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도 않은 말이 <한국일보>에 실렸다
워커 병장 '무죄평결' 듣고 나도 놀랐다"

"한국일보 기사중 잘못된 부분 있어 네티즌 오해 산 듯"

등록 2002.11.27 11:35수정 2002.11.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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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앞선 기사에서 예고한 대로 더 이상 '여중생 장갑차 압사사건'에 대해 취재를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인터뷰는 기자가 재미 박선근씨('좋은 이웃되기 운동' 대표)에게 취재요청을 한 지 이틀만에 전화로 이루어진 인터뷰이며, 앞서 실린 기사('미군 가족에 위로금 전달 "파문", 미주 한인단체 '좋은 이웃되기 운동'에 네티즌들 분노'로 관련기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에 대한 박선근씨의 '반론보도'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필자 주>

- 먼저 취재에 응해줘 고맙다.
"이번에 김정식 기자 덕분에 유명해졌다(웃음). 팩스고 메일이고 난리다. 보도에 잘못된 내용이 있어서 이렇게 전화를 하게 되었다. (박선근씨는 먼저 좋은 이웃되기 운동의 취지를 알아야 자신과 이번 사태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단체와 자신을 먼저 소개했는데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여기서는 지면의 제약상 요약하여 싣도록 하겠다.)"

- 먼저 이번 사건으로 알려지게 된 좋은 이웃되기 운동은 어떤 단체인가?
"좋은 이웃되기 운동은 미국땅에서 좋은 이웃이 먼저 되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Movement이다. 결코 이번 사태와 관련되어 만들어진 그런 단체가 아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다 안다. 사실 내가 이민 온 지 30년이 넘었는데, 미국에서 살면서 한국 사람들의 처지에 대해 느낀 게 많아서 나를 중심으로 이 운동을 조직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 단체의 장도 아니고 나는 단지 사무국장을 맡고 있을 뿐이다. 이 단체의 운영 목표는 친근한 이웃이 되자는 것이다.

이렇게 이웃이 되려고 하는 것은 친미파가 되려고 한다든가 미국사람에게 편향되겠다든가 뭐 그런 것과는 상관없다. 이민 생활로 인해 정착이 어려운 1세와 이곳에서 태어났지만 적응하지 못하는 2세가 보다 더 미국에 잘 적응하고 주류 사회에서 대접받기 받도록 노력하고 있다. 실천하기 쉬운 생활 운동부터 시작한 것부터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예를 들어서 나는 조지아공대에 한국학 연구를 설립하도록 상당 액수를 기부도 했다. 그리고 2세들의 한국 알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친미파와 같은 정치적인 문제와는 무관하게 이 운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AD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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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사태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이 한국일보 기사에 실렸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내 말을 따온 것으로 실린 '워커 병장이 반미감정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부분과 '과실치사에 대한'은 내가 언급조차 하지 않은 부분이다. 이 부분이 뜻하지 않게 실리는 바람에 큰 오해를 불러왔다고 생각한다. (박선근씨의 이런 발언에 대해서 기자는 현재 한국일보의 취재 기자에게 확인을 의뢰하였다. 담당 취재 기자는 이러한 박선근씨의 주장에 대해서 이번 기사는 자신이 직접 취재하였으며 오보가 아니고 이러한 박선근씨의 주장을 한국일보 미주판 오피니언란에 반영해 주기로 하였다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래서 현재 한국 일보에 이메일을 보내서 정정기사를 요청해 놓았다. (박선근씨는 정정기사를 요구한 이메일 발신 기록을 기자에게 팩스로 보내주었다.)"

- 한국일보에 실린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할 의향은 있는가?
"그럴 생각은 없다. 같은 지역에서 항상 얼굴 보는 사이인데다, 아마 편집하는 도중에 실수로 끼어들어간 부분이 아닌가 싶어서 그런다. 어차피 정정 보도 요청도 해 놓았고 하니 한국일보 측에서 정정기사를 내보내거나 반론의 자리를 마련해 주리라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실제 사건의 개요는 무엇이었나?
"우선 우리가 성금을 전달한 시점이 중요하다. 한국 사람들은 무죄 평결이 난 이후에 성금을 전달한 것처럼 잘못 알고 있는데, 사실 성금을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전달된 것이다. 성금을 전달한 이유는… (사실 박선근씨의 설명은 상당히 길었지만 역시 지면상의 이유로 요약해서 게재한다. 이 점 박선근씨와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당시 이곳의 두 유력 일간지에서는 두 명의 미군이 재판을 받으면 실형을 선고받고 6년형을 언도 받게 될 것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최소한 1년은 (징역을 살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이쪽 언론에서는 상당히 크게 보도되었다. 이들이 실형을 선고받는다면 아무래도 이 지역 사람들이 한국인들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고 그래서 모금에 참여하게 되었다. 워낙 당시 상황이 그랬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모금 운동이 전개되었고, 좋은 이웃이 되자는 우리 모임의 취지에 따라 참가했다. 그런데, 워커 병장이 무죄 평결을 받았을 때는 나도 놀라고 몹시 화가 났다. 나도 한국사람인데 당연히 분개하지 않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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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에 기사가 실리게 된 경위는?
"모금행사에 가는 길에 우연히 가는 길에 기자를 만났고 그래서 동행해서 기사가 실리게 되었다. 당시 참석한 사람은 네 사람으로 한국일보 기자를 포함하면 다섯 명이다. 한 사람은 늦게 와서 한국일보 사진에는 실리지 못했다."


- 그렇다면 원래 기자에게 말한 내용은 어떤 내용이었나?
"내가 발언한 내용은 '재판은 한국에서 공정히(Fair Trial) 치러지기를 바라며 죽어간 두 소녀의 넋을 애도(condolence)하며 우리는 단지 이웃으로서의 하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 모금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였다. 이 내용이 한국일보 기사에서 잘못 전달되었다. 나는 '과실치사'라든가 '희생양' 같은 발언은 전혀 말한 바가 없다."

- 그럼 모금행사를 기획한 것이 아닌가?
"모금행사를 기획한 것이 아니라 원래 모금행사가 있었는데, 그 날 취소되었다. 그래서 같이 갔던 지인들이 각각 100불씩 모아서 워커 병장의 가족에게 성금을 내게 된 것이다. (기자가 왜 성금을 내었는지를 물으려고 하자 그가 성금을 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이 지역신문에다 몇 년 째 칼럼을 쓰고 있다. 나는 이번 사건(모금 행사)에 대해서도 칼럼을 썼는데, 보험에 드는 심정으로 성금을 전달한 것이다."

- 보험이란 말은 무슨 의미인가?
"기자도 잘 알겠지만 내가 사는 이곳 애틀란타는 한국 사람이 많지 않다. LA만 해도 한국사람끼리 사는데 별 불편이 없지만 이곳은 미국사람들과 매일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면 생활이 안 될 정도다. 그런데, 이곳이 보수적인 남부이다 보니 (외국인을 대하는) 이곳 분위기가 남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성조기를 불태우는 사건만 나도 이곳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을 보는 눈빛이 달라진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 지역(애틀란타)에서 반한 감정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모금에 참여한 것이다. 아마 이런 부분은 한국에 계시는 분들은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 한국에 사는 네티즌들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이곳 분위기를 잘 모른다. 우리 교민들은 아무데도 기댈 곳이 없다. 한국 정부에서 우리를 뒷받침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사관에서 우리를 밀어주는 것도 아니다. 교민들은 자기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교민들의 어려움과 고충을 이해해 달라."

- 이번 사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메일이 천 여통이 넘게 오는 걸 보고 놀랐다. 하지만 욕설로 가득한 메일들을 보고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떤 메일은 몇 번씩 읽어보게 할 만큼 잘 쓴 것도 있었다. 의견이 다르다고 욕설부터 쓴다면 누가 그 사람의 의견을 듣겠는가?

나는 한국사람이 이렇게 단결된 힘을 보여줄 수 있다는 데 큰 감명을 받았다. 이렇게 힘을 모을 수 있다는 데서 저력을 발견했다. SOFA 개정과 같은 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대응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박선근씨는 전화 인터뷰를 마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글을 기자에게 보내겠다고 말했다. 기자는 박선근씨의 입장을 밝히는 글이 도착하는 대로 인터뷰 기사 아래에 그의 입장을 정리한 글을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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