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유족, 항의서한 전달 무산

범대위, "부시 사과는 한국민 분노 회피코자 한 기만행위"

등록 2002.12.10 18:28수정 2002.12.10 19:53
0
원고료로 응원
소파개정국민행동, 매향리범대위, 미군기지반환연대, 용산운동본부, 미군 장갑차 고 신효순 심미선 양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2월 10일 오후 2시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제39차 반미연대집회' 및 '미국무부 부장관 아미티지 방한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신용철
문정현 신부는 개회사에서 "39번째 반미연대집회를 갖는 이곳은 치안본부 치하에서 좌익인사들이 수도없이 죽어간 자리였다"면서 "그러는 줄도 모르고 이 자리를 잡아 3년 넘게 반미연대집회를 했으니 순탄한 집회가 될 수 있었겠느냐"며 지난 3년간 당한 수난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신용철
문정현 신부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반미연대집회는 주한미군에 관한 모든 문제를 거론하고 투쟁했다"며 "전쟁을 획책하는 미국무부 부장관 아미티지는 아메리카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12월 9일부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이은 단식농성에 들어간 불교대책위원회 진관스님은 "민중의 성지로 만들어 양키를 이 땅에서 몰아내고 양키의 깃발을 내리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 자리가 민족의 삶을 지키는 자리가 되길 간절히 빌면서 아메리카 양키를 몰아내고 민족 자존을 지키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열린 '제39차 반미연대집회 및 미 국무부 부장관 아미티지 방한 규탄대회' 는 고(故)신효순, 심미선 양의 유족인 신현수씨와 심수보씨가 참석했다.

이들 유족들은 광화문 열린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상 단식농성장에 멍석을 직접 들고와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이하 자통협) 유영재 사무처장은 살인미군 무죄평결 이후 범대위가 △불평등한 소파 전면 개정 △조지 부시의 직접 공개사과 △살인미군 무죄평결 원천 무효 △살인미군의 한국법정 처벌의 4대 투쟁지침을 제기했다고 상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한 소파 전면 개정과 조지 부시 공개사과'만 말하고 있을 뿐 여중생의 한을 풀 방안에 대해서는 그다지 말하고 있지 않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두 여중생 유족이 불교대책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두 여중생 유족이 불교대책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신용철
자통협 유영재 사무처장은 "살인미군 무죄평결과 한국 법원에서의 처벌은 중요한 과제"라면서 "처음부터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영재 사무처장은 재판과정에서 재판장이 배심원들에게 '명확한 증거가 없을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결해야 한다'라는 발언을 해 재판이 심각히 불공정하게 진행된 점, 운전병과 관제병에 대한 재판을 이례적으로 별도로 진행한 점, 재판부가 지휘관에 대한 증인 신청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미군장갑차 재판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유영재 사무처장은 특히, "민주당 노무현 후보도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는 약속을 했다"며 "유족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공동 진상조사단을 구성하여 한국법정에서 미군 지휘관과 살인미군의 재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미국무부 아미티지 부장관은 대북강경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한 대북강경론자이자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적대시정책을 추진해온 인물로, 아미 티지 부장관이 방한한 것은 대북 핵문제에 대한 강경대응과 이라크 전쟁에 대한 한국군 파병을 요청하려는 것'이라며 '대북 적대시 정책과 전쟁 책동을 주동하는' 아미티지의 방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광화문 열린광장 집회가 끝난 후 고 신효순·심미순 양의 유족인 신현수, 심수보씨가 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미대사관측의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항의서한 전달이 무산되었다.

유족들은 미대사관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미대사관측의 불성실한 태도로 무산되었다.
유족들은 미대사관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미대사관측의 불성실한 태도로 무산되었다.신용철
항의서한 전달에 앞서 고 심미선 양의 아버지인 심수보씨는 "우리의 힘이 모아지면 오만한 부시도 사과할 것"이라며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을 위해 동참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날 항의서한 전달은 범대위가 사전에 미대사관측에 공문을 보내 참사관 이상의 책임자가 나와 항의서한을 받도록 요청했으며, 미 대사관측은 내부적 논의를 통해 이날 오후까지 연락을 주기로 약속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유족과 범대위 대표들은 항의서한을 들고 미대사관 정문에서 참사관 이상의 책임자가 나올 것을 재차 요구했지만, 한국 경찰들의 저지와 미 대사관측의 불성실한 태도로 항의서한 전달이 무산되었다.

불평등한 SOFA 개정 국민행동 김판태 사무국장은 "조지 부시가 진정으로 사과한 것이었다면 유족들의 항의서한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상식인데 하급직원을 내보내 항의서한을 받으려고 했다"며 "결과적으로 조지 미부시 대통령의 사과는 성의있는 태도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신용철
김판태 국장은 특히 "책임있는 직원이 나와 항의서한을 받도록 촉구했으나 하급직원을 내보내 전달되지 않았다"면서 "조지 부시의 사과는 결코 진심이 아닌 분노를 회피하려는 일시적인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12월 14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 예정인 '오만한 미국규탄과 주권회복을 10만 범국민평화대행진'에 참석할 것을 다짐하며 자진해산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AD

AD

AD

인기기사

  1. 1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4. 4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5. 5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