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노무현 '인천발언' 설전

등록 2002.12.11 20:10수정 2002.12.1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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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천 연수동 한화마트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노무현 후보가 두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11일 인천 연수동 한화마트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노무현 후보가 두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거리유세 중에 나온 농담 성격의 발언을 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1일 가시돋힌 설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1시30분 경 인천 연수동 한화마트 앞 거리유세에서 노 후보는 "수도권의 기능을 분산시켜야 한다. 정치와 행정은 충청도로 이전시키고 경제와 금융, 비즈니스는 수도권에 남기고 강화해야 한다"면서 농담조로 "돈 되는 것은 여기서 하고 돈 안되고 시끄럽고 싸움하는 것은 충청권으로 보내자"라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얻었다.

노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한나라당의 '수도권 공동화' 논리에 대한 직설적 반박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항상 시끄러운 현 정치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유세 현장에서 농담과 섞여 나온 것이다.

노 후보는 이어 "이런 이야기를 충청도 분들이 들으시면 기분 나빠하시겠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지방이 발전해야 한다. 지방도 발전하고 수도권도 발전해야 한다. 행정수도를 옮기면 수도권의 집값이 안정되고 집값의 폭등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며 연설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남경필 한나라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고 치 떨리는 분노감에 주체를 못하겠다"면서 "말이 좋아 '충청도로 서울 이전'이지 실제로는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소위 3D 같은 것만 충청권으로 떠넘기려 했다는 얘기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남 대변인은 "노 후보는 충청도에 가서는 '충청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수도를 이전해 오겠다' 운운하며 180도 다른 선동을 해오지 않았는가"라며 "이 곳 가서는 이 말, 저 곳 가서는 저 말을 하는 표리부동, 이중적인 정치꾼의 표본이다. 즉각 경위를 해명하고 엎드려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낙연 민주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거두절미해 왜곡하고 비방했다"며 "노 후보가 악의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한나라당도 잘 알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대변인을 통해 왜곡하고 비방했을 뿐만 아니라 유인물을 만들어 충청권 등지에 무차별 살포하고 있다"면서 "말꼬투리나 잡아 민심을 흔들려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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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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