의의 기대감은 오히려 이들에게 방해요소로 작용했으리라 생각된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일관성 없는 널뛰기 식 난이도 조절 때문에 또 한 번 수험생의 고통이 뒤따르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러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를 또 다시 던질 수 없다면, 이를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그동안 시험에 대한 불안과 긴장으로 지친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떨쳐버리는 노력이, 다음 단계의 준비를 위해 효과적일 것이다. 수능시험이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며 대학입학을 향한 발걸음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수능시험 준비기간은 출발선상에 대기하기 위한 준비과정이였다면, 지금부터는 출발 신호와 함께 그라운드 위를 달리는 선수가 되어 혼자서 뛰어야만 한다. 이제부터 넘어야 할 고비가 차례대로 기다리고 있으니, 지금까지 잘 참고 견디어온 이상으로 남은 기간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목표하는 대학합격의 영광은 결정될 것이다.

대학입학은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에 대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것이므로 진로에 대한 결정은 더없이 신중한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개인의 적성은 성적에 끼워 맞출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신세대인만큼, 적성을 무시하고 무작정 수능 성적에 따라 학교나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 무모함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대학원서 접수기간 전까지라도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기 위한 다양한 자료를 탐색하기 위해 대학별 전형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에 앞서 학교생활을 통한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냉철한 자기분석이 선행될 수 있도록 진정한 자기계발의 방향을 향해 돛을 올려야 할 때가 바로 지금부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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