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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는 정치인들의 지역감정 조장 발언. 이를 그대로 받아쓰는 언론들. 우리 사회가 최우선적으로 고쳐야 할 병폐인 지역감정 조장보도 전시회가 열린다. 대전·충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29일부터 30일까지 대전역광장에서 지역감정조장 언론모니터 전시회를 갖는다.
대전충남을 비롯한 경남, 광주·전남, 전북, 부산 등 전국 5개 지역 민언련이 지난 6월부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언론보도 감시활동을 벌여 사례를 모았다. 매년 이뤄지는 행사이지만 지역감정 조장 보도는 전혀 줄지 않았다.
지역감정조장 보도 사례를 살펴본다.
지역감정 보도가 가장 극심했던 때는 지난 민주당 경선 때였다. <대전일보>(3월 22일자)의 '대일만평'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에게 "충청표 다 먹어라. 나는 영남표 다 먹을테니"라는 내용의 만화를 그렸다.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 경선이 지역선거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음에도 앞장서서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만화를 그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도일보>(3월 22일자) 4컷짜리 만화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만화는 서쪽 하늘에서 사상 최악의 황사가 오고 있음을 표현하고 남쪽 하늘에서는 사상 최악의 돌풍까지 오고 있다면서, 부산에서 불고 있는 회오리바람(노풍)을 그리고 있다. 부산에서 노 후보의 돌풍이 불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마저 없음에도 이런 그림을 그린 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는 지적.
또 <중도일보>(3월 28일자) 4컷만화도 지역주의와 음모론을 제기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시퍼런 창(지역주의)을 들고 있는 망령(광주)을 보고 "지역주의의 서슬이 아직도 퍼런데 뭔가 있지 않고서 저럴 수 없다"고 한 다음, 그 망령을 노무현 후보로 표현한 뒤 '광주'라는 주석을 달아놓았다. 이는 "지역주의의 망령이 살아 있음에도 광주에서 영남 후보인 노 후보가 1위를 한 것은 무슨 음모가 있다는 얘기"라고 대전충남민언련 모니터위원들은 분석했다.
지역감정 보도에서 빠지지 않는 용어는 '텃밭'이다. <대전매일>은 '4대 기초의회 탐방(대덕구의회)'(7월5일자 3면) 기획기사에서 '자민련 텃밭 확고히 수성'이란 제목으로, "대덕구의회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열풍에서 벗어나 자민련의 텃밭을 확고히 지켜낸 곳 중 하나다"라고 첫 문장으로 보도했다.
여전히 자민련을 충청 지역의 텃밭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러한 표현은 지역감정의 기반이 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