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외자기업중 하나인 상하이 따종의 신차발표회상하이따종홈
한국과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한국 경제의 경우 재벌 중심구조임에 반해 중국기업은 외자기업이 중심 축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우리와 같이 재벌이라는 말에 언 듯 떠오르는 기업이 없다. 그럼에도 중국이 어떻게 단기간에 급속히 성장할 수 있을까. 그 비결은 외자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기 때문이다.
모토롤라, 폭스바겐 등 전자, 자동차 등 세계적인 대기업은 물론이고 KFC,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까지 중국은 거의 무차별적으로 외국기업을 유치했다.
한국전쟁 후 한국에 들어와 단물만 빨아먹고 떠난 협소한 시장을 가진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원료시장과 소비시장 등 외국기업을 통제할 힘이 있었다. 외국기업을 유치하고, 이윤이 나면 본국으로 송금하기보다는 중국에 재투자를 유도해 국부를 유출시키지 않고, 산업을 부흥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중국의 외자기업 유치 역사는 1980년 5월 1일 홍콩 상인 우잔더(吳沾德)가 중국민항 베이징(北京)관리국과 합자로 베이징 최초의 외자기업 '베이징항공식품유한공사'를 설립하는데서 시작돼 지금은 40여만개 기업이 들어와 있다. 이들은 중국 국가수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면서 끊임없이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
외자기업으로 중국이 얻어낸 최대의 성과는 수출 증대도 있지만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현재 중국 정부가 밝히는 외자기업 취업인구는 중국 비농업 종사자의 10% 정도여서 실업난 해소에 큰 공헌을 해왔다. 또 뒤떨어진 산업 기술력 증강에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들의 진출은 큰 도움이 됐다.
모토롤라, 삼성, LG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현지에 공장을 설립해 운영하던 초반만 하더라도 부품 공급 등은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부품 전문 외자기업에 의탁해야 했지만, 자국의 부품 생산업체에게 우대정책을 주는 방식 등으로 중국기업을 육성했고, 지금은 백색가전은 부품공급의 80%선까지 중국기업이 공급할 만큼 자국 산업의 기술력을 올렸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깨인 국영 전자기업들은 완제품의 생산에 들어가 하이얼, 마이더(美的), 창홍, 춘란, 커롱 등은 외자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또 외자기업의 급속한 진출은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의 마인드 변화에 큰 영향을 줬다. 소비문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눈뜨게 했고, 선진적인 경영이나 인사, 관리 마인드를 가진 외자기업은 중국기업에도 깊은 인상을 줘서 중국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유리하게 했다.
그럼 어떤 외자기업이 중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을까. 외국기업 가운데 판매액 기준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기업은 모토롤라다. 톈진에 발판들 둔 모토롤라는 2001년 410억7천만위안(한화 6조1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 2년 연속 수위를 달렸다. 모토롤라는 2002년 10월 1억7600만대를 돌파한 중국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에 선두를 지키면서 엄청난 성장을 이끌었다.
또 중국 중형차 시장에 절대강자로 독일의 ‘폭스바겐’이 합작투자한 상하이 따중(上海大衆) 자동차판매와 상하이 따중은 각각 2, 3위를 마크했다. 그밖에 베이징 서우신(首信) 노키아, 이치따중(一汽大衆), 이치따중 자동차판매, 베이징 롄샹(聯想), 화넝(華能)국제전력, 상하이 지멘스, 난징(南京)에릭슨 등이 뒤를 이었다.
사실 10대 외자기업을 포함해 40만개에 달하는 외국기업이 있지만 중국은 이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는 물론이고 시나, 현(縣) 혹은 개발구 단위로 다양한 제도와 규제, 혜택을 통해 외국기업을 통제한다. 물론 대형 외국기업에게는 투자를 더 유도하기 위한 혜택을 줘서 계속적인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본국으로의 송환 대신에 중국 내 재투자를 하도록 유도한다.
반면에 한국이나 대만, 일본, 홍콩 등의 중소형 기업들은 증치세나 각종 세수를 통해 통제한다. 이들은 세제는 물론이고 노사분규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중소형 외자기업이 가진 역량을 자국 기업이 흡수하도록 하는 정책을 계속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 대만 등 중국 이외에 대안을 찾기 어려운 국가들의 기업은 정부에 휘둘리는 일이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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