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속 노란 꿈 꾸는 화가 황신영

항아리 속 숨은 꿈과의 만남

등록 2002.11.24 11:59수정 2002.11.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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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신영
강남에 있는 황신영 화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화가는 현재 국제미술작가회, 21C청년작가회, 자기변명작가회, 꿈을 가진 사람들, 인사동사람들, 예우회 등에서 회원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학 강단에도 선다. 평소 일에 대한 욕심이 많은 그녀지만 작업만큼은 아닌것 같다.

화가는 내달 '황무지의 꿈'이란 주제로 서울과 대전에서 있을 전시회 준비로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 언제 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그림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렸어요. 그림을 그리며 즐거워하게 된 건 중학교 3학년 때죠. 그러나, 평생을 그림과 함께 살아야겠다고 변치않을 마음을 갖게된 건 대학 3학년 때랍니다."

- 그림의 재료로는 주로 무얼 쓰시나요?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석채(石彩)예요. 석채는 색이 있는 천연광물을 1~15호의 굵기가 다른 입자로 분쇄한 안료입니다. 바탕재에는 아교로 접착을 하는데, 석채의 매력은 빛에 의한 표면의 난반사로 인해 신비로운 반짝임이 일어나고 수간안료에 비해 입자가 굵은 안료이므로 마티에르를 내기에도 유리한 안료죠. 색감이 다른 석채를 겹쳐 칠하게 되도 수용성이 아닌 가루입자이므로 각각의 색이 자신의 색을 선명히 드러낸답니다. 제 그림에는 이러한 성질의 석채와 금가루, 먹이 주요한 안료로 사용됩니다."


화가의 작업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색상의 석채들
화가의 작업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색상의 석채들박규진

- 전반적으로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가 공통되는데?
"제 그림에서 자주 보이는 건 문양과 항아리, 선인장 꽃과 서양양귀비인 포피란 꽃, 그리고 탄자니아 지방의 구석기인들의 시각으로 그린 동물 형상들(어떤이들은 공룡이름이 뭐냐고 묻기도 합니다)입니다.

제 그림에서 항아리는 쉬운 접근으로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으로 통합되는 형태의 것들로 보여지며, 인간을 대변합니다. 어떠한 것을 그 안에 두느냐에 따라 그것의 이름과 성질이 변합니다. 곱씹을 수록 깊이 수긍하게 되는 사실이죠. 제 시각에 가장 아름다운 꽃들인 선인장과 포피 그밖의 식물들은 우리의 이상적인 삶입니다.

금과 먹색으로 이뤄진 문양 그리고 바탕에서 보이는 붓질과 색료배색에 의한 아른한 형상들은 우리의 삶을 이뤄가는 끝없는 일과 만남, 수많은 감정의 변화, 잔상과 앞으로의 것들이 강함과 약함으로 표현되어 집니다.

마지막으로 구석기인들의 시각"에서라는 부분은 미술사와는 상관없이 제 견해로의 피카소보다 부러운 예술가적 시점을 그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시각으로 전환되어 형상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와같은 동물의 형상은 꽃과 교체되어 들어가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보통의 소재로서의 항아리나 꽃은 여성을 상징합니다. 제 작품에서 여성성은 하나의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戀-그리움의 끝자락에서) 에서는 잉태를 상징하는 모태로서의 데폼된 항아리입니다."


戀-그리움의 끝자락에서
戀-그리움의 끝자락에서
- 특별히 좋아하는 음악이 있나요?
"오래전부터 구상을 하기전에 듣는 곡이 있어요. 기타로(KITARO)의 SILK ROAD죠.. 작업실에서 눈을감고 두팔을 펴고 가볍게 서서 들으면 제가 그 광활한 곳에 서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아무것도 없는 혼자의 두려움이 아닌 가슴벅찬 기대와 가능성의 떨림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할까요? 제 행복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곡이랍니다."

- 가장 행복했던 때, 혹은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요?
"꼭꼭 숨겨놓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을 내마음을, 나의 진정한 나됨을 내 그림에서 보았을 때 얼마나 위로받았던지... 너무 고맙고 고마워서 한참을 울었더랬어요. 내가 걸어온 길도 내가 찾아 돌아가야 할 길도 다 그림에 있어요. 추억의 음악을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과 떠올려지는 일들이 있는 것처럼요. 혼자인 공간이 외롭지 않은 건 이런 행복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일년에 한두번, 하늘을 나는 꿈을 꿀 때가 있는데 날개없이도 하늘을 나는 기분. 너무나 생생한 기쁨이죠."

- 아끼는 게 있다면요?
"가족, 그림, 내 눈과 손, 머리카락, 내가 꾸는 꿈들 그리고 맑은 눈빛의 마음고운 사람들이죠."

- 지금 가보고 싶은 곳이 있나요?
"꿈에서 본 훗날의 작업실요. 정말 꼭 그렇게 지을거예요. 요즘 조감도를 그리는 중이구요."

- 앞으로 어떤 작업들을 하고 싶은지?
"이 질문은 대답하지 않을래요. 전 제가 어떤 소재로 어떠한 주제의 그림을 그릴지 미리부터 떠올리는 걸 싫어하거든요."


화가의 작업실 벽 화이트보드에서
화가의 작업실 벽 화이트보드에서박규진

덧붙이는 글 | 황신영 개인전 '황무지의 꿈'

2002.12.04~2002.12.10 관훈갤러리(서울), 02-733-6469
2002.12.26~2003.01.08 이공갤러리(대전), 042-242-2020

덧붙이는 글 황신영 개인전 '황무지의 꿈'

2002.12.04~2002.12.10 관훈갤러리(서울), 02-733-6469
2002.12.26~2003.01.08 이공갤러리(대전), 042-24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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